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팩트체크]4월 기준 전 세계 임상시험 현황 분석 결과 클로로퀸-칼레트라-악템라 순…혈장 치료제도 대폭 증가
세계 의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위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약물은 클로로퀸(chloroquine)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 또한 가장 먼저 코로나 치료제로 부각됐던 칼레트라와 최근 치료제로 급부상한 악템라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혈장 치료에 대한 검증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 코로나 치료제 탐색전…임상시험 크게 늘어
메디칼타임즈는 20일 기준 미국임상정보 제공 사이트인 클리니컬 트라이얼(Clinical trial) 등을 통해 전 세계에서 등록된 임상 시험 현황을 분석했다.
현재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등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온 약물이 없다는 점에서 과연 의학자들이 주목하고 기대하고 있는 약물들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경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4월 현재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임상시험은 430여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가 확산을 시작한 지난 1월 이에 대한 임상시험이 불과 20여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지난 1월 20여건에 불과했던 코로나 치료제 후보에 대한 임상시험은 대유행(팬데믹)이 시작한 2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늘기 시작해 3월 3주에는 40여건, 4주에는 80여건, 4월 1주에는 100건이 넘게 늘고 있는 추세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역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곳은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으로 현재 91건의 임상이 진행중이며 뉴욕시를 중심으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에서 52건, 유럽에서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가 29건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외에도 유럽 국가에서 활발한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로 프랑스가 29건, 영국이 14건, 스페인이 13건의 임상 시험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내에서도 총 6건의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 우선 치료제 1순위로 꼽히는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두건 진행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것이다.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던 약물이 없었다는 점에서 임상 시험은 3상과 4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에볼라약으로 개발중이던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 HIV치료제인 칼레트라 등을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로 두고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진행중인 임상 중 3상 임상이 66건으로 가장 많을 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4상이 17건에 달한다. 이외에 백신 개발 등을 위해 이뤄지고 있는 1상 임상도 18건을 차지하고 있다.
클로로퀸 임상 시험 압도적…칼레트라, 악템라 순
그렇다면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 시험 중 가장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약물은 무엇일까.
분석 결과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45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부를 만큼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다 현재 말라이아치료제로 각 국가에 이미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제화학요법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을 조합한 결과 5일만에 코로나 감염증을 완치시키는데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의 선물이 될 것이라며 최우선 치료제로 지목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코로나 치료에 클로로퀸 사용을 긴급 승인하며 임상시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두번째로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약물은 역시 코로나 감염증 확산부터 치료제 1순위로 꼽혔던 칼레트라로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20여건의 임상 시험이 진행중이다.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 복합제인 칼레트라는 태국과 중국에서 동정 사용 결과 완치에 이르렀다고 보고되면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약물이다.
그만큼 코로나 치료제 후보 물질 중 가장 먼저 임상시험이 진행됐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에서는 막상 효과가 그리 신통치 않았다.
코로나19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을 진행했지만 Ct값 등 임상 예후를 보이는 1차 종료점까지 칼레트라를 처방한 그룹과 표준치료 그룹간에 차이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10.1056/NEJMoa2001282).
다음으로는 악템라에 대한 임상시험이 19건으로 칼레트라와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서며 주목받고 있다.
악템라는 코로나 감염증의 치명적 증상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방지하는 기전으로 주목받으며 이미 중국에서는 긴급 사용 승인을 통해 중증 환자들에게 투약되고 있는 약물이다.
이로 인해 현재 중국에서는 이미 190명의 대상 환자군이 설정돼 있는 상태로 빠르면 5월 초에 첫 임상 시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 임상시험들을 보면 역시 익숙한 약물들이 많다. 우선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병용 요법으로 주목을 받은 아제트로마이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11건 진행중에 있으며 코로나 치료제로 전환을 추진중인 렘데시비르도 9건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상태다.
눈에 띄는 임상시험들도 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2명의 환자가 혜택을 본 혈장치료 분야다. 실제로 3월말부터 시작된 혈장 치료에 대한 관심은 4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여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며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안지오텐신변환효소(ACE)와 연관된 고혈압 약물의 안전성 연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세계심장학회를 비롯해 미국심장학회, 유럽심장학회 등 대부분의 학계에서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와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CEI) 등 고혈압 약제를 중단하거나 변경하지 말라고 권고했음에도 이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ARB와 ACEI 등 고혈압 약제에 대한 임상 시험이 8건이 진행중으로 대부분이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연관성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태다.
치료제 넘어 백신 연구도 활발…세계적으로 10여건 진행중
단순히 코로나 치료제를 넘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중에 있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백신에 대한 임상 연구는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10여건의 임상 시험이 진행중인 상태다.
하지만 백신의 경우 아직까지 제대로 임상시험에 돌입한 제품이 극히 적다는 점에서 빨라도 6월 이후에야 가능성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코로나 백신 중에서 주목할만한 약물은 우선 Moderna사의 mRNA-1273이다.
임상 1상이 진행중인 이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핵심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며 가장 이른 3월 16일 임상을 시작해 총 45명을 대상으로 이미 시험 막바지중에 있다.
Inovio Pharmaceuticals사의 INO-4800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백신이다. 국제 기구인 감염병 혁신연합의 보조금으로 개발된 이 약물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임상시험이 예정돼 있다.
현재 미국에서 이달 3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시작됐으며 이어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도 곧 진행될 계획으로 Inovio사는 올해 말까지 하루 백만 도즈 이상의 대량 생산을 위한 제조 계획도 수립해 놓은 상태다.
이외에도 Cansino Biological사의 Ad5-nCOV도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로 이미 임상을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임상을 진행중인 약물 외에도 백신 개발을 위한 후보 물질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네이쳐(nature/articles/d41573-020-00073-5)에 따르면 4월을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로는 115개가 등록돼 있는 상태며 이중 78개가 본격적인 임상 시험을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78개의 주목할만한 백신 중에 73개 후보 물질들이 전임상단계에 있지만 빨라도 2021년 상반기에야 최종적으로 백신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INO-4800을 통해 오는 6월부터 임상1, 2상을 진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국립보건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처까지 범 정부적인 접근으로 내년 하반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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