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지금의 울산대병원을 종합병원(2차)으로 보겠습니까"
이 한마디로 끝이었다. 상급종합병원(3차)에 도전하는 병원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의 자신감이었다.
지난 26일 방문한 울산대병원. 의료진들은 "이제는 울산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옷을 입어야할 때"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다 큰 성인에게 교복을 입힌다고 다시 학생이 되지 않듯이 이미 훌쩍 커 버린 울산대병원에게 종합병원 이름표는 걸맞지 않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이 병원은 오는 7월 상급종합병원 지정신청서를 제출한다.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울산대병원은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번 기회야 말로 울산 지역 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외치면서 말이다.
정융기 영상의학과 교수(기획실장), 김영일 내분비내과 교수(진료부원장), 김문찬 가정의학과 교수(대외협력 및 홍보실장), 민영주 혈액종양내과 교수(암센터 소장), 경규혁 외상외과 교수를 만나봤다.
울산대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울산 지역 내 의료전달체계 확립 계기가 된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렇다. 가장 큰 명분은 울산 지역 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울산 시민과 지역의료계의 오랜 바람이기도 하다.
울산대병원이 위치한 동구만 봐도 19만명의 인구가 거주한다. 그런데 울산대병원이 종합병원으로 묶여 있어 다른 종합병원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 무늬만 종합병원이지 속은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과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울산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간다면 지역내 종합병원 유치도 원활해져 지역 내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지역내 완결적인 의료체계를 갖추는 것이 병원 설립 이념이기도 하다.
상급종합병원 필수 요건은 갖췄나
1997년 대학병원으로 전환하고 2011년 암센터 지정, 작년에 새 병원을 완공했다. 환자 중증도나 중증 규모나 43개 상급병원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때문에 이제는 우리가 몸에 맞는 새 옷(상급종합병원)을 입어야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중증환자만 봐도 전체 환자 증가폭의 2~3배에 이른다. 작년 7~8월만 해도 누적 중증도가 20% 초반이었는데 지금은 26%대다. 암센터 지정 등 질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리다. 덕분에 역외 유출도 상당히 줄었다.
울산대병원은 신축암센터 준공 및 본관 리모델링 완료 등 의료의 질과 하드웨어 모든 부분에서 업그레이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상총량제가 시행될 경우 울산 지역과 달리 부울경 지역 전체 상급종합병원 병상수가 타 지역(권역)보다 높아 이번이 아니면 향후 지정 가능성 희박하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금이 적기라고 본다.
병원 문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의 반발은 없었나
동구 지역에 다른 2차 병원이 없다. 또 현대 중공업이나 계열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병원이다보니 주민이나 계열사 직원의 이용 편의성에 신경을 썼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병원이 질적 양적으로 변화했고 지역 주민이나 계열사 직원도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또 이해도 한다. 지역의료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소리다.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울산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을 때 누릴 수 있는 장점은
지역 사회 숙원 사업인 실질적 지역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 수행할 수 있다. 또 울산대병원을 중심으로 울산권역 의료전달체계 확립하게 된다.
울산대학교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동구 지역에 종합병원 유입도 가능케 된다.
경증환자는 지역 1, 2차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됨에 따라 중증환자 우선 진료 가능하며, 중증환자 역외 유출 예방할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 신청 동향 및 전망
기존 경남권 상급종합 5개 병원 외에 아마도 울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해운대백병원, 삼성창원병원이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광역단체지만 상급종합병원 부재로 울산광역시 독자적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사업 참여 및 유치 어려움도 있었다.
의료를 산업 관점으로만 보지 말고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을 위해 좀 더 포괄적인 시점을 가지고 접근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