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9배차…코로나 둘러싼 8가지 오해와 진실은? 2020-04-04 05:45:59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3일 기준 코로나19 감염자가 전세계 100만명을 넘으면서 동조화 현상을 보이던 바이러스의 활동이 각 나라별 개별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접한 국가에서 사망률이 9배 이상 차이가 나는가 하면 냄새를 맡지 못하는 후각 상실, 고온다습한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등 같은 뿌리에서 나온 사스, 메르스와도 다른 증상들이 보고된다. 변이율이 높아 현재 개발중인 백신이 작용할 수 없다는 주장부터 선진국에 환자들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선진국병'이 아니냐는 등 다양한 억측 및 오해가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해 학술적인 근거 여부를 살폈다. ▲코로나19의 특이 증상 = 냄새 못맡는다? 이번 코로나19의 특이 증상으로 환자들이 냄새를 맡지 못하는 현상이 보고 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가 대구지역 확진자 3191명을 대상으로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전화 설문한 결과 후각과 미각 이상자의 비율이 15.3%에 달했다. 이중 12.1%(386명)가 후각을 잃었다고 답했고, 11.1%(353명)는 미각 상실을 호소했다. 후각과 미각 모두 이상 증상을 밝힌 인원은 7.9%(251명)이었다. 연령대별로 나누면 주로 젊은 연령에서 이상 증세 발현 비율이 높았다. 후각 또는 미각을 상실한 인원은 20대가 15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가 72명, 30대가 71명으로 대동소이했다.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보고되면서 각종 전문가들도 코로나19의 주요 감염 지표로 후각 상실이 지목된다는 언급을 하고 있다. 영국이비인후과학회(ENTUK)는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시 후각을 상실할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들이 있다"며 "바이러스에 의한 후각 상실증은 성인에서 4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에서는 확진자 3명중 2명이 후각 상실증으로 보고된다"며 "한국에서도 약 30%의 확진자가 주요 감염 증상으로 후각 상실증을 언급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사례 보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런 현상의 근본 원인인지는 아직 의학적으로 불명확하다. 코로나19가 직접적으로 후각세포에 작용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감염에 따른 면역, 체력 저하의 증상이 후각 저하를 야기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영준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일반적으로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 콧속 점막이 부풀어 오르고 끈적한 콧물이 나오면서 코가 막힌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흔히 냄새를 맡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점막 부종과 같은 현상으로 냄새를 맡지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후각 신경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보통 수두 바이러스 등은 신경세포에 작용하는 뉴로트로피즘 현상을 나타내지만 호흡기 바이러스는 그런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이 나빠진 신체조건의 증상으로 후각 이상이 나온 것인지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작용인지 아직 확실히 증명된 게 없다"며 "따라서 코로나19의 감염 지표로 후각 상실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확진자 수 미국·스페인·이탈리아 순…코로나는 선진국병? 한편 흥미로운 점은 코로나의 확진자 수 순위가 주로 GDP 기준과 일치한다는 부분이다. 3일 오후 6시 기준 전세계 확진자 수는 103만 199명. 사망은 5만 4198명으로 집계된다. 국가별 확진자 수 현황은 미국이 24만 5380명으로 최다를, 뒤를 이어 스페인(11만 7710명), 이탈리아(11만 5242명), 독일(8만 5063명), 중국(8만 1620명), 프랑스(5만 5105명), 이란(5만 3183명), 영국(3만 3718명), 스위스(1만 9106명) 등의 순이다. 반면 중남미나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이거나 개발도상국의 확진자 수가 100명 대에 머물고 있다. 에볼라와 같은 바이러스는 특정 저소득 국가에서 유행하는게 보통이지만 코로나19는 다른 현상을 보이는 것.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소위 '선진국 병'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상은 다르다. 의심 환자에 대한 검진이 늘어날 수록 확진자의 수, 비중이 올라간다는 점에서 이번 확진자 수는 곧 방역 및 검진 시스템을 갖춘 선진국에서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감염병의 경우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특정 바이러스를 빠르게 진단하고 정확히 진단하는 의료시스템을 갖춘 나라일 수록 더욱 많은 확진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자가 실제로 많을 수도 있지만 보통은 검사 역량, 검체를 확인할 공중보건 조직이 잘 갖춰진 경우 확진자도 많이 확인된다"며 "이는 확진자 수를 가지고 일면적으로 한 나라의 감염자의 많고 적음을 다툴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보통 인구밀도가 높고 위생 관념, 의료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인 경우, 표면에 드러난 확진자의 수보다 수면 아래의 확진자 수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선진국일 경우 관광 및 물류 인프라가 발달된 만큼 보다 많은 해외의 감염인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확진자 수 증가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같은 바이러스, 사망률은 9배 차이…원인은? 3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의 사망률은 12.1%에 달한다. 10명 중 한명은 사망한다는 뜻. 반면 인접한 독일의 경우 8만 5063명 확진에 사망은 1111명에 불과해 사망률은 1.3%에 그치고 있다. 100명 중 한명만 사망하는 것으로 같은 바이러스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와 약 9.3배의 차이가 난다. 실제로 이탈리아 고등보건연구소 그라찌아노 교수 등은 이탈리아 코로나19 사망률이 타국 대비 높다는 점에서 사망률 특성에 대해 연구했다(doi : 10.1001 / jama.2020.4683). 연구진은 이탈리아 인구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다른 나라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9년 이탈리아 인구의 약 23%가 65세 이상이다. 코로나19는 고령 환자에서 치명적이므로 이탈리아의 고령 분포는 다른 국가에 비해 이탈리아의 사망률이 높은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역시 비슷했다. 3월 17일까지 이탈리아와 중국의 30대 사망률은 각각 0.3/0.2, 40대는 0.4/0.4, 50대는 1.0/1.3, 60대는 3.5/3.6으로 비슷하게 나타난다. 반면 70대부터는 12.8/8.0, 80대 이상은 20.2/14.8로 차이를 보인다. 연구진은 "이탈리아는 70세 이상, 특히 80세에서 높은 사망 비율을 나타낸다"며 "70세 이상은 이탈리아가 37.6%, 중국은 11.9 %에 불과하고 이탈리아의 90세 이상 사망률은 22.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감염 사망자는 주로 기저질환이 있는 노령층에 집중된다. 각 나라별 사망률 차이는 인구의 기저질환 비율 및 고령인구의 비율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연구진들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한림대 임상역학연구소가 주도한 코로나 바이러스 질병 사례 사망률 이해 및 해석 연구(doi.org/10.3346/jkms.2020.35.e137)는 사망률에 고령인구의 비중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최영준 교수는 "2003년 사스 초기의 사례 사망률(CFR)은 4% 미만이었지만 결국 9.6%로 올라갔다"며 "중국 우한에서의 코로나19 CFR은 타임라인에 따라 5.8%에서 1.4 %까지 다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의 공중보건 대응 능력의 차이에 따라 실제 사망자 수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반영되지 않으면 CFR이 변경될 수 있다"며 "사망률을 살피려면 인구의 연령 구조도 공정하게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3월 25일 기준 CFR은 1.3%에 불과하다. 이는 확진자에 젊은 연령대가 많이 포함되면서 전체 사망률의 저하를 가져왔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 최 교수는 "국가간 인구의 연령 구조의 차이는 질병 심각도 및 사망률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며 "한국과 이탈리아의 사망자 수 및 연령별 CFR을 보면 한국의 CFR은 이탈리아 대비 1/5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지만(1.3% vs 7.2%) 70세 이상에서는 차이가 급격히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각 나라별 사망률 차이는 기저질환을 보유한 고령인구가 확진자로 얼마나 편입되는지, 인구 비중에서 고령층의 비중이 얼마나 차지하는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게된다는 설명이다. ▲여름에 사라진 사스…코로나19는? 같은 바이러스 뿌리를 가진 사스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급격히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의 상반기 내 종식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외 연구진에 따르면 사스는 섭씨 22~25도/습도 40~50%에서 숙주없이 5일 이상 생존이 가능했다. 반면 온도 38도/습도 95% 수준에서는 생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다만 이번 코로나19는 말레이시아, 필리핀과 같이 30도가 넘는 환경에서도 여전히 활발한 감염 확산이 보고되기 때문에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메르스 역시 같은 바이러스 뿌리를 가졌지만 겨울인 12월에 종식되는 등 서로간 양태가 달랐기 때문이다. 전병율 차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토착화 가능성이 있다"며 "토착화의 의미는 급속한 확산없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다시 다른 계절, 다른 해에 다시 나타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흡기 바이러스가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실험적 상황에서 많이 확인됐다"며 "다만 온도나 습도가 높아진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사멸하고, 종식될 것이라 보는 것은 낙관적인 견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바이러스의 발생, 확산, 종식에는 온도, 습도 등 다양한 변수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단순히 계절적 요인으로 소강 상태를 예측하는 것은 오류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 최재욱 고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말레이시아에 2900여명, 필리핀에 2311명,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고, 얼마나 확산될지도 모른다"며 "일반화하기 어려운 희망에 기대 방역정책을 느슨하게 하는 것은 근거없는 낙관론일 뿐 아니라 비과학적인 태도"라고 경계했다. ▲변이율 0.1%…개발중인 백신, 나중에도 효과 있을까? 한편 코로나19의 변이율이 0.1~0.2%로 보고되면서 현재 특정 항원을 기준으로 개발중인 백신이 효용이 없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RNA 바이러스 특성상 변이율이 높아 사스, 메르스 확산 당시에도 백신 개발에 실패한 전력을 보면 백신 개발 및 효과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힘을 얻는다.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율에 따라서 현재의 진단키트가 특정 시점에서는 민감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다양한 방식의 진단키트가 시중에 나왔기 때문에 모두 그렇다고 단정해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진단키트가 바이러스의 변이가 안되는 부분(conserve region)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면 변이가 발생해도 민감도가 우수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민감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백신 역시 바이러스의 어떤 부분을 타겟팅해서 개발하냐에 따라 효과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변이가 많은 인플루엔자도 변이 가능성을 예측해 항원성의 변화를 줘 유행이 예측되는 균주를 포함해 백신을 개발한다"며 "변이율이 높다고 무조건 백신 개발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백신 개발의 키는 인플루엔자처럼 유행주기를 가지고 지속적인 출현이 예측되는 상업성에 달려있다는 게 그의 해석. 사스와 메르스처럼 종식 및 소멸의 단계에서는 개발중인 다양한 백신 프로젝트가 전면 취소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유행 맞춘 AI, 종식 시기도 맞출까? 이번 코로나19 유행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업체가 있다. 누구도 코로나19의 확산 가능성에 주목하지 않을 때 인공지능 업체 블루닷(bluedot)이 작년 12월 31일 대유행 경고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블루닷은 65개국이 생산하는 감염 관련 자료 및 우한 폐렴 감염자 발생후 세계 항공사의 발권 자료를 분석해 우한 주민의 해외 동선과 그에 따른 확산 가능성을 전망했다. 블루닷뿐만이 아니다. 이미 AI는 질병 예측 모델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구글 역시 독감과 같은 검색 패턴 유입량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독감의 유행일을 예측하는 서비스(google flu trends)를 시행중이다. AI로 신종 감염병의 유행 예측이 가능하다면 종식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회의적이다.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측 모델은 입력된 자료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분석한다"며 "5년 주기로 유행이 오기 때문에 이 정도의 유행 가능성은 예측 가능한 범위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신종 감염병은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종식은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특히 바이러스의 특성, 각 나라별 의료의 질적 차이, 방역 시스템의 구비 여부 등 변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은 검진 자체가 많지 않고, 진단의 정확성도 떨어져 실제 확진자 수는 몇 배에서 몇 십배에 달할 수 있다"며 "정작 문제는 바이러스 소강 상태 이후 개도국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확진자가 재 감염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료제 및 백신의 개발 성공 여부, 백신 접종 여부, 방역 시스템의 작동 여부, 재확산 여부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정교한 인공지능 알고리즘도 감염병의 유행 예측에는 적합할 수 있어도 종식일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이다. ▲완치자에서 채취한 혈장 주입, 효과 있나? 보통 바이러스 감염에서 회복되면 인체 면역 시스템은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항체를 형성한다. 혈장요법은 항체가 포함된 타인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 수혈하는 방식으로 증상 완화 및 치료 기간 단축을 노리는 방식이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FDA와 이달 1일 한국도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들에서 채취한 혈액 제제를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승인하면서 이같은 혈장요법의 효과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스와 메르스 당시에도 시행된 데다가 최근 중국에서 실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온 상황. 중국 전염병국립임상연구센터 소속 Chenguang Shen 교수 등은 중증 환자 5명을 대상으로 1월 20일부터 3월 25일까지 혈장요법 임상(doi:10.1001/jama.2020.4783)을 진행했다. 결과를 보면 5명중 4명(최대 39도)이 혈장요법 이후 3일만에 정상체온을 회복하고 바이러스 부하도 점진적으로 감소해 12일 이내에 최종 음성 판정이 나왔다. 또 수혈 후 12일만에 4명의 환자에서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이 완치됐고 2주 이내에 3명의 환자가 인공호흡을 중단했다. 임상 결과는 긍정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신중론이다. 최재욱 고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혈장요법은 사스, 메르스 당시에도 진행됐지만 딱히 치료법이 없었기 때문에 시행된 측면이 크다"며 "의학적으로는 여전히 근거가 확실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투약군과 비투약군으로 나눠 한쪽은 전적으로 혈장요법만 진행하는 방식으로 비교해야 하지만 그런 연구 설계는 의료윤리상 가능하지 않다"며 "따라서 치료제 투약의 결과인지 혈장요법의 효과인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손장욱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중국에서 시행된 연구는 임상 대상이 불과 5명이라 유의성을 확인하기에 대상이 너무 적다"며 "게다가 다른 항바이러스제도 함께 투약했기 때문에 혈장요법만의 효과라고 결론을 내리기에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명한 효과를 입증하려면 감염자, 감염자+항바이러스 투약군, 감염자+혈장요법 군으로 나눠 장기간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사람 생명이 걸린 문제에 이런 임상 연구 디자인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바이러스 예방에 김치·마늘이 효과 있을까? 2003년 사스 유행 당시 전세계 감염자 수는 8096명, 사망자는 774명에 달했다. 사망자가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집중된 반면 국내는 총 3명의 감염자에 그쳤고 모두 완치 판정을 받으면서 그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그중 하나가 한국인들의 김치 소비량이 많다는 점과 김치에 포함된 마늘이 항바이러스 작용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지만 근거는 희박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김치나 마늘이 항바이러스 작용 및 예방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최영준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식품 영양소가 가진 미량의 원소가 감염 감수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기본적인 영양상태가 좋다는 가정에서는 이런 효과가 희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홍역에 대해 비타민A 정도가 효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을 뿐 나머지는 불분명하다"며 "식품은 식품일 뿐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로 인한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뜨거운감자 '클로로퀸' 코로나 박멸 게임체인저 될까? 2020-03-30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클로로퀸(chloroquine)이 효과와 안전성을 놓고 논란이 거듭되며 갈림길에 서는 모습이다. 일부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되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지목할 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심혈관 및 안저 질환에 대한 안전성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은 물론 국내 전문가들도 일단 미봉책으로서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임상 시험 결과 등을 지켜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말라리아약 클로로퀸 코로나 감염증 치료제로 급부상 사실 클로로퀸은 처음부터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은 아니다. 1930년대 바이엘이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말라리아를 잡기 위해 개발한 약이 바로 클로로퀸이다. 무려 90년전 개발된 올드 드럭인 셈이다. 이 약물은 말라리아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융합하는데 필요한 수용체인 ACE2의 활성화를 방해해 말라리아가 숙주, 즉 인체 안에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가 RNA 성질을 지니며 ACE2와 융합한다는 것을 감안할때 말라이아와 마찬가지로 코로나가 인체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초창기부터 치료제로 거론된 이유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이 약물이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 복합제인 HIV치료제 칼레트라가 중국과 태국에서 효과를 봤다는 임상 사례가 나오면서 확산 초기 큰 주목을 받은 것이 사실. 여기에 에볼라약으로 개발된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효과에 기대감이 크게 높아지면서 클로로퀸은 이 두 약물의 그늘에 가려 일부 국가에서만 치료제로 언급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달 초 세계 첫 칼레트라 임상시험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중국일본우호병원 Bin Ca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199명의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를 대상으로 대조 임상을 진행한 결과 임상 예후와 생존율 등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렘데시비르의 개발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FDA에 희귀의약품 지정을 자진 철회하는 등의 논란으로 승인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후문이 나오면서 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제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현재 미국을 포함해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물론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잇따라 클로로퀸을 코로나 치료제로 지정하고 긴급 승인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긴급 임상시험 결과 희망적…트럼프 대통령 방아쇠 당겨 이러한 상황에서 이달 초 국제화학요법학회 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를 통해 공개된 임상시험 결과는 클로로퀸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이 임상시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과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의 조합을 통해 코로나19를 완치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10.1016/j.ijantimicag.2020.105949). 실제로 이 임상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3일이 지난 후부터 RT-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는 비율이 폭발적으로 올라가며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증명했다. 3일차에서 처방군의 35.7%가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4일차에 83.3%, 5일차에는 100% 완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반해 대조군은 3일차에 6.3%, 5일차에 18.8%에 불과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명명한 것도 바로 이러한 임상 결과에 기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로 지목하며 '신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 맞춰 클로로퀸의 사용에 유보적이던 FDA도 긴급 승인을 허용하며 클로로퀸은 미국 뉴욕주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임상 시험 형태로 환자에게 투여가 시작됐다. FDA 스티븐슨 한 위원은 "클로로퀸이 당초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대통령이 직접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라는 지시가 있는 만큼 일단 효과가 있다는 전제 하에 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연구 결과에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가 클로로퀸의 위상을 완전히 바꿔놓은 셈이다. 엇갈리는 연구 결과…국내에서도 임상 시험 돌입 하지만 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현재 가장 강력한 치료제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풀지 못한 난제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프랑스에서 이뤄진 연구에서는 분명한 효과를 보였지만 이와 상반되는 연구 결과들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어느 결과를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갈림길에 선 셈이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 공중보건임상센터(Public Health Clinical Center)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10.3785/j.issn.1008-9292.2020.03.03). 총 30명의 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항생제 등 표준치료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그룹으로 나눠 대조 임상을 진행했지만 그 어떤 효과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임상에서 평균 7일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그룹은 RT-PCR에서 음성을 받은 비율이 86.7%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제는 대조군도 93.3%의 환자가 음성이 나온 것이다. 연구진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표준 치료법에 비해 별다른 치료혜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음성 판정 전까지 바이러스 검출량 등 임상 예후, 치료 기간 등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같은 설계 방식으로 동일하게 임상시험이 진행됐는데도 프랑스 연구진에서는 획기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중국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국내에서도 서둘러 이에 대한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도 같은 이유다. 이렇듯 세계 학계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내 환자들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얻겠다는 계획에서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일 서울아산병원이 신청한 코로나 치료제별 대조 임상시험을 최종 승인했다. 이 임상시험은 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현재 치료제로 언급되는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표준 치료군과 나눠 무작위 오픈 라벨로 진행하게 된다. 계속해서 코로나 치료제의 임상 결과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과연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에게는 어떤 약이 효과를 보이는지를 직접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안전성 논란도 발목…국내외 전문가들 신중한 입장 견지 이렇듯 엇갈리는 임상 결과로 클로로퀸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성 논란도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모두가 개발 단계부터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부작용 문제가 코로나 치료제로 부각되는 상태에서도 여전히 꼬리표로 따라오고 있는 셈이다. 가장 대표적 부작용으로 꼽히는 문제는 바로 QT의 연장이다. QT는 심전도시 Q파의 시작부터 T파의 종료까지의 간격으로 심실(ventricles)의 전기적 활동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만약 QT가 인위적으로 연장되게 되면 부정맥과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급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미 클로로퀸의 QT연장 위험성은 약물 부작용으로 약제 자체에 설명이 되어 있다. 하지만 코로나 치료제로 부작되며 논란이 된 것은 바로 아지트로마이신과의 병용에 있다. 아지트로마이신 또한 일부 QT 연장에 영향을 주는 만큼 이러한 병용요법은 기저 질환이 있거나 선천적으로 QT에 민감한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 이로 인해 이러한 병용 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프랑스 연구진도 "두 약물의 콤보에 대한 QT 연장 위험에 대한 체계적 검증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안전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한심장학회 회장을 지낸 노태호 원장(노태호바오로내과)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제트로마이신의 병용은 QT간격을 연장시킬 수 있으며 이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특히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부정맥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더욱 위험할 수 있는 만큼 검증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망막변증 등 시력 손실에 대한 부작용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발목을 잡는 이슈 중 하나다. 이미 이러한 부작용 또한 코로나 치료제로 부각되기 전부터 대표적 부작용으로 꼽혔던 내용. 이로 인해 세계 의학계 뿐 아니라 국내류마티스학회 등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인한 망막변증 사례를 보고한 적이 있을 정도다(I410-ECN-0102-2015-500-001909560).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장기간 처방할 경우 망막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비 가역적 시련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기우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들이 고용량으로 장기간 처방을 냈을 경우에 한하는데 코로나 감염증의 경우 평균 10~20일 정도 처방하는데 그친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안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클로로퀸이 게임체인저의 가능성이 있지만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부작용 사례가 나올 경우 코로나 치료를 위해 더욱 큰 위험을 감수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클로로퀸의 임상 연구와 부작용에 대한 의견들이 엇갈리면서 국내 전문가들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우선 중국과 미국 등에서 대규모 임상 시험에 돌입했고 국내에서도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연구에 들어간 만큼 충분히 이러한 결과를 살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목소리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중앙임상위원장)는 "프랑스 등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임상 연구들을 모두 살펴봤지만 대부분이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간략한 임상이라는 점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실제로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욱 엄격하게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뒤에야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클로로퀸 등의 병용 요법은 QT간격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ACE2의 악연…ARB·브루펜까지 추풍낙엽 2020-03-23 05:45:58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단순히 치료제나 백신을 넘어 약물 전체로 논란의 불씨가 옮겨붙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이하 코로나)의 수용체로 꼽히는 안지오텐신변환효소 즉 ACE를 기반으로 하는 약물들은 예외없이 안전성 논란에 휩쌓이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국내를 넘어 세계 학계들은 모두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처방 유지를 권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재검토에 대한 가능성을 지적하며 반대의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왜 ACE 기전 약제들로 논란 번졌나 22일 의학계에 따르면 코로나의 확산이 단순히 치료제를 넘어 고혈압약이나 해열진통제 이상지질혈증 약으로까지 논란이 번지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안지오텐신변화효소 즉 ACE에 기인한다. 안지오텐신변환효소(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ACE)는 1, 2로 나뉘는데 신장에서 분비되는 레닌을 통해 1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지는 안지오텐신1이 만들어지며 폐에 있는 전환효소로 또 다시 안지오텐신 2가 탄생한다. 이 두가지 모두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게 되며 안지오텐신2, 즉 ACE2가 더 강한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앞서 열거한 약물들은 이를 억제하거나 활성화해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약물들이 코로나의 확산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일까. 코로나가 인체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는 기전이 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체에 들어오게 되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와 흡착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게 된다. 그런데 이 수용체가 바로 ACE2 효소라는 점이 기묘한 악연의 시작이다. 코로나가 ACE2와 만나 인체에 기생하게 되면 세포내로 급속하게 증폭된다는 점에서 결국 ACE2가 많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가정이 가능한 이유다. 중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고혈압 등 만성 질환 환자들이 코로나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러한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일수록 정상인에 비해 ACE2가 조절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심장을 넘어 폐와 신장 등을 쉽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네이처, 란셋에서 부은 기름…"ACE2 기전 약물 위험하다" 단순히 가능성에 머물렀던 이러한 가정에 기름을 부은 것은 중국 연구진이 내놓은 연구 결과다. 압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은 중국에서 잇따라 이러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연구가 나오면서 논란이 가속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시작은 바로 지난 5일 중국 정저우대학 심장내과 Ying-Ying Zheng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네이쳐(Nature Reviews Cardiology)를 통해 발표한 리뷰에서다. 이 리뷰는 코로나와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고혈압약의 위험성을 경고한 첫 논문이다. 이 논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코로나가 ACE2를 통해 세포내로 침투해 확산되는데 이 세포가 폐와 심장에 많으므로 폐 질환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연구진은 코로나 확지자 중 일부가 심장 질환이 있었고 고혈압 환자들의 사망률이 높았다는 점을 들었다. 코로나 확진자 중 기저질환이 있었던 환자가 48%에 달했는데 이 중 고혈압 환자가 30%로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중에서도 거의 절반이 고혈압 환자라는 점을 지적했다. 고혈압 약제의 양대산맥으로 대표적으로 처방되는 약제인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와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CEI)가 ACE2를 증가시키는 만큼 이 영향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처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경고다. 이 논문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더불어 ACE2를 타겟으로 하는 약물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던 중 지난 11일 란셋(LANCET)에 유사한 논문이 나오면서 이러한 논란은 더욱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연구의 결론도 앞선 연구와 맥을 같이 한다. 대표적 항고혈압약인 ARB와 ACEI가 코로나의 확산 수용체인 ACE2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이 약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ACE2와 관련이 있는 대표적 해열진통제인 이브프로펜과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도 말미에 덧붙였다. ACE2와 연관된 약물 전체로 논란이 옮겨 붙은 이유다. 전문가들 대부분 확대 해석 경계…세계 학계 한 목소리 이렇듯 ACE2와 연관된 약물들이 줄줄이 논란에 휩쌓이자 전문가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처방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아직까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검증된 약물의 처방을 변경하는 것은 오히려 더욱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연구로 논란이 시작되자 마자 유럽심장학회(ESC)는 즉각 권고문을 내고 ARB나 ACEI 등 고혈압 약제를 중단하거나 처방을 변경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유럽심장학회는 "ARB나 ACEI의 잠재적 부작용을 지적한 것은 가설일 뿐 안전성에 대한 이러한 추측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이러한 연구가 소셜네트워크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느끼며 절대 약물을 중단하거나 변경하지 말고 계속 복용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유럽심장학회가 항고혈압약제에 대한 처방 유지를 권고한 이후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캐나다와 영국 학회에서 지난 15일 마찬가지로 임상 근거 부족을 지적하며 처방 유지를 권고했으며 마침내 16일에는 미국과 세계고혈압학회가 같은 입장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전문가들의 의견은 하나로 모아졌다. 세계고혈압학회(WCC)와 미국고혈압학회(ACC)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ARB와 ACEI에 제기된 가설은 인정하지만 이에 대한 실험적, 임상적 데이터는 전무하다"며 "고혈압 환자가 코로나에 감염된 경우 상태에 따라 사안별 치료 결정을 내려야 하겠지만 표준치료지침을 넘어서 이들 약제에 대한 처방을 변경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에 맞춰 마찬가지의 의견을 냈다. 고혈압 약제에 대한 의심은 인정하지만 약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이득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환자들이 코로나 감염과 관련해 사망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며 항고혈압 약제들이 ACE2에 영향을 받는 것도 맞다"며 "하지만 이러한 기전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효과가 증명된 약물을 교체할 필요는 없다"고 못박았다. 계열 약물별로 나뉜 해석…일각선 의심의 목소리 하지만 여전히 이러한 ACE2를 둘러싼 약물의 기전을 놓고 해석과 분석이 나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한 논란과 혼선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혈압약와 해열진통제 사이에 다른 권고와 지침이 나왔다는 점이다. 두 약제들 모두 ACE2와 연관돼 있지만 고혈압약제는 처방을 유지한 반면 해열진통제는 처방 중지를 권고한 이유다. 실제로 앞서 근거가 된 네이처와 란셋에 실린 논문 모두 고혈압약과 이부프로펜 등 약제에 대해 공통된 기전을 지적했다. 바로 ACE2를 증가시켜 코로나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고혈압 약제는 세계 학계 모두 처방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반면 이부프로펜 등은 처방을 중지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8일 이부프로펜이 코로나의 수용체인 ACE2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발열 등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이를 복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코로나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자가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을 경우 이부프로펜을 먹지 말고 아세트아미노펜, 즉 타이레놀을 먹으라는 것이다. 오히려 ACE2의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고혈압약는 처방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면 그에 비해 간접적 기전을 보여주는 이부프로펜 등은 우선 처방을 중지하라는 상반된 권고가 나온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득과 위험성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대한고혈압학회 소속의 A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우선 환자의 위험성과 혼란을 고려해 처방 유지를 권고한 학회의 대승적 결단은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한다"며 "하지만 개인적으로 학문, 임상적 관점에서 볼때는 약간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있다'라는 가정을 놓고 본다면 우선 처방을 중지하고 관련 내용을 해소한 뒤 재처방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론적 관점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가능성, 즉 가정이 나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이미 합리적 의심이 있다는 의미"라며 "의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처럼 위험성을 놓고 고(go)냐 스톱(STOP)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대체제가 있을 경우 우선 처방을 중지시킨 WHO의 권고가 맞다고 본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료 학자들과도 많은 토론과 논의를 나눴지만 결국 초유의 상황인 만큼 이득과 위험성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달랐던 것이 사실"이라며 "추후 ACE2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완전하게 제시되기 전까지는 결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 강호 벨빅 퇴출에 비만약 안전성 논란 재점화 예고 2020-02-17 05:45:58
|메디칼타임즈=이인복 최선 원종혁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름잡았던 전통 강호 벨빅(로카세린)이 결국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으면서 비만약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0년 최다 처방량을 기록하다 퇴출된 리덕틸(시부트라민) 사태에 이어 안전성을 강조하던 약물이 퇴출되면서 다시 한번 파장을 예고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향후 비만 약물 처방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FDA 경고 이어 식약처 판매 중지 결정…파장 불가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4일 식욕 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로카세린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판매 중지 및 회수를 결정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로카세린 성분의 식욕 억제제 즉 비만약은 일동제약의 벨빅과 벨빅엑스알정 등 2가지 품목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벨빅의 시장 퇴출을 결정한 셈이다. 이번 판매 중지 결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FDA는 현지시각으로 13일 벨빅이 약물의 위험성에 비해 이점이 적다며 에자이에 자발적으로 약물을 회수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에자이측은 즉각적으로 미국 내에서 자발적 회수 조치를 결정했고 미국에서도 사실상 벨빅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식약처도 판매 중지 결정의 배경으로 FDA의 요청과 에자이의 자진 회수를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의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위해성이 유익성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FDA 등의 조치를 참고해 판매 중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퇴출로 이어진 암 발생 논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가 그렇다면 이렇게 약물 퇴출로까지 이어진 암 발생 위험은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이 논란의 시작은 비만약 최초로 이뤄진 5년간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 'CAMELLIA-TIMI 61'이 불씨가 됐다.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 임상인 CAMELLIA-TIMI 61 연구는 미국 등 8개국 400여 의료기관에서 심혈관 질환을 가진 비만환자 1만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스터디다. 이 연구에서 벨빅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심혈관계 사건(MACE)이 2.0%로 위약군의 2.1%와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며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시된 이 논문에서 암 발생과 관련한 위험성이 눈에 띈 것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 벨빅 투여군은 모든 종류의 암(any cancer) 발생률이 3.59%로 위약군 3.50%에 비해 일정 부분 높았다. 또한 대조 임상 전 동물시험 등에서도 유방암 발생 위험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실제로 3상 임상 결과를 보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1.18배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당시 에자이를 비롯해 대다수 의학자들은 이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암 발생 위험을 보기 위한 연구가 아닌 만큼 이에 대한 전향적 통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3.59%와 3.50%의 차이가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FDA는 지난 1월 16일 이러한 자료를 기반으로 짧은 리포트를 내며 벨빅의 암 발생 위험을 경고했다. 그러나 이때도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며 위험성이 이점보다 클 수 있다는 정도의 짧은 메시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지시각으로 13일 FDA는 안전성 서한을 통해 에자이에 제품 회수를 요구했고 이는 곧 시장퇴출로 이어졌다. 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FDA가 내놓은 자료는 매우 제한적이다. 연구 기간 동안 벨빅을 처방받은 그룹에서 462명이 암에 걸렸고(7.7%) 위약군은 423명(7.1%)가 발행한 만큼 위험성이 이점을 앞선다는 분석이다. 또한 FDA도 이러한 통계적 한계를 인정한 듯 이러한 차이만으로는 유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보다 장기 복용하거나 오랜기간 추적 관찰하게 된다면 그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의학자들이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연구에서 나온 통계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시장 퇴출까지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대한비만학회 김대중 총무이사(아주대병원)는 "FDA가 공개한 근거를 보면 실제로 암 발생 위험이 크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벨빅 투여군에서 좀 더 암 환자가 나왔다는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통계적 검증이 따라와야 하는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퇴출 절차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NEJM에 나온 연구 결과와 FDA가 내놓은 자료 사이에 환자 수 등 괴리가 있는 것을 보면 에자이측에 좀 더 많은 백데이터를 요구해 분석한 것으로는 보여진다"며 "결국 이 데이터가 모두 공개되기 전까지는 의문만을 남길 수 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리덕틸 이어 다처방약 퇴출…안전성 논란 불가피 의학적, 통계적 근거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결국 벨빅이 퇴출 수순을 밟으면서 비만약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또 다시 불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덕틸(시부트라민)에 이어 다처방약이 퇴출되는 결과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9월 이뤄진 리덕틸의 시장 퇴출은 성장하던 비만약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당시 100억원이 넘는 처방액을 기록하며 비만약 부분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FDA는 리덕틸을 대상으로 이뤄진 심혈관계 안정성 평가 연구인 SCOUT를 기반으로 약의 위험성이 이점을 앞선다며 벨빅과 마찬가지로 자발적 회수를 권고했다. 당시 SCOUT 연구를 보면 리덕틸을 처방받은 그룹은 뇌졸중이나 심장발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16%로 위약군 10%보다 높았다. 또한 비치명적인 심장 발작도 리덕틸 그룹이 4.1%, 위약군 3.2%로 분석됐고 비치명적 뇌졸중 또한 리덕틸 그룹은 2.6%, 위약군은 1.9%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자 미국 애보트는 즉각 이를 철수하기 시작했고 이후 호주와 대만, 홍콩 등 세계 각국에서 판매 중지, 회수 조치가 이뤄지며 리덕틸은 이후 시장에서 볼 수 없었다. 벨빅이 시장에 나온 뒤부터 크게 주목받은 부분도 여기에 있다. 리덕틸 퇴출 이후 마땅히 대안이 없었던 비만약 시장에 심혈관 안전성을 강조하는 신약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결국 벨빅조차 시장에서 퇴출되는 결과를 맞으면서 비만약 전체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약 안전성 논란 우려감 팽배 "의사·환자 모두 위축" 실제로 전문가들은 비만약 분야에서 상당한 지배력이 있는 벨빅의 퇴출은 안전성 논란에 불을 지필 수 밖에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리덕틸에 이어 비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던 약물이 안전성을 이유로 퇴출된 것은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벨빅의 경우 비만약 중에서 유일하게 장기간 안전성 연구를 진행한 약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리덕틸에 이어 벨빅의 퇴출은 결국 비만약 전체에 대한 안전성 이슈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며 "그나마 벨빅은 장기간 스터디라도 있었지만 다른 약제들은 아예 그러한 근거조차 없는 상황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국내에서 벨빅의 경쟁 약제로 분류되는 약들은 아예 안전성 연구조차 없는 상황이라 의사로서 안전하다고 얘기할 근거도 없는 상태"라며 "그나마 심혈관 안전성이라도 검증된 약이 벨빅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비만약 전체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의 의견을 내고 있다. 벨빅 퇴출이 비만치료와 약물 처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벨빅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의 자료를 보면 2018년 원외 처방액이 90억 76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한 디에타민(84억 8100만원), 3위 휴터민(78억 6000만원) 등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벨빅의 퇴출은 비만약 시장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비만 약물 처방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대한비만학회 김대중 이사는 "벨빅의 퇴출은 혹여 비만약 자체가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특히 환자들 뿐만 아니라 비만을 약물로 치료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던 의사들조차 처방을 망설이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의사가 확신을 가져야 환자를 설득해서 약물 처방을 내는데 이러한 이슈가 계속되면 약을 권하는 행위 자체가 위태로워지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실제 임상 현장에서 비만 환자를 보고 있는 의사들은 대체약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당분간은 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은 "그나마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한 장기간 스터디가 나온 약이 벨빅 밖에 없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약의 퇴출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만성 질환 환자가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옵션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대안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 사태로 비만약 전체를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럽다"며 "지금으로서는 이러한 환자군들에게 쓸 수 있는 약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의사들과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암환자 원정치료의 비애…원인은 신의료기술 재심사 2020-02-17 05:45:54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면역항암제의 덩치가 커지고 있다. 2015년 지미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로 흑색종을 완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해도 키트루다는 흑색종 치료제에 불과했다. 지금은 어떨까. MSD 키트루다의 경우 전이성 흑색종에 이어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호지킨림프종, 요로상피암, 신세포암 1차 치료 병용요법까지 다양한 암종으로 치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분야까지 적응증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보통 케미컬 기반 약제의 적응증이 2~3개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면역항암제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편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용 대상이 넓다. 효과가 오래 지속되면서 본래의 면역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이 덜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같은 면역항암제라도 5년 전과 지금은 그 잠재력의 크기가 다르다는 뜻.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등의 면역항암제들이 처방권으로 들어온지 5년이 됐다. 면역항암제의 적응증이 향후에도 계속 추가될 것을 감안, 이제는 면역항암제의 신의료기술-보험급여 심사 절차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암종 추가될 때마다 1년…속타는 환자들 면역항암제는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PD-L1 단백질에 결합해 이를 차단하고,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죽이는 것을 돕는다.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기 위해선 암세포 표면에 PD-L1의 발현 여부를 살핀다. PD-L1 반응률(TPS)가 높아야 면역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PD-L1 발현 은 동반진단 검사법(pharmDx)을 사용한다. 동반진단 검사는 암세포 표면에 PD-L1의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 2016년 8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비소세포성 폐암의 경우 키트루다는 PD-L1 발현 양성 반응률 50% 이상, 옵디보는 반응률 10% 이상일 때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비소세포성폐암에서의 동반진단 검사법이 평가를 거쳐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것처럼 타 암종으로 적응증이 확대될 때마다 비슷한 과정이 반복돼야 한다는 점. 쉽게 말해 두경부암, 호지킨림프종, 요로상피암, 신세포암까지 각 적응증별로 동반 해당 검사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 신청과 승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보통 암종마다 허가-신의료기술-보험급여 심사 절차까지 1년여가 소요된다. 적응증 추가 이후에도 환자들이 약을 쓰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최윤라 교수는 "이같은 행정적 절차가 환자에게 매우 큰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며 "신의료기술 심사 라는 제도가 우리나라에만 있기 때문에 국내 환자들의 불편함이 크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검사에 암종만 추가되는 경우 신의료기술 심사가 아닌 기존기술 심사 등으로 절차적 제도를 간소화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제안. 신의료기술 심사에서 기존기술 심사로 간소화 할 경우 총 기간은 절반으로 감소된다. ▲면역항암제 원리 비슷…신의료기술 반복은 낭비 면역항암제의 작용 기전이 여러 암종에 비슷하다는 점에서 암종 추가시 신의료기술 평가를 반복하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PD-L1 첫 동반진단 검사인 22C3 PharmDx의 경우 2016년 비소세포폐암에서 허가를 얻고 항암 진단 시장에서 이미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22C3 PharmDx 검사를 사용하고 진단 판독 방법 또한 동일해도, 타 암종이 추가되는 경우 1년여간의 총 재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면역항암제를 출시한 A 제약사 관계자는 "사실 신의료기술 승인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제약사가 아닌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생존의 위기에 놓인 암환자들에게 절차로 인한 치료 지연은 매우 큰 고통이자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가 등장하고 급여 영역에 들어왔을 때만해도 이제 손쉽게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환자들이 환호했다"며 "동반진단 검사의 재심사 행정 절차로 인해 불가피하게 해외 원정 치료를 감행하는 암환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동일한 방법으로 측정 가능한 동일 검사 품목이라면 암종 추가 시 신의료기술 심사가 아닌 기존기술 심사 등으로 대체하는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것. 의료계도 비슷한 입장이다. 특히 처방 가능한 항암제가 마땅히 없는 환자들의 경우 생존의 위기 속에서 원정 처방을 위해 해외로 떠나는 암 환자들의 사례를 고려해 시급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체외동반진단기기 검사를 직접 시행하는 대학병리학회 임원 및 교수진들은 국내 암환자들의 검사 접근성을 위해 제도적 간소화가 절실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병리학회 및 대한종양내과학회 다학제협의회 내에서도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병리학회 장세진 이사장은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바뀌고 데이터가 쌓이면, 제도 또한 그 변화에 맞게 합의를 이뤄가야 한다"며 "전세계적으로 약제와 검사가 함께 동반진단이라는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행정 절차가 되레 항암치료 시장을 뒤쳐지게 하지는 않는지 고민하고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에 병리학회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이즈약·말라리아약 코로나 1차 치료 공식화해도 될까? 2020-02-12 05:45:58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기 위한 1차 치료제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칼레트라(Kaletra)와 말라리아 약제인 클로로퀸(Chloroquine)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약제가 가지는 특성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증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임상시험조차 거치지 않은 약물을 미봉책으로 투여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는 것. 중앙임상태스크포스(TF) 치료지침 준비중…칼레트라, 클로로퀸 유력 신종 코로나 중앙임상태스크포스(TF)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1차 치료제로 칼레트라와 클로로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1차 치료제로 유력하게 검토됐던 리바비린이나 인터페론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많다는 우려로 인해 우선 목록에서 제외됐다. 또한 현재 임상시험을 준비중인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도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만약 렘데시비르까지 포함된다면 1차 치료 약제는 3종이 된다. 칼레트라는 이미 수차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 가능성이 점쳐진 HIV치료제로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가 병용된 복합제며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이들 약제들이 1차 치료제로 거론된 것은 지난 4일 CELL지에 실린 중국과학원 우한감염병 연구소의 논문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중국과 태국에서 이 약제들을 통해 신종 코로나 감염자를 치료했다는 사례들이 속속 나온데 이어 7개의 약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에서 칼레트라와 렘데시비르, 클로로퀸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한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에서 발생한 첫번째 확진자의 경우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뒤 하루만에 증상이 개선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이로 인해 현재 중국 보건당국은 이러한 약제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실제 환자들에게 실험적으로 약제를 투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 약제들이 어떻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3가지 약물이 모두 다른 타깃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기전은 하나다. 칼레트라와 클로로퀸, 렘데시비르 모두 항바이러스 제제라는 점이다. 일정 부분 기전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경로, 예를 들어 칼레트라는 단백분해효소를 줄이는 등의 수용체 억제 작용을 한다. 즉 각각 타깃으로 하는 수용체는 다르지만 결론적으로는 바이러스가 숙주, 즉 인체에서 확산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공통된 기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일부 의료진들이 이들 약제들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적어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식만 막을 수 있다면 면역기능을 통해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다. 한림대 의과대학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결국 HIV치료제인 칼레트라나 말라리아치료제인 클로로퀸이나 같은 기전을 기대하고 투여하는 것"이라며 "항바이러스제제라는 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에서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인 사스와 메르스때도 이들 약물들이 거론되며 치료제로 떠오른 것도 같은 이유다. 항바이러스제제 외에는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가천대 의과대학 엄중식 교수는 "1차 치료제로 언급된 약물들은 결국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약제"라며 "이미 안전성은 확보된 약물이라는 점에서 부작용보다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로 투여하는 취지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일각선 임상시험 없는 처방 우려…"펜벤다졸과 뭐가 다르냐"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치료 지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장 치료제가 없다는 이유로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약물을 환자에게 실험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의학 윤리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의 A대병원 내과 교수는 "이러한 처방을 오프라벨(허가외 처방)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며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임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가는 이러한 처방은 의사로서 인정하기 힘들다"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정해진 답이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치료 지침이 정해져 버리면 이미 차도를 보이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처방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 된다"며 "1차 치료제가 있는데 왜 나는 처방해주지 않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응할 셈인가"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1번과 4번 환자는 칼레트라가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환자들은 아직까지 처방 내역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서도 현재까지 치료법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하며 기타 약제의 처방에 신중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구충제의 항암 효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펜벤다졸 사태와 비교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처방이 가능해진다면 펜벤다졸 복용을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있겠냐는 비판이다. 서울 대형병원의 내과 교수는 "임상시험 없이는 근거가 없다며 펜벤다졸 복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논리와 지금의 논리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 모르겠다"며 "단순히 다급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해도 말기암 환자와 신종 코로나 감염자 사이에 누가 더 다급한지를 따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사 불가피한 처방이라고 해도 이는 아주 제한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세계적인 재앙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만 무조건 서둘러서도 안되는 문제"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다섯가지 불편한 진실 2020-02-03 05:45:58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가 전세계적인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대중의 관심이 확진·사망자 수 등과 같은 전파력 및 그에 따른 예방법에 집중되고 있다. 말 그대로 '신종'이라는 점에서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감염 및 확산 경로 등 윤곽이 잡히지 않아 무증상 감염 여부 및 HIV 치료제 사용 가능성 등에 대한 학술적인 접근은 부족한 상황. 이에 바이러스 변종의 발생 원인 및 HIV 치료제를 사용하는 원리, 공기 감염 가능성, 감염자 회복 후 면역 획득 가능성까지 보다 실제적인 부분에서의 바이러스 정체에 대해 접근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체는? 세계보건기구(WHO)는 30일(현지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잠정 명칭을 '2019-nCoV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권고했다. 2019는 해당 바이러스가 확인된 2019년을, 'n'은 신종(neo), CoV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뜻한다. 첫 급성 감염자가 중국 우한 지역에서 확인된 까닭에 초기 명칭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면서 혼란을 야기했지만 이는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총 6종(HCoV-229E, HCoV-NL63, HCoV-OC43, HCoV- HKU1, SARS-CoV, MERS-CoV). 4종의 감기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외에 774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와 478명이 사망한 메르스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속한다. 이번엔 2019-nCoV가 추가돼 총 7종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유전자 비교시 신종은 감기 증상의 코로나 바이러스와 약 40%의 일치율을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 유래 사스유사 바이러스와는 89.1% 일치한다. 대한백신학회 강진한 전 회장은 "사스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으로 항원이 강화되면 인체가 대처하기 어렵다"며 "인간이 처음 접하는 바이러스라는 점에서 면역을 가진 항원이 없어 빠르게 전파됐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손장욱 감염내과 교수는 "역설적으로 현대의학이 발전하면서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인 팬데믹이 늘었다"며 "이는 수면 아래에 있는 바이러스의 정체를 빨리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의학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역내 독감 정도로 치부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스, 메르스 등이 주기적으로 창궐하는 것의 근본 배경에는 공항 인프라 등의 발전으로 인한 국가간 교류 확대, 전세계 인구 증가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현대의학의 발전도 있다"고 덧붙였다. HIV를 치료제로 사용한다? 첫 등장한 변종이라는 점에서 예방법뿐 아니라 딱히 치료제라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기존에 알려진 6종의 코로나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현재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중국은 에이즈(HIV) 치료제인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를 감염자에 투여하고 있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제제는 HIV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단백질과 결합하거나 효소에 결합하는 과정에 개입,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갖는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활동을 '정지' 수준으로 낮추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에도 대안으로 적용되는 것.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적이냐는 아직 데이터만 놓고 볼 때 불확실하다"며 "다만 약의 기전상 코로나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을 막는 영향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임상 사례에서는 효과가 확실치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재까지 대안이 없어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있다"며 "지금은 딱히 효과를 기대하고 투약한다기 보다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투약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메르스 사태 때도 비슷한 적용이 이뤄졌다. 사스 사태 때에는 감염 후 회복환자에서 채취한 혈청을 다른 사스 감염자에게 투약하는 요법이 진행되기도 했다. 고대안암병원 손장욱 감염내과 교수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제가 타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실험적인 근거들은 일부 있다"며 "바이러스 활동을 제한하는 기전이고 이미 약이 시판돼서 팔리고 있어 부작용 문제에선 어느 정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증 감염자를 손 놓고 보는 것보다는 어떤 대안이라도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며 "향후 사스 때와 비슷하게 회복환자의 혈청 투약 방법도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염 후 회복된 사람은 면역력 획득할까?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후 회복한 사람은 면역력을 획득하는 걸까. 바이러스 백신 접종은 '약한 바이러스', 즉 독성을 약하게 만든 약독화(弱毒化) 바이러스를 주입해 면역세포의 항체 및 면역 능력을 강화시키는 원리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감염자 후 회복자는 면역력을 획득하지만 이후 변종에 대해서는 면역이 기능하기 어렵다. 손장욱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감염 이후 면역력 획득하게 되는데, 휴먼 코로나 바이러스 경우는 인간에게 반복적인 감염을 일으킨다"며 "감기도 여러번 걸리는 것처럼 휴먼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종 가능성이 있어 회복하면 끝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플루엔자의 항원 변화 속도는 타 바이러스 대비 빠른 편. 독감에 걸린 후에도 매년 독감에 또 걸릴 수 있는 것 역시 항원의 변화 속도와 관련이 있다. 매년 WHO가 겨울철에 앞서 유행할 인플루엔자 변종을 예상해 독감을 생산하는 것처럼 각 바이러스가 가진 항원의 변화 속도 등을 정확히 따져야만 개념적 의미의 '면역력 획득' 여부를 말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림대 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는 면역이 생겨야 하는데 호흡기 바이러스는 안 그럴수도 있다"며 "각 바이러스마다 다른 형태가 있을 수 있고 사람마다 면역력 획득 여부가 달라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 발생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를 유전물질로 가지고 있다. 문제는 RNA가 DNA보다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 쉽게 말해 숙주 세포에 들어가 복제되는 과정에서 다른 구조로 변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손장욱 교수는 "변종 바이러스는 RNA 유전물질을 가진 바이러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성"이라며 "쉽게 말해 세균은 자기를 복제하는 공장이 있지만 RNA 바이러스는 공장을 빌려 생산하기 때문에 불량품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루엔자, HIV, 에볼라, 스페인 독감 등이 대표적인 RNA 바이러스로 이중 인플루엔자의 변이가 가장 빠르고 빈번하다"며 "사스, 메르스, 이번 신종 코로나처럼 발생한 불량품(변이)이 전파력까지 갖추면 신종 바이러스로 창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세포의 유전물질은 DNA다. DNA는 복제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 이를 고치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 RNA를 유전물질로 사용하는 바이러스는 복제 과정에서 RNA는 오류가 발생해도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 수 많은 변이는 RNA 복제 과정의 필연적 특성이라는 뜻이다. 증상 없는 감염자, 타인에게 감염 가능할까? 이번 신종 코로나의 또하나의 특성으로 거론되는 것이 무증상 감염이다. 증상이 없는 기간에도 타인에게 감염을 일이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아직 정확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양한 바이러스가 무증상 감염을 일이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경우 잠복기를 감안한 동선 파악, 격리 기간에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감기 증상을 수반하는 몇몇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대부분 바이러스는 무증상 감염을 일으킨다"며 "중요한 점은 무증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과 이것이 진짜 전파력을 갖췄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무증상이라는 것은 바이러스가 활동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파 가능성은 낮은 게 사실"이라며 "게다가 환자들이 스스로 언급하는 무증상이라는 것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마다 오한, 기침 등 증상을 자각하고 판단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유증상'을 '무증상'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개인별 면역력, 건강 상태 등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에도 특정 시기에 동일한 특정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며 "따라서 본인이 무증상이라고 판단하는 시기에도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흡기 바이러스는 공기로 감염된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 또하나의 이슈는 공기를 통한 감염 여부다. 공기를 통한 감염은 비말 감염과 에어로졸이 꼽힌다. 비말 감염에서의 비말(飛沫, 침방울)은 날아 흩어지거나 튀어 오르는 물방울를 뜻하는데 감염자가 재채기를 할 때 튀어나온 침, 콧등 등의 타액이 다른 사람에게 들어가 감염을 일으킨다. 보통 비말의 크기는 5마이크로미터(㎛) 이상으로 기침을 하면 약 3000개의 비말이 전방 2m 내에 분사된다. 비말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바이러스도 사멸하기 때문에 비말감염을 피하기 위해선 감염자로부터 2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따라서 비말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비말의 크기를 고려해 마스크를 선택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입자 크기와 차단 성능에 따라 제품을 구별한다. KF94, KF99는 평균 0.4㎛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차단한다. 입자성 유해물질과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 보호하기 위해선 KF94 등급 이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침방울이 공기중에 잘게 쪼개져 부유하는 미립자 상태가 될 때는 에어로졸이 된다. 비말감염은 사실상 타액을 통한 감염이라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의 공기중 에어로졸 상태의 미립자가 일으키는 감염과 대별된다. 보통의 호흡기 바이러스는 비말로 전파된다.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비말이 날아오지만 공기중에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하기는 어렵다"며 "감염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두고 공기를 통해 100% 감염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접촉한다고 모든 바이러스에 100% 걸리는 것도 아니"라며 "그런 부분들은 면역력의 형태/연령 등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념적 의미의 '공기를 통한 감염'은 바이러스가 액체 미립자 상태로 공기중에 떠돌다 타인을 감염시키는 걸 말한다. 이는 환자와 같은 공간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염이 된다는 걸 의미하는데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공기 전파는 공기안에 바이러스가 부유하며 감염을 일으키는 걸 의미하는데 신종 코로나는 비말 감염으로 추정된다"며 "감염의 상당수는 감염자의 타액이 묻은 손, 손잡이, 의복 등을 만졌다가 감염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막연한 공포감보다는 손씻기와 같은 개인 위생에 철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했다 vs 백신 성공은 미지수 한편 홍콩대 연구팀이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RNA 바이러스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만든다는 점이 백신 개발에 난관으로 꼽힌다. 감염자로부터 추출,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드는 약독화 과정에 성공하면 백신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이 곧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의 완전한 면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백신학회 강진한 전 회장은 "RNA 바이러스는 불특정한 패턴으로 감염 및 확산, 소강되는 까닭에 환자 모집 등 임상을 진행하기 까다롭다"며 "사스, 메르스 창궐 때도 백신 개발에 착수한다는 소속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적으로 근거를 갖췄다고 할 정도의 백신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임상 참여자들을 모집해야 하는데 유행병 특성상 그렇게 할 수도 없다"며 "백신 개발에 성공해도 이후 새 변종이 등장하면 곧바로 무력화된다"고 희의적인 시각을 내비췄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분리해 배양에 성공했다는 것과 백신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해도 언제 또다시 이번 7번째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은 예방용일뿐 치료제가 아니"라며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해서 이를 언제 유행할지도 모르는 바이러스를 대비해 대량 생산하고 국민들에게 접종시킨다는 건 현실화하기 어려운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이런 불확실한 측면과 새로운 변종의 가능성들을 고려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섣불리 백신 개발에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인플루엔자도 매년 새로운 백신을 생산하고, 투약되지 않은 백신은 전량 폐기하는 마당에 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뛰어들겠냐"고 덧붙였다.
1년 시한부 선고 받은 수은혈압계…혼란과 과제 여전 2020-01-20 05:45:58
|메디칼타임즈=원종혁·이인복·최선 기자|수십년간 진료실을 지켜온 수은 혈압계와 체온계가 마침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년여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은 채 남겨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 이로 인해 정부는 물론 의료계와 의학계는 이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지만 난제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은혈압계 퇴출 가시화…의료계 대응책 마련 총력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2월로 예정됐던 수은 제품을 함유한 체온계와 혈압계 사용의 금지 조치를 2021년 4월까지로 유예했다. 2013년 당시 수은 첨가 제품에서 인간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채택한 국제조약인 '미나마타협약(국제수은협약)'에 따라 국내 발효 시기가 오는 2월 20일로 예정됐으나, 정작 의료현장에서의 폐기물 처리 문제부터 장비 마련에 일대 혼선이 야기됐기 때문이다. 비수은 혈압계로의 사용 전환이라는 '입구'는 분명했지만, 폐기물 처리와 기기 인증 방안에 있어 이렇다할 '출구'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게 이번 사태의 핵심 이슈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미나마타협약을 근거로 2014년 8월 수은 혈압·온도계 등의 사용 금지를 규정한 '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당분간 미뤄둔 셈이다. 시행일이 코앞까지 왔지만 수은 제품의 폐기물 처리 등에 구체적인 안내와 명확한 대책이 빠져있던 이유다. 더불어 청진기와 함께 약 100년간을 진료실 필수품으로 자리잡아온 수은 혈압계를 전자식 자동 혈압계로 전환하는데 있어, 진단 정확성의 이슈가 끊이질 않고 따라 다닌 것도 패착 중 하나로 풀이된다. 실제로 병원계와 개원가는 지금의 혼란이 이미 예상됐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퇴출 시기는 정해졌는데도 이에 대해 정부가 해야할 일은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는 "대학병원급은 이미 준비를 끝냈다고 본다. 시행일에 맞춰 수은 혈압계를 비수은 혈압계, 자동혈압계 등의 전자 혈압계로 다 전환한 상태다. 병원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대학병원들은 대규모 구매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대부분 입찰 진행을 마치고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전체 의원급까지 확실히 변경됐는지는 파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은 기간 폐기물 처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 교수는 "단순히 수은 혈압계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문제는 아니다.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라면서 "최근 전자 혈압계 공급 업체들이 무료 수거를 전면으로 내세우고는 있다. 마치 냉장고를 사면 기존에 쓰던 가전 제품을 무료 수거해주는 방식인데, 일부 병원급에서는 이들 업체들이 기존 수은 혈압계를 수거해 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슈1. "병원 창고에 쌓인 수은 폐기물 어떻게 처리하죠?" 익명을 요구한 서울 A의료원 원장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일방적인 금지 조치만을 내놓았지, 정작 중요한 폐기물 관리에는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미 지난해 가을쯤 싹 다 바꿨다. 상황에 따라 중소병원들이야 조금 늦을 수 있겠지만 대학병원들은 이미 99% 수준이 교체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문제는 이렇게 모아진 폐기물에 대해, 바꾸라고만 하지 정부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공간은 중요하다. 언제까지 폐기 제품을 보관해야할지 걱정들이 많이 나온다"면서 "쓰지도 버리지도 못하게 하는 현 상황이 탁상행정의 결과 아니겠나. 다른 병원 얘기를 들어봐도 분위기는 비슷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유예 결정을 발표하면서 병원계의 폐기물 처리에 대한 문제점 만큼은 인지한 상태다. 다만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시행 시기를 미뤄둘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비준 절차가 완료되면서 국제수은협약 발효일로부터 수은이 함유된 체온계, 혈압계의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폐기 작업 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이에 따라 소관 부처를 통해 수은폐기물 안전처리를 위한 분류 및 처리기준 신설 등 관련 규정 정비를 진행 중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2월부터 수은 함유 체온계, 혈압계가 금지될 경우 수은폐기물 처리업체가 갖춰야 할 시설, 장비 등이 마련되지 못해 수은함유 체온계, 혈압계의 보관 및 운반, 폐기 등 처리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의료기관 등의 혼란 방지를 위해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의 관련 법령의 개정, 시행 일정을 고려해 유예 조치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서둘러 의료기관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에 폐기물관리법 하위 법령 개정 후 시행일인 2021년 4월가지 수은 함유 체온계, 혈압계의 사용금지를 유예한다"며 "다만 사용금지 유예조치 기간중이더라도 국민 보건 위해 요소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무수은 체온계, 혈압계로 교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슈2. "전자혈압계 정확할까? 계측비용 부담 어쩌라고요" 이렇듯 퇴출 시기는 연장됐지만 일선 의료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전자혈압계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다. 또한 비수은 혈압계 즉, 전자식 혈압계의 정확성과 함께 기기 특성상 일정 기간 마다 계측(캘리브레이션) 보수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도 호소하고 있다. 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이미 개원내과 차원에서도 지난해 상반기부터 준비를 해왔다. 수은 혈압계가 굉장히 단순한 듯 하지만 이를 퇴출시키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일"이라며 "수은 혈압계는 상당히 정확한데 전자식 혈압계는 오차 범위가 생각보다 크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식 혈압계는 구매 가격이 이미 수은 혈압계보다 월등하게 비싼데다 1~2년에 한번씩 진행해야 하는 계측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개인적으로 자동 혈압계를 사용하다가 어느샌가 혈압 측정이 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캘리브레인션에 몇 십만원은 금방 깨진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개원내과의사회는 의사회 차원에서 공동구매를 시작한 상황이다. 피치 못하게 교환을 진행해야 한다면 최소한 비용 부담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다. 김종웅 회장은 "의사회 차원에서 공동구매를 시작했다. 사후 서비스와 계측 비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켜 회원들에 상당히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의사 단체들은 공동구매 형식으로 이러한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병원과 같은 입찰 방식으로 구매비와 계측비용을 줄이자는 것이 바로 그 취지다. 김 회장은 "구매비용도 문제지만 계측비가 상당한 만큼 단체 계약을 통해 금액을 낮추고 주기적 계측 보정을 받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전자혈압계의 정확도에 대한 부분도 많은 우려가 쏟아지는 부분이다. 퇴출이 결정된 이후에도 수은혈악계를 고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혈압은 아주 작은 오차로도 진단과 처방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정확한 측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과 개원의들에게 혈압계가 청진기와 마찬가지로 필수품인 이유"라면서 "이미 전자식으로 바꾼 곳도 꽤 있지만 수은 혈압계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정확도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어쩔 수 없이 퇴출이야 되겠지만, 회원들 가운데 아직 이를 인지를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의사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회원들 애로점 등도 지속적으로 파악하려 한다"며 "오차가 최소화되는 시간까지 당분간은 일정 부분 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슈3. "진료실, 가정혈압 진단 기준 다시 만드나요?" 한편 학계에서도 이번 이슈를 놓고, 수은 혈압계 퇴출에 대한 후속 작업으로 가이드라인 관련 전문가 논의와 더불어 혈압계 인증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표 학회인 대한고혈압학회는 수은 혈압계를 대체하는 혈압계 사용과 관련해 국내 연구를 다수 진행해 온 상황이기도 하다. 자동 혈압계의 정확도를 놓고 일부 걱정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회 차원에서도 인증기관을 통한 검증 작업을 어느정도 완료한 만큼 우려할만한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다양한 자동 혈압계가 나와있는데, 하이브리드 혈압계의 경우 기존 수은주 압력계를 대신해 전자식 압력계를 활용하며 수은 혈압계와 마찬가지로 청진기로 혈압 측정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기도 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정책연구소장인 성기철 교수(강북삼성병원)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진동법 전자혈압계를 수은 혈압계 대신 사용하는데 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서 "수은 혈압계가 퇴출돼도 사용가능한 검증된 청진법을 이용한 혈압계가 여전히 상존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성 교수는 "수은 혈압계가 통용되던 시절에도 전자 혈압계는 광범위하게 사용되었고, 전자혈압계는 미국 유럽 영국등의 검증방법에 의해 수은혈압계와 비교 검증되 사용되고 있다"면서 "검증된 전자 혈압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고혈압전문가는 거의 없고 실제로 미국 유럽에서 수행됬던 대규모 임상시험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은 혈압계가 아닌 전자혈압계를 이용해서 수행됐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생성된 근거를 바탕으로 고혈압 진료지침서를 만들어왔는데, '혈압을 어느정도까지 조절해야 한다'라는 근거의 대분분이 이미 전자 혈압계로 측정한 혈압을 이용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한국에서도 식약처에서 고혈압 약물허가를 위한 신약 임상시험에서도 수은 혈압계를 이용한 청진법을 이용하지않고 진동법을 이용한 전자혈압계를 사용해왔다"며 "청진법의 측정자의 숙련도 성실성에 따라 측정값이 달라질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혈압계 인증과 관련한 입장도 분명히 전했다. 성 교수는 "대한고혈압학회는 수은 혈압계 퇴출 이후에 대한 대비를 오래 전부터 해왔고 2017년부터는 수은 혈압계 퇴출 이후에 대비해 공식적인 학회 차원의 TF를 구성해 국내외 연구자들과 토의하고 준비해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회가 특정 혈압계를 검증하고 인증하는것은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어 하지 않기로 했지만 현재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식약처의 업무가 적정하게 이루어지는지, 시장에 유통되는 전자 혈압계가 적정한지 면밀히 관찰해 학회가 취할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진단 기준에 대한 전문가 논의도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고혈압 진단기준으로 잡고 있는 '140/90mmHg'이 수은 혈압계로 측정한 수치인 만큼, 이에 대한 변화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진료지침에는 수은 혈압계로 측정한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가정혈압계 측정 135/85mmHg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토록 한만큼 수은 혈압계 사용이 금지된다면 이러한 진단 기준에 한 가지 기준을 더 잡아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진단 기준과 관련해 지침 개정을 위해서는 진료지침위원회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5년간 공회전한 심장통합진료…TAVI시술은 '그림의 떡'? 2020-01-11 05:45:56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심장이 몸의 엔진이라면 심장판막은 '심장의 문'이다. 심장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데 하루 10만번 이상 열리고 닫힌다. 그 문이 고장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판막이 잘 닫히지 않는 경우 미세한 틈을 통해 혈액이 역류한다. 보통 흉통이나 호흡 곤란을 겪다가 역류 양이 늘어날 경우 폐쇄부전증, 판막이 망가져 혈액이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협착증으로 귀결된다. 판막에 염증이 생기는 심내막염의 경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부전이나 부정맥과 같은 합병증도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판막도 나이를 먹는다. 사용 연한, 즉 고령화에 따라 내구성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사회 전체가 노령화되면서 심장판막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심장판막이 고장나는 경우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가슴을 열고 병변판막을 절제해서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방법이 있고,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로 불리는 타비(TAVI) 시술도 고려할 수 있다. 인공판막으로 교체한다는 점은 같지만 타비는 혈관을 통해 교체한다는 점에서 수술이 어려운 고위험군 환자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행 보험급여 기준으로는 수술적인 방법은 보험이 가능하다. 타비의 경우는 선별급여를 통해 20%만 보험이 된다. 80%는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뜻. 문제는 타비 비용은 보통 3500만원 안팎으로 80%를 부담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수술방식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수술적 방법을 시행하는 흉부외과와 타비를 주로하는 심장내과 사이의 의견일치가 쉽지 않아 치료 방식을 두고도 이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5년된 타비 보험급여 규정, 문제는 '기계적 협진' 타비의 급여 적용은 2015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3개 병원에서 선별급여 20%로 시행된 타비는 당초 시술 대상 환자도 협진을 통해 결정하게 설계되면서 각 과별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심장통합진료'에는 순환기내과 세부전문의 2인 이상(한국심장초음파학회에서 인증 받은 심장초음파전문의 1인 포함), 흉부외과 전문의 2인 이상,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인 이상,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 이상 참여해야 한다. 흉부외과가 수술적 방법을, 심장내과에서 타비를 주도하다 보니 협진을 통해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보다는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전원이 의견 일치를 보는 경우에만 타비 시술이 가능하다고 제한한 것도 장애물로 남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모 교수는 "각 과별 교수간 소위 말하는 입김이 다르고 병원마다 사정도 달라 협진을 통해 의견 일치가 쉽게 되지는 않는다"며 "타비가 도입된지 오래되진 않았기 때문에 이런 걸 갈등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착되는 단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흉부 쪽과 내과 쪽은 각자 환자를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술기를 빨리 도입하려는 의사도 있고, 보다 근거가 쌓이길 바라는 보수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계적인 협진'을 명시했어도 토론과 논의 과정을 거쳐 결론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판단.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어 타비 적용환자를 둘러싼 반박하기 어려울 만큼의 근거가 쌓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규정(2019년 10월)은 심장통합진료에 참여한 전문의 전원의 동의하에 결정함을 '권고'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제제 근거가 없어 부작용은 여전한 상황이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그루 교수는 "본 병원의 경우는 위원회를 만들어 협진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병원이 대다수"라며 "다른 병원에선 먼저 환자를 보는 의사가 수술/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전원 일치된 의견이 도출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흉부외과에서 처음 환자를 보게되면 수술로, 심장내과 쪽에서 환자를 보면 타비로 하게된다"며 "타비도 수술 대비 완벽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 맞는 적정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술에 따르는 혜택보다는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는 무엇보다 타비 시술이 진행돼야 하지만 현재의 협진 제도 및 선별급여 제도가 걸림돌이 된다는 게 그의 판단. 홍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보통 고연령층이 많아 3500만원 안팎의 타비 시술 비용 중 80%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적어도 수술이 어려운 고위험군 환자에 한해서는 의료진의 선택으로 타비 시술의 80% 이상은 급여로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제안했다.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타비 재평가, 바람직한 방향은 문제는 재정이다. 건강보험의 급여우선 순위가 비용-효과성으로 설계된 까닭에 무턱대고 재정 투입을 요구하긴 어렵다. 특히 타비 시술이 3000만원 대의 고가 수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0~500만원(환자 부담 5~10%)에 불과한 수술적 요법은 차선에 가깝다. 타비의 전면적인 보험급여화는 무분별한 시술 환자 증가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홍그루 교수는 "경등이나 중등도 환자에게 수술과 시술 중 결정권을 주면 십중팔구 시술을 선택한다"며 "재정이 한정돼 있어 이런 방식은 심장내과 쪽도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흉부외과와 심장내과 모두 동의할 만한 객관적인 고위험군 환자 지표를 만들어 수술이 어려운 사람을 가려내야 한다"며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만 80% 이상 선별급여를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에는 타비의 예후가 더 좋다는 근거들이 쌓이고 있는 만큼, 일부 환자군을 대상으로 타비의 급여 확대 정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고령의 심장판막증 환자 중 특히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는 타비가 효율적일 수 있다. 일면적으로 '값싸' 보이는 수술 방식 역시 회복 기간에 따른 입원 비용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최대 3000만원에 이르러 타비 비용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도 부각된다. 홍 교수는 "보험을 적용해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3000만원에 이르는데 타비는 시술 방식이라 입원 기간과 회복이 짧다"며 "수술 방식 역시 전신 마취와 입원 기간 등 비용을 다 합치면 총 비용은 타비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재정을 이유로 타비의 급여 확대를 제한하는 것은 옳은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에서 진행한 타비 제도 연구 용역 결과에서도 학술적인 이유보다는 무분별한 시술 남발을 이유로 협진 제도 강화로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올해 타비의 재평가를 앞두고 의료계에서 급여 기준 변경 목소리가 나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의견 수렴에 나섰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료계에서 나오는 불만 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전문가 자문가 회의를 거쳐 심장학회, 흉부외과 학회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별 급여 확대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구체적인 윤곽은 올해 중반기가 지나야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증상 악화 초래하는 '이상한' 파브리병 급여제도 2019-11-04 05:45:55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파브리병은 국내 환자 규모가 15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다. 파브리병은 알파 갈락토시다제 A(alpha-galactosidase A)라는 효소의 결핍으로 발생하는데 보통 손발의 통증을 시작으로 '신장, 심장, 뇌' 등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초기 파브리병의 경우 설사같은 위장관계 문제로 발현해 진행될수록 장기에 영향을 미쳐 심하면 사망을 초래해 치료의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하다. 파브리병은 진행성 질환으로 한 번 손상되면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고 질환 양상이 점차 심각하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빠른 진단 및 치료가 환자 예후 결정의 중요 인자로 작용한다는 뜻. 문제는 파브리병 치료제의 급여 기준이 엄격해 질환이 장기에 영향을 미친 이후에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되레 급여기준이 파브리병 환자들의 예후를 결정하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학계도 기준 완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악화돼야 적용? 골든타임 놓치게 만드는 급여 기준 파브리병 치료는 부족한 효소를 정맥을 통해 주기적으로 주사하는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reatment, ERT)이 표준 치료로 진행돼 왔다. 효소대체요법은 2주에 한번 정맥으로 효소를 직접 공급해 내부에서 신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엔 순응 변이를 가진 파브리병 환자에서 알파 갈락토시다제 A의 활성을 복원시키는 기전을 가진 경구형 제제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등장한 바 있다. 먼저 효소대체제인 아갈시다제 β 제제(파브라자임주)의 급여 기준은 ▲파브리병의 특징적인 임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 ▲백혈구나 피부섬유아세포 등에서 α-galactosidase A의 활성도 감소와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경우다. 특징적인 임상 증상을 보이지만 α-galactosidase A의 활성도 감소가 확인되지 않는 여성 환자의 경우 유전자 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학계는 급여 기준상의 '특징적인 임상 증상'이라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임상 증상'이 "파브리병과 관련돼 신장, 심장, 허혈성 혈관, 조절되지 않는 통증 등의 증상이 확인된 경우"로 명시돼 사실상 질환이 초기에서 장기로 확장된 경우 급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그루 교수는 "현재 급여 기준은 파브리병으로 인해 콩팥이나 심장 등 장기에 문제가 발생해야 적용이 가능하다"며 "환자에 따라 임상 증상이 확연치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혈압, 당뇨 환자가 상태의 유지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치료를 받는 것이지 심근경색이 오고 콩팥 기능이 악화된 이후 치료 받는 것은 아니"라면서 "파브리병은 특히 초기 치료 개입이 향후 환자의 예후를 결정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브리병이 당지질적인 대사 문제로 발현하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 파브리병도 초기에 관리가 시작된다면 장기 손상이나 이에 따른 사망 등 심각한 상황 초래를 방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홍 교수는 "세계적으로는 파브리병 치료의 흐름이 초기 진단 후 적극적 치료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상황도 이에 발 맞출 필요가 있다"며 "학계에선 심장 기능이 떨어지거나 그런 조짐이 있다면 조기에 급여가 가능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시켜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기능이 아주 떨어져야만 보험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증상 요건에 이상 징후가 있으면 바로 급여가 됐으면 한다"며 "파브리병에서 단백뇨는 신질환 진행의 주요 위험 인자이기 때문에 파브리병이 확실하면서 단백뇨가 나온다면 급여를 적용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심사평가원은 신기능 및 단백뇨 상태에 있더라도 현재의 신장 문제가 파브리병에 의해 초래된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치료제 사용을 인정한다. 파브리병에 의해 장기의 '특징적인 임상 증상'을 보일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이후 급여가 적용된다. 급여 기준이 되레 치료 적기를 놓치게 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18년 저널 Molecular Genetics and Metabolism에 게재된 파브리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효소대체요법(ERT) 및 보조 요법은 상당한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많은 문헌들이 ERT가 늦게 시작된 후 상당한 장기 손상이 발생한 결과를 보고한다"며 ERT 개시 전 질병의 포괄적 평가를 거쳐 조기 ERT 개시를 주문했다. ▲경구형은 2차 치료제? 의료진도 "납득하기 어렵다" 올해 3월에는 주사 방식의 ERT 치료와 달리 경구형의 새로운 치료제 갈라폴드가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갈라폴드는 순응 변이를 가진 파브리병 환자에서 알파 갈락토시다제 A의 활성을 복원시키는 기전을 가졌다는 점에서 '순응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급여 기준은 순응 변이가 확인된 만 16세 이상의 파브리병 환자로 기존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파브리병의 특징적인 임상 증상을 확인해야 하는 것은 같다. 문제는 12개월 이상 효소대체요법을 실시한 경우 또는 효소대체요법이 불가능한 경우(효소 약제에 대해 알러지 또는 과민반응이 있거나 효소대체요법을 위한 혈관확보가 불가능한 경우)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쉽게 말해 기존 주사 치료제를 최소 12개월 이상 사용한 이후에야 경구형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 파브리병 치료 시 주사제는 1차 약제로 급여가 인정되지만 경구형 약제는 2차 약제로 급여가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뜻이다. 홍그루 교수는 "2주마다 주사를 맞아야 했던 환자들에게 경구형 약제는 좋은 대안이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갈라폴드 급여가 2차 약제로 한정돼 있다"며 "이같은 기준도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순응변이가 확인된 환자인데도 무조건 주사제 치료를 1년간 유지한 후에야 갈라폴드를 사용할 수 있다"며 "왜 이런 기준이 생겼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1차 또는 2차 약제의 별도 구분없이 순응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바로 갈라폴드를 쓸 수 있다. 독일에선 주사치료를 받던 순응 변이 환자들 대다수가 경구용 치료제로 스위칭이 이뤄진 데다가 초기 확진된 순응 변이 환자들의 치료는 경구제로 시작한다. 홍 교수는 "이런 문제들이 있어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급여 기준 확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심평원도 희귀질환치료제 급여 확대에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브리병은 국내 환자가 150 여 명밖에 안되기 때문에 급여 기준을 완화해도 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치료 적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인 질환 특성을 고려할 때 파브리병은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라는 대원칙을 보험 적용 기준으로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