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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고려장' 잊으세요…건강한 퇴소 꿈꾸는 요양원

발행날짜: 2019-10-19 06:00:55

전주 푸른요양원, 개원 3년만에 입소 대기 비결은…긍정의 힘
360평 규모에 88병상…베드 포기하고 노인들 활동 공간 확보

"사랑합니다."

전라북도 전주시 푸른요양원의 인사법이다.

"인사말로 사랑한다고 하니 입버릇처럼 돼 요양원 밖에서도 사랑한다고 외치는 일이 심심찮게 생겨 얼굴을 붉힐 때도 있다"라고 말하는 이현주 원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직원을 비롯해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의 얼굴도 사뭇 밝았다.

인사말에서 시작하는 '긍정의 힘'일까. 푸른요양원은 개원 약 3년 만에 입소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다.

푸른요양원 전경
푸른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 일원의료재단은 요양원과 가까운 거리에 늘푸른요양병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의료와 복지를 결합하고자 하는 박종안 재단 이사장의 소신을 반영한 결과다.

푸른요양원 이현주 원장은 "요양병원, 요양원 모두 사회로 복귀시키는 게 목표"라며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노인 환자보다는 상대적으로 건강한 노인이 요양원에 들어오기 때문에 추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활동성 높여 인지 기능 향상…피부병‧욕창 '제로'

그렇다 보니 푸른요양원은 한번 입소하면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머문다는 기존의 요양원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있다.

요양원 1층 공간. 푸른요양원은 베드를 포기하고 노인 입소자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누워있기보다는 보다 더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600평 규모의 부지에 두개 층으로 이뤄진 푸른요양원. 각 층은 360평 크기인데 베드를 포기하고 거실 개념인 공동생활 공간을 최대한 넓게 만들었다. 1층은 23베드, 2층은 65베드뿐이다.

노인들이 하루종일 생활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눈에 부담이 많이 가지 않도록 조명도 한지를 써서 보다 은은하게 연출했다.

베드가 있는 각 방도 디딤마을, 푸른마을, 다정마을, 사랑마을, 사춘기마을 등 크게 5개 구역으로 나누고 마을 콘셉트에 맞게 방의 이름을 따로 붙였다. 다정마을의 버드나무방, 대나무방 같은 식이다.

잠만 자는 공간인 방들에는 특별한 이름이 있다.
이 원장은 "방은 잘 때만 들어가는 공간"이라며 "TV 시청, 식사 등 방에서 이뤄질 수 있는 모든 활동을 거실에서 하도록 하고 있다. 어르신이 혼자 있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실 활동을 권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요양원은 밥 먹고 누워자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식전에도 체조를 하고 저녁식사 후에는 직원과 어르신이 모두 함께 노래까지 부른 후 들어가서 잔다. TV는 오전과 오후 약 2시간 정도만 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활동적인 생활을 하는 환경은 실제 입소 노인의 생활력과 인지 기능 향상에 역할을 했다.

이현주 원장은 "혼자서 밥 한 숟가락도 못 뜨던 어르신이 혼자서 식사를 할 정도로 인지 기능이 눈에 띄게 호전되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과 입소 노인은 개인 공간을 벗어나 함께 어울린다.
24시간 케어를 통해 88명의 입소자 모두 욕창과 피부병도 없다. 직원 2명이 야간에도 항상 대기하며 2시간마다 꼭 기저귀를 갈고 어르신 화장실 이동보조 등을 하고 있다.

물수건으로 손을 닦거나 세수를 하지 않고 흐르는 물에 씻도록 하고, 양말도 매일 갈아 신도록 한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이·미용 서비스 후에는 바로 머리까지 감겨준다. 더운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씩 머리를 감기도 한다.

이 원장은 "밤에 잠을 못 자는 어르신들은 스테이션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손을 움직일 수 있는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며 "기저귀도 최대한 하지 않도록 하는 게 방침이라 요양보호사의 손길이 많이 미친다. 하루에 8번까지 바지를 갈아입은 어르신도 있었다"고 말했다.

24시간 노인 케어 부담 견디는 직원, 그 비결은?

24시간 입소 노인을 직접적으로 케어 하는 만큼 직원의 업무 부담은 자명한 상황. 현재 푸른요양원에는 5명의 간호조무사와 41명의 요양보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정부가 정하고 있는 기준보다도 많은 숫자다.

그럼에도 이직률이 높지 않다고 이 원장은 자신했다. 그 바탕에는 직원을 가족같이 대한다는 원장의 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현주 원장은 요양원 구석구석 인테리어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그는 "직원을 채용할 때는 연령, 학벌 보다 인간의 됨됨이를 가장 우선적으로 본다"며 "노인 복지를 위해서 일하려면 본인 자신을 내려놔야 한다. 이익 추구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이 어르신에게 한결같이 최선을 다하면 원장은 직원에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직원의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 생일을 가급적이면 다 챙겨주려고 한다. 내가 먼저 (직원에게) 해준만큼 그 고마움을 어르신에게 표현하더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의 세심함은 요양원 곳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층과 2층을 이어주는 엘리베이터에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한쪽 구석에는 생화를 이용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작은 인형, 소품을 배치하는데도 스토리가 있었다.

"요양원 인식 개선하고 요양보호사 질 높여야"

이현주 원장
2013년부터 노인복지 사업에 본격 뛰어든 이현주 원장이 정부에 바라는 것은 크게 두가지. 요양원에 대한 인식 개선과 요양보호사의 질 향상이다.

이 원장은 "장기요양등급을 받고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 중 요양병원에 가야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요양원과 요양병원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요양원은 보통 마지막에 온다고 생각하는데 아프기 전, 거동이 가능할 때 프로그램을 통해 뇌도 움직이고 손도 움직이며 인지 기능을 올릴 수 있는 노인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요양보호사 질 관리에도 정부가 강하게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학원을 다녀 시험만 보면 5~6개월 만에 딸 수 있는게 요양보호사 자격증"이라며 "그러다 보니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 너무 낮다. 노인복지에서 요양보호사는 중요한 한 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요양원을 구성하는 다양한 직종 중 가장 관리가 힘든 게 요양보호사다. 요양보호사 교육 과정을 보다 세부적으로 하고 정부 차원에서 자격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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