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인환자들의 손과 발을 풀어줘야 할 시점이다."
요양병원 종사자들이 환자들의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신체 구속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자정선언을 하고 나서 의료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회장 김덕진)는 19일 백범기념관에서 '신체 구속폐지 한국 선언' 행사를 가졌다.
이날 김덕진 회장은 "이제 노인환자들의 손과 발을 풀어줘야 할 시점"이라고 환기시켰다.
또 김 회장은 "환자들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요양병원 종사자들이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바른 각도에서 노인들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신체 구속폐지 한국 선언을 통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한 질 높은 케어 지향 ▲노인환자의 인권 보장 및 내 부모와 내가 받고 싶은 간호 실현 ▲'안전을 위해서', '치료를 위해서'라는 이유의 안이한 신체 구속 지양 등을 다짐했다.
이와 함께 요양병원 종사자들은 성실한 노인환자 돌봄을 통해 신체구속이 아닌 각 환자 성향에 맞는 케어를 위해 노력하고, 신체 구속폐지 전파를 위한 홍보와 효과적인 임상 적용을 위한 학문적 연구를 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의료기관들은 치매환자 등이 위해를 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손과 발을 침대에 묶어두고 있지만 인간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요양병원 종사자들이 병원계 처음으로 신체 강박을 지양하고, 보다 질 높은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요양병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덕진 회장은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으면 사회적인 지탄을 피할 수 없다"면서 "이번 행사는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선언"이라고 환기시켰다.
이어 김 회장은 "긴 인생을 살다가 마지막 맺는 인연이 요양병원"이라면서 "앞서가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했다.
협회는 신체 구속폐지를 위해 임상 메뉴얼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자정운동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노인요양병원협회 김덕진 회장은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김 회장은 취임 이전 142개에 불과하던 회원 병원을 553개로 늘려, 회원 가입률을 19.6%에서 60.8%로 경이적으로 끌어올리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특히 그는 존경받는 요양병원 상을 구현하기 위해 45회에 걸쳐 연수강좌를 열고, 요양병원 실무지침서 발간, 아시아만성기의료학회 유치 등의 업적을 남겼다.
무엇보다 탈 기저기 운동 확산, 신체 구속폐지 등은 환자들의 인권을 제고하면서 요양병원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노인요양병원협회 차기 회장은 미소들노인병원 윤영복 원장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