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15명 중 1명은 아세트아미노펜을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제까지 아세트아미노펜을 과용하는 경우의 위험성을 확인한 연구는 많았지만 대부분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미국 Partners HealthCare의 Li Zhou 박사 연구진은 대학병원 2곳의 의료기록을 검토한 결과 전체 환자 중 6.6%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하루 최대 허용량인 4g보다 많은 양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고령 환자나 만성 간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에서도 각각 20%, 18%에서 매일 통증 완화를 위해 3g 이상씩 복용하고 있었으며 특히 골관절염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여러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중복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미국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의 독성으로 인한 간 손상 사례가 전체 급성 간부전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하루에 4~6g 이상 복용하거나 아세트아미노펜과 함께 술을 마실 경우 간 손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이는 응고장애나 청력상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인한 간독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복합제를 만들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함량을 용량당 325 ㎎으로 제한하고, 제품 포장에 잠재적 위험에 대한 경고문을 포함하도록 제약사에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약물 과다사용자 대부분에서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자신이 얼마나 과용하고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Zhou 박사팀은 의료진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과용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으므로 입원 환자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가정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음이 드러난 셈이다.
연구팀은 전자 의무기록부(EMR)를 통해 2010년 1월부터 8월까지 입원한 환자 1만 4411명의 입원 기간 내 아세트아미노펜 처방 이력을 분석했다.
일차 평가기준은 입원 기간 중 아세트아미노펜 4g 이상 처방된 빈도로, 이차 평가기준은 65세 이상 노인 환자 및 만성 간 질환자에서 3g 이상 처방된 빈도로 정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6.6%에 해당하는 955명에서 입원 중 하루 누적 복용량이 4g이 넘었으며, 65세 이상 환자에서는 22.3%, 만성 간질환자 중 17.6%에서 하루 누적 복용량이 3g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계획된 용량대로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과용 위험이 무려 16.6배 높았고, 오히려 필요할 때 수시로 복용토록 처방 받은 경우에는 위험비가 0.6에 불과했다.
Zhou 박사는 "의료진은 환자들이 각각의 약물을 통해 하루 동안 섭취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총량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산 시스템을 통해 이를 파악할 수 있다면 과용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