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6개월 동안
유방암 수술을 한 의원은 6곳이었고, 이 중 4곳은 평가 자체도 할 수 없는 '등급제외' 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두 곳도 최하 등급인 4등급과 5등급을 받았다.
의원급에서 유방암 수술을 하기에는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적정성 평가 지표 자체가 대형병원 위주라며 실질적인 치료의 질과 연관되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7~12월 만 18세 이상 여성에게 유방암 수술을 실시한 병의원 160개 기관 4574건을 대상으로 실시한
적정성 평가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평가결과만 보면 종합 결과 평균은 95.08점으로 처음으로 한 평가임에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종합병원 이상과 병의원의 편차는 컸다.
평균 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98.43점, 종합병원이 94.45점이었지만 병원은 76.39점, 의원은 78.08점에 불과했다.
특히 평가지표 중 구조부분인
4개 진료과의 전문인력 구성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4개 진료과는 외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다.
상급종합병원은 4개 진료과 충족률이 98.9%인 반면 병의원은 주로 1개 진료과인 외과만 있어 충족률이 30% 이하로 낮았다.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 중 고위험군에서 방사선치료 시행률은 80~87%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낮게 나왔다.
심평원은 각 평가지표 점수를 종합해 평가등급을 5개 등급으로 구분한 결과 160개 기관 중 종합점수 산출이 가능한 기관은 99개였다. 수술 실적이 5건 이하인 의료기관은 아예 등급을 산출하지 않았다.
99개 기관 중 72%는 1등급을 받았다. 여기에 빅5를 포함한 42개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포함됐다. 상급종합병원 중 여의도성모병원과 동아대병원만 2등급을 받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유방암 수술을 했다는
6개 의원의 성적표다.
6곳 중 단 2곳만 그나마 최하위 등급인 4등급과 5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4곳은 등급 자체도 아예 못받았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원급에서 4개 진료과 상근 전문의를 모두 고용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암 진료는 외과의사가 수술만 해서는 안되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을 전문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평가지표, 대형병원 중심…의원은 불리하다"
그러나 심평원 적정성 평가 지표가
대형병원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수술을 하는 작은 의원에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반박이 나왔다.
한국유방암학회 관계자는 "의사 한사람이 1년에 1000명 이상을 수술하면 그것이 잘하는 병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심평원 평가 지표에는
협진에 대한 편견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공간에 있어야 협진을 잘한다고 하는 것도 편견"이라면서 "조직검사는 병리센터에 보내고, 방사선 치료는 대학병원에서 받으라고 하는데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특히 유방암 초기 환자는 대학병원 시스템이 오히려 더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은 직접 초음파와 영상 결과를 보면서 수술까지 한다. 그러나 대학병원은 진료과 구분이 엄격하기 때문에 검사 받고 수술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환자 만족도, 의사가 수술을 얼마나 하는지 등 실질적인 치료 질과 연관되는 지표가 필요하다. 무조건 큰 병원에 유리하게 돼 있는 평가지표라면 의원은 빼고 하는 게 낫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