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동아제약은 지난 2007년 미국 트리어스사에 아웃 라이센싱한 슈퍼박테리아 항생제가 미 FDA 우선심사대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테디졸리드(제품 코드 DA-7218)'가 그것인데,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 내 시판이 임박해졌다는 뜻이다.
대부분 제품이 FDA 허가 후 유럽 등 전세계로 시판 승인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테디졸리드'의 경쟁품은 화이자의 '자이복스'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신약의 탄생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실제 키움증권 김지현 애널리스트는 10일 보고서를 통해 "'테디졸리드' 상용화 후 최대 매출액은 '자이복스'의 전세계 매출액 30%인 4억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이 약이 상품화되도 동아제약이 얻는 이익은 크지 않다.
전임상까지 마친 동아제약이 지난 2007년 트리어스사에 국내를 제외한 전세계 판매권을 넘겼기 때문이다.
당시 계약 조건은 단계별 기술료 약 170억원, 시판 후 12년간 전세계 판매액의 5~7% 수준의 로열티로 알려졌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국내제약사가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기에는 비용 등의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상용화가 임박한 현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동아제약은 '자이복스'가 독점하고 있는 12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나눠가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물론 동아제약이 임상을 성공적으로 끌고갔었다는 가정하에서다.
반면 트리어스는 속칭 대박을 터트릴 조짐이다.
이 회사는 동아제약과 계약 이후 4년간 미국 내 임상시험을 했고 바이엘에 980억원을 받고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중국 등 이머징마켓 판매권을 넘겼다.
바이엘은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나쁜 계약 조건에도 '테디졸리드'의 가능성에 계약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미국 허가가 예상되는 '테디졸리드'. 이 약을 발굴해 전임상(동물실험)까지 실시한 동아제약. 하지만 상품화는 결국 외국제약사의 몫.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임상을 끌고 나갈 수 없는 국내제약사의 현 주소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