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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협 파업 냉소 "세종시 이전 더 걱정"

이창진
발행날짜: 2013-11-22 06:21:56

"원격진료 투쟁 명분 약해…문 닫은 의사 얼마나 될지 의문"

복지부가 총파업을 포함한 의료계 대정부 투쟁 방침을 시큰둥하게 바라보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원격진료 반대 등 대정부 투쟁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은 지난 19일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원격진료 및 영리병원 저지를 1차 목표로 비상총회와 전국의사대회, 진료축소 및 총파업 등 투쟁 로드맵을 선언했다.

의협은 이어 21일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원격진료 저지를 비롯한 의료제도 개혁에 회원 89%가 전면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하며 대정부 투쟁의 분위기를 고취시키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원격진료 반대를 구실로 전면파업을 불사한다는 의료계 투쟁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국민들은 원격진료 의미도 모르는데, 이를 명분으로 파업한다면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설문결과에서는 90%가 투쟁하겠다고 하나, 실제 진료실 문을 닫고 나설 의사가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의원급은 자영업자로 정부가 강제로 파업을 막을 수 없다"며 "다만, 집단행동으로 국민 건강에 위해가 발생하면 불법으로 규정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의료정책실장 복도에 수북히 쌓여 있는 보건의료 관련 퍠지 자루.
복지부의 관심은 코 앞으로 다가온 세종시 청사 이전이다.

복지부는 다음달 15일을 기점으로 계동청사를 마무리하고 부서별 세종시 청사로 이전할 예정이다.

보건의료정책실의 경우, 다음달 17일을 전후해 세종청사로 이전한다.

복지부는 이사짐을 줄이기 위해 이미 문건 수거작업에 들어간 상태로, 계동 청사 층별로 수 백 개에 달하는 폐지 자루가 매일 같이 쌓여가는 상황이다.

한 공무원은 "의료계 투쟁보다 세종시 이전이 더 걱정"이라면서 "12월이 코 앞으로 다가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과장 등 간부진 상당수는 자녀 교육 문제로 홀로 세종시로 내려가 생활하는 일명 '기러기 아빠'로 생활패턴이 변화된다.

다른 공무원은 "일부 과장들은 공동 오피스텔을 구한다는 소리도 들린다"면서 "KTX로 1시간도 안걸린다고 하지만 밤늦게 끝나는 업무 특성상 서울에서 출퇴근을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거 복지부가 과천청사에서 계동청사로 이전하면서 대형트럭 수 십대가 줄지어 이동해 하루 동안 사무실을 세팅하는 대규모 이사 작전을 펼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