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에 이어 2번째 SGLT-2 억제제 '인보카나'도 곧 나온다고 하던데요?"
"그래요? '인보카나'는 출시가 불투명하다고 하던데요. (얀센 직원들이) 본사에서 약값을 제대로 받지 못할 거 같으니 발매를 안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기자와 A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나눈 대화다.
3월 비급여 출시된 당뇨치료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에 이어 2호 SGLT-2 억제제가 유력했던 '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가
시판 좌초 위기에 놓였다.
얀센 본사가 한국에서는 '인보카나'가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공급 포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보카나 허가는 이르면 4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출시를 할 수 있냐는 것이다. 본사가 한국의 약가산정기준을 논리적이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한국얀센은 일정 부분 사실을 인정했다.
회사는 "인보카나의 보험급여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한국 시장 및 환자들이 혈당 조절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다수의 경구용 약제가 있다는 면밀한 검토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또 한국에서 인보카나가 좀 더 손쉽게 사용될 수 있도록 주요 관계자 등에게 지속적으로 상의하고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보카나'는 SGLT-2 억제제 중 처음으로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약이다.
지난해 7월 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란셋(Lancet)에 글리메피리드보다 저혈당, 공복혈당, 중증 부작용 발생률을 낮춘다는 임상 결과를 게재한 바 있다.
임상에 참여한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는 당시 "란셋에 게재된 '인보카나' 데이터는 아시아인 환자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국내 신약 가격, 선진국의 35% 수준"
한편 한국 정부와 다국적제약사 간의 약가 마찰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타이트한 약가산정기준 때문이다.
실제 KRPIA(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2006년 12월 시행된 약제비적정화방안(DERP) 이후에 등재된 국내 특허 신약 가격은 A9 국가 약가 대비 35%로 매우 낮다고 밝힌 바 있다.
A9 국가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싱가포르, 대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