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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심장학회, 적정성평가 보상 요구 의심스럽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4-04-24 15:03:03

이규덕 위원, 강경 대응 천명…"미제출 병원 패널티 불가피"

'적정성평가 자료 제출에 대한 업무 과중. 분석 결과 권한 전문 학회로 이관.'

대한심장학회가 올해부터 확대 시행되는 '허혈성심질환 적정성평가'를 거부하며 내건 주장이다.

학회는 최근 앞장서서 일선 병원들에 적정성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업무 과중의 부담이라는 해묵은 불만이 결국에는 터진 것이다.

심평원은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24일 허혈성심질환 적정성평가를 관장하는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이규덕 상근평가위원에게 적정성평가에 대한 심평원의 입장을 들었다.

-허혈성심질환 적정성평가 자료제출 마감이 22일까지였다. 그 전에 학회가 나서서 일선 병원들에 평가자료 제출 거부 입장이 들어가 있는 공문을 돌렸다. 알고 있었나?

한 병원에서 문의가 들어와서 알게 됐다. 학회가 요구하는 것은 업무 과중에 대한 인센티브, 평가 자료 분석 학회로 이관 등 크게 두가지다.

이 부분들이 학회 차원에서 지적할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학회는 의료지식이 높은 전문가 집단이다. 적정성평가 지표에 더 추가할 부분은 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있는지에 대한 건설적인 방안에 대한 제안이라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업무 부담으로 인한 비용 문제는 병원에 부담이 되는 거지 학회 부담이 아니다.

자료 분석, 지표개발은 학회와 꾸준히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다. 정부 차원에서 빅데이터 개방을 권장하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심평원의 자료도 충분히 갖다 쓸 수 있는 부분이다.

-병원들의 업무 과중은 2012년 대장암 적정성평가를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나왔다. 그만큼 적정성평가 자료 때문에 병원 행정적 낭비가 심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급성심근경색증 같은 경우에는 질이 많이 향상 돼 한건만 잘못 입력해도, 한건만 문제가 생겨도 성적이 뚝 떨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료를 입력하는 병원 행정 직원들이 임상의사에게 끊임없이 확인하고, 묻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의사들도 분명히 힘든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환자 안전, 병원 발전에 건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심평원도 업무과중에 대한 해결책을 내야 할 때가 아닌가.

2012년 자료제출의 효율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서울대 연구진에 발주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비용적인 문제는 심평원이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큰 틀 속에서 보건복지부, 대한병원협회가 대화를 하며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기 떄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3대 비급여 급여화에 따른 병원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수가 보상책을 고민하고 있다. 업무과중에 대한 인센티브도 이 과정에서 적절한 보상방식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심평원 차원에서는 적정성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심평원이 직접 병원에서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현을 고민해서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심평원이 자료만 빼올 수 있으면 병원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병원마다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융합할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병의원이 급여 청구를 할 때 애초에 적정성 평가 관련 자료도 입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장학회 공문에 따라 마감시한까지 자료를 내지 않은 병원들이 많다. 자료를 끝까지 안내면 어떻게 되는가?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도 끝냈다. 심평원이 자료를 내 달라고 사정할 문제는 아니다. 원칙은 지킬 것이다. 끝까지 자료를 안내는 곳이 있으면 최하위 등급을 준다든지의 페널티가 나갈 수 밖에 없다.

자료제출 기한이 불과 이틀 지났다. 대학병원, 빅5 등 병원들은 국민 건강에 대한 책임이 있다. 책임있는 병원들이 자료를 낼 거라고 믿고 있다.

-앞으로 심장학회와는 어떻게 이야기를 해 나갈 예정인가?

허혈성심질환 포괄평가는 기존에 진행해오던 급성심근경색증, 관상동맥우회술(CABG)에다가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를 더한 것이다. PCI 평가지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 부분이 있어서 병원들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만 시범 평가할 예정이다.

특히 PCI는 우리나라만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인터벤션학회에다가 연구용역도 맡겨놓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장병에 대한 포괄평가를 하겠다고는 했지만 결과 공개는 우선은 부분적으로 할 예정이다. 기존에 해오던 급성심근경색증 결과만 국민에게 공개를 할 계획이다. 평가방식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하기로 했다.

평가 결과가 나오면 중앙심사평가위원회에 올리기 전에 학회를 먼저 찾아가서 결과에 대해서 설명하고 논의한다. 평가지표 하나하나,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해서 하나하나 심장학회 등과 논의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