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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양재수 평행이론

발행날짜: 2014-11-27 05:57:09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수렴하게 된다는 '평행이론'은 우리의 삶에 흥미로운 관점을 부여한다.

같은 상황이나 결단의 순간이 반복되며 인생의 굴곡이 결국 동일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대처를 할 수 있을까.

독자적인 주체로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군가의 삶의 궤적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과연 다른 선택이 운명론적 결론을 뒤집을 수 있을까.

거창하게 평행이론을 들고 나온 것은 최근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양재수 의장의 불신임 추진 사태를 보면서 묘하게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모습이 오버랩됐기 때문이다.

노환규 전 회장. 새로운 비대위 구성을 의결한 대의원총회 의결을 무시했다는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대의원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정관에도 없는 사원총회를 개최하려 한다는 논란 뒤에는 '독단적'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다녔다.

대의원회의 불신임 추진 과정에서나 불신임 확정 후에도 그는 당당했다. 회원 권익을 침해하거나 협회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한정된 회장의 불신임 정관에 의하면 자신의 불신임은 법적 근거가 희박한 불법이자 무효라고.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을 대표한 양재수 의장은 노 전 회장이 제기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의 심리가 있던 날 "(정관을 무시한) 노환규 회원은 절대로 돌아올 수 없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둘의 운명은 기묘하게 맞물렸다.

특히 노환규의 저격수를 자처했던 양재수 의장이 독단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불신임의 시험대에 섰다는 점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양 의장은 "의협 정관과 경기도의사회 회칙에 대의원회 의장 불신임에 관한 법률적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의장 불신임은 안건으로 성립될 수 없다"며 이번 임총을 불법이자 무효라고 규정했다.

임총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은연중에 내비쳤다. 마치 노 전 회장이 선택한 인생의 답안지를 미리 읽어 봤다는 것처럼.

평행이론대로 양 의장의 선택지는 결국 지루한 공방과 회원 분열을 야기할 법정행으로 정해졌는지도 모른다.

영국의 정치인이자 사학자인 에드워드 카(Edward Hallett Carr)는 자신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를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로 규정했다.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은 에드워드 카는 평행이론 따위를 비웃었을지도 모른다.

과연 양재수 의장의 선택지는 어떻게 될까.

기묘한 평행이론 속에서 다시금 회원들의 분열을 예감한 이는 적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의료계에서만큼은 과거가 더 나은 미래의 기반이 된다는 에드워드 카의 통찰력은 유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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