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의협 회장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의료계 내부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경 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란이 의료계 핵심 이슈로 부상할 조짐이다.
전의총 노환규 대표는 9일 "연구비 횡령 유죄는 당연하며, 명예훼손과 기타 연구비 횡령이 무죄로 판결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이 항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시도의사회장은 "개인적 횡령도 아닌 의협의 회계 미숙인데도 의협회장에게만 너무 가혹한 판결인 것 같다"면서 "경 회장 본인도 유죄 판결을 쉽게 수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만호 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란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 개원의협의회장은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이번 일로 의협의 위상이 더 약화될 것"이라면서 "경 회장에 대한 사임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시도의사회장은 "경 회장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10만 의사의 명예를 지킨다면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의협 집행부 역시 총사퇴 수순으로 가야 한다"면서 "이후에는 의협 원로들이 모여서 대행체제로 집행부를 운영하면 된다"고 밝혔다.
다른 개원의협의회장은 "인간적으로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조직에 누를 끼친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대승적으로 판단해서 사퇴해야 한다"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시도의사회장은 "의협의 어른인 대의원회의 입장을 차분히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면서 "당장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의협 대의원회 관계자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대의원회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면서 "개인이 아닌 의협의 조직을 중심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의협 관계자도 "일단 판결문을 받아 검토하는 것이 먼저"라면서 "다만 의협과 의료계 전체 발전을 고려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