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의 소아 폐구균 백신 '프리베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1위다.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단 하나 뿐인 경쟁자 GSK '신플로릭스'는 경쟁자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프리베나'의 시장 입지는 탄탄했다.
하지만 순탄하던 '프리베나' 여정에 변수가 생겼다.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소아 폐구균 백신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누가봐도 한정된 예산(국비 586억원+지방비 612억원)에 시장 1위 '프리베나'가 들어갈 그릇은 작아보였다.
'너무나 잘 나갔고 시장을 압도했기'에 골치 아픈 한국화이자.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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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구균 백신 NIP 사업 채택 사활, 그러나..."
일단 한국화이자는 소아 폐구균 백신 NIP 사업에 '프리베나'를 반드시 넣어야한다.
만에 하나 '신플로릭스'만 선택될 경우 한국화이자는 연간 800억원 안팎의 '프리베나' 매출이 증발할 수 있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는 두 백신 모두 NIP 사업에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소청과 개원의사회 관계자는 14일 "비용효율성 등을 따지겠지만 양 백신에 대한 기 접종자가 있다는 점에서 당장에 한 백신만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화이자는 '프리베나'가 NIP에 선정돼도 고민이다. 바로 공급가 문제다.
시장에서 소아 폐구균 백신 접종가는 13만~15만원이다.
여기서 백신 공급가는 7만원 안팎이며, 의사들은 세금 등을 고려해 공급가에 7만원 가량을 접종비로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책정된 예산 1200억원(국비 568억원, 지방비 612억원)에서 이런 공급가와 접종비는 기대하기 힘들다. 아니 사실상 불가능하다.
매년 탄생하는 신생아수(약 43만명)와 4회 접종인 폐구균 백신, 그리고 국가 예산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공급가와 접종비는 절반 가까이 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급가 고집도..."
그렇다고 한국화이자가 높은 공급가를 고집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공급가는 예산에 포함된 접종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의사들과의 마찰을 생각해야한다.
여기에 '신플로릭스'와의 가격 경쟁도 감수해야한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물론 이번 폐구균 백신 무료 접종이 하반기 시행 목표라는 점에서 내년도 예산 증액을 점쳐볼 수 있다.
하반기에 책정된 예산이 1200억원이라면 내년에 2400억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화이자나 의사들이나 공급가나 접종비에서 현재보다 크게 손해를 볼 일이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긍정적인 가정일 뿐이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국회에서 갑작스럽게 통과돼) 현재까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일단 다음주부터 어떤 백신을 선택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1차 회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하반기 시행이 목표다. 하지만 여기 저기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아 장담은 못한다. 올해 문제점을 보고 내년 예산 증액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