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바이러스 활동성 높은 겨울+백신 접종 대비" 주장 무증상 환자 방치 현실…"정확도 보다 검사량 늘리자" 목소리
14일부터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가 제한적으로 급여화됐지만 수가 인상과 함께 동네의원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러스가 활개치는 겨울 시즌에 맞춰 검사의 정확도보다는 검사량 확대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일선 개원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 추세가 이어지자 진단 확대를 위해 동네의원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PCR 검사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신속성 있는 검사법이 필요하다는 게 일선 현장의 목소리다.
보건복지부는 14일부터 제한적으로 신속항원검사에 대해 급여를 인정한다. 급여 적용 대상은 의료취약지역에 있는 요양기관 및 응급실,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에 내원하거나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등으로 제한적이다. 의료취약지가 아닌 지역의 병의원은 급여 대상이 아니다. 검사비는 약 1만6000원이다.
서울 A내과 원장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만 들어보면 감기 같은데 코로나19일 수도 있다"라며 "선별진료소로 안내하고 검사 받고 결과를 기다리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린다. 만약 무증상 감염 환자라면 그냥 방치하는 것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A내과를 찾은 한 환자는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기까지만 6시간을 대기했다는 사연도 전했다.
이 원장은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더라도 치료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라며 "확진자가 하루 1000명씩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써야 한다. 진단과 검사를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진자 숫자가 심상치 않은 데다 바이러스 활동력이 강한 겨울이기 때문에 특히나 더 개원가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P내과 원장도 "확진자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정부에서 KF94 마스크, 얼굴 가리개, 수술용 가운, 일회용 장갑으로 구성된 4종 개인 보호구를 개원가에 무상 지급하고 신속항원검사를 개원가에서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 개원가까지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개원가 신속항원검사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조현호 의무이사는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계절적으로 비상시국이라는 것 하나와 내년 초에 이뤄질 수 있는 백신 접종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의무이사는 "PCR 검사로 정확도를 높일 게 아니라 무증상 환자나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 대한 검사를 다량으로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라며 "역학, 증상 등 강력히 코로나가 의심되면 처음부터 선별진료소로 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의원에서 적극적으로 검사해 놓칠 수 있는 환자를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임상적 특성과 방역 도표를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무증상일 때 전염력이 가장 높다. 바이러스 배출량은 증상이 나타나기 3일 전부터 높은 수준이고 증상이 나타난 후부터는 5일까지만 바이러스가 배양된다.
조 이사는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 환자들은 감기를 의심하며 의원에 온다"라며 "현재는 선별진료소로 가면 추운데 기다려야 하고 검사 결과도 6시간씩 기다려야 하니 검사받으러도 안 간다. 그런 무증상, 경증 환자들이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검사량 확대를 위해 선별진료소를 대폭 늘리고 있다"라며 "PCR 검사로는 최고 11만명까지 검사가 가능한데 수도권 인구는 2000만명이고 확진율은 4%대까지 올라왔다. 선별진료소, PCR만으로는 겨울 동안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없다. 개원가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향후 백신 접종이 이뤄질 때도 신속항원검사를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더했다.
조 이사는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자에게는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있다"라며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사전에 해야 한다. 우리나라 4400만명분 백신을 도입한다고 하는데 결국 개원가에서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를 개원가에서 할 수 있도록 확대하더라도 격리 위험을 무릎쓰고 참여할 개원의가 있을까.
조현호 이사는 "국가 위기사항에서 의사들도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대한의사협회, 시도의사회 등의 리더들이 적극적으로 개원의 참여를 설득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1만6000원 정도로 책정된 수가도 높여야 한다"라며 "인플루엔자 검사도 비급여로 3만원이 넘는다. 코로나19 검사는 독감 보다 더 위험한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인 만큼 수가를 더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코로나 환자 접촉 시 격리, 휴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의원 문을 닫는 상황이 생겼을 때 보상책도 필요하고 4종 보호구 세트도 무상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원가를 중심으로 신속항원검사 도입 필요성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대한의사협회는 학계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는 사안인 만큼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대집 회장은 "정확도가 낮아 확진자가 대량으로 나왔을 때 의료기관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라며 "이에 앞서 의료기관 격리, 시설 폐쇄 기준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하 대변인도 "신속항원검사는 기본적으로 정확한 검사법이 아니고 확진검사도 아니다"라며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증상과 항원검사 만으로 확진자를 빨리 관리할 수 있기에 요구 목소리가 있지만 진단검사의학회에서는 검사를 잘못 활용할 때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코로나19 대책본부 전문위원회를 통해 관련 단체와 논의하면서 활용, 보안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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