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못잔다는 환자들은 다리가 불편한 적 없었냐는 질문을 꼭 해봐야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조용원 교수(사진)는 29일 하지불안증후군(RLS) 치료에 대한 의료진과 국민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LS는 잠들기 전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조 교수는 2001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연수를 하며 RLS를 처음 접하고 국내에 개념을 들여오면서 RLS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를 통해 RLS 유병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RLS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연구도 했다.
최근에는 RLS 치료에 철분주사(덱스트란)요법이 효과 있다는 전향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중증 RLS 환자 25명에게 철분주사를 투여한 결과 68%인 17명의 증상이 좋아졌다. 치료효과는 1년 이상 지속됐다.
이 연구는 '세계수면의학회지(Sleep medicine)'에 실렸다.
조용원 교수는 "세계적으로 철분치료에 대한 논문은 7편이고 이 중에서도 주사요법 논문은 5편 뿐이다. 전향적 연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의료진에서도 RLS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RLS 유병률은 3.6% 정도로 높은편이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진단 자체가 미뤄질 때도 있다. 환자들이 외래에 올 때는 다리를 잘라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우울증을 동반해서 온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RLS 환자 였음에도 디스크 진단을 받아 수술까지 받은 사람도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잠을 못잔다고 수면제를 처방해 달라는 환자에게 꼭 한번 다리가 불편한 적이 없었냐고 물어봐야 한다. 신장투석환자, 임신부 진료시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면제 처방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면제 남용은 RLS를 오히려 더 악화시킨다. 아직도 불면증이라고 하면 항우울제, 수면제를 2~3개 이상씩 처방하고 있다. 환자에게 수면제를 주는 치료 대신 끊도록 유도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