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당 수가산정을 원칙으로 한 약국 조제수가 인하 결정이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소위원회는 26일 열린 회의에서 약국 조제수가 합리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내달 2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소위원회는 이날 ▲1안:조제일수 방문당 1일분 수가 적용:1773억원 절감(의료기관 367억원, 약국 1406억원) ▲2안:조제일수 방문당 3일분 수가 적용:1378억원(의료기관 367억원, 약국 1011억원) ▲3안:현행 25개 구간의 3개 구간 적용(약사회안):250억원 등을 논의했다.
참석 위원들은 약사회 제시안(3안)이 다른 안과 재정절감치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지적했으며, 약사회는 개국약국의 절감 수치(1000억~1400억원)가 과하다며 수용불가 입장으로 맞섰다.
논란이 지속되자 약사회 박인춘 부회장은 의약품관리료와 약국관리료를 통합한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현재 조제수가 5개 항목 중 약국관리료와 조제기본료, 복약지도료 등은 방문당 수가로 산정되고 있으며, 조제료와 의약품관리료는 조제일수별 산정되고 있다.
소위원회는 이를 수용해 다음 회의에서 기존 3개 방안과 약사회 추가안을 병행 논의하기로 했다.
문제는 약사회의 제시안의 논리와 재정절감치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박인춘 부회장은 “의약품관리료와 약국관리료를 통합하는 안의 구체적 재정절감액은 아직 모른다”면서 “논리적 근거를 갖고 다음 회의에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1000억원대 절감은 수용할 수 없어 기존에 제시한 250억원 절감치를 끝까지 가겠다는게 기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약사회의 새로운 카드가 250억원 기존 수치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결국, 조제수가 수가인하 결정을 지연하기 위한 시간벌기에 불과한 셈이다.
의사협회 이혁 보험이사는 “내년부터 약국 영수증 양식이 조제수가 5개 항목을 명시해야 한다는 점이 약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면서 ”약사회의 통합안의 재정절감 효과와 논리성을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혁 이사는 “방문당 수가산정이라는 조제수가 합리화의 기본 취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간을 나누는 식은 수용할 수 없다”며 “시간벌기식 두루뭉실한 안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병원협회 정영호 위원장도 “약사회가 새로운 안을 제시하겠다고 한 만큼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하고 “영상검사가 수가인하된 상태에서 조제수가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원칙대로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스란 과장은 “조제수가 합리화 방안은 소위원회 논의 결과로 결정되는 만큼 아직 단언하기 힘들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