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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전 회장 "탄핵 당한 4월 19일 충격적인 날"

이창진
발행날짜: 2014-04-30 17:00:00

의장·주동자 사퇴 마땅…"공정위, 임원 4명 처분 감경해야"

대회의회 탄핵 이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노환규 전 회장은 대의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30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대의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양측에서 처벌을 받은 현 상황이 씁쓸하다"고 밝혔다.

이날 노 전 회장과 방상혁 전 기획이사, 임병석 전 법제이사(변호사)는 공정위 세종심판정에서 열리는 (사)의사협회 집단휴진 관련 사업자단체 금지행위건 전원회의 구술심의를 위해 방문했다.

공정위에 고발당한 5명 중 송후빈 충남의사회장과 정영기 병원의사협의회장(아주대병원 교수), 송명제 대전협 비대위원장(명지병원)은 변호인에게 위임했다.

노 전 회장은 "저의 처분은 수용하나, 나머지 4명(방상혁, 송후빈, 송명제, 정영기)은 직책상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공정위가 처분을 감경하거나 없애 달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도 의협 내부문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처분결과를 만들어놓고 구술심의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의협 임총(4월 19일) 탄핵과 관련 '후안무치' 등 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대의원회를 강력히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은 "탄핵 당한 4월 19일은 충격적인 날"이라고 전제하고 "탄핵을 감수한 이유는 대의원회가 미안하게 생각할 줄 알았다. 부채의식 차원에서 대의원 직선제와 겸임 금지, 회원총회 개최 등 정관개정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전날(29일) 가처분 신청과 관련, "가처분 수용에 자신 있다"면서 "법조인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한 명도 수용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은 없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노환규 전 회장은 "(회장 복귀시)대의원회 의장과 탄핵을 주도한 대의원들은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후안무치이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법원에서 (가처분)수용불가 결정시 내가 취할 다른 방법은 없다"며 승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음은 일문 일답>

공정위 전원회의 구술심의 주장 요지는.

=의사협회가 대정부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성과 공정위 처벌의 불합리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왔다. 공정위가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에 따라서 처벌을 강행할 수밖에 없으나, 본인 개인들은 문제점을 정확하게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시장 거래가 공정하지 않다. 의료서비스 공급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 불공정이다. 그로 인해 많은 의료왜곡이 생기고 그것은 책임은 정부에 있고 피해는 국민에게 가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저는 처벌을 받지만 공정위는 앞으로 제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왔다.

공정위에서 통보받은 처벌자는.

5명이다. 저는 수용을 해야 하고 나머지 4명(방상혁, 송명제, 송후빈, 정영기)은 맡은 바 직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처벌을 감경하거나 없애달라는 요구사항이 들어있다.

공식적으로 전 회장인데 집단휴진 책임을 물어 의협을 대표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지 않나.

생각해보니까 그렇다. 그런데 당시 제가 집단휴진 행위의 당사자기 때문에 직무대행자가 당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의신청 생각은.

공정위에서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면 미리 다 만들어 놨다는 것이다. 이의신청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과보고 판단하겠다. 대의원회와 정부 양쪽에서 처벌받는 상황이 씁쓸하다.

전날(29일) 가처분신청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탄핵을 수용하면 되지 또 다시 분열을 조장하냐는 주장도 있다.

그건 그들의 주장이다. 불의한 결의를 해놓고 회원의 뜻과 다른 결정을 해놓고 그런 후안무치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회원들이 노환규 회장의 역할을 끝났다고 하면 수용한다. 거꾸로 전체 회원의 97%가 탄핵에 반대하는 것을 알았는데 왜 굳이 회원 뜻과 반대하는 결정을 했는지 대의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협회 주인은 회원이지 대의원이 아니다.

의협 임총과 정총에서 탄핵 당한 임원진 3명은 공정위 전원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났다. 왼쪽부터 임병석 전 법제이사, 노환규 전 회장, 방상혁 전 기획이사.
가처분 불가 결정시 승복하나.

그렇다. 무슨 방법이 있겠나.

현 위기상황을 타개할 묘안은 있나.

탄핵 자체는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 대의원과 관련 정관 개정 추진하지 않겠다 등의 요구를 수용했다면 탄핵되지 않았다. 그것을 수용하지 않은 것은 탄핵을 감수한 것이다. 그러면 결국 개혁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탄핵을 감수할 만큼 대의원 개혁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개혁을 하는데 탄핵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대의원회 문제점을 외부로 드러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의협 대의원회 존재와 문제점을 모르던 회원들도 알게 됐다. 협회 주인이 회원인지 대의원들이 아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대의원회 의장 뿐 아니라 탄핵을 주도한 대의원 모두 사퇴해야 한다. 시도의사회장들은 선출직이니까 다른 문제다.

법원의 가처분 수용 가능성은.

자신하고 있다. 제가 만난 법조인 중에 가능성이 낮다고 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법률적으로 단순한 사건이다.

사원총회 개최여부는.

당연히 해야 한다. 사원총회는 성패를 떠나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 외에는 다른 희망이 없다. 가처분이 수용되지 않아도 해야 한다. 물론 집행부에서 대의원들의 압박에 의해 포기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무슨 영광을 얻겠다고 압박에 굴복하겠나.

가처분 관련 대의원회와 집행부 공조 결정에 대한 생각은.

집행부가 상식적 차원에서 대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사자가 대의원인데 알리지 않고 직무대행이 모든 걸 다 책임지고 알아서 하겠다고 대답할 수 없는 것이다.

탄핵 당한 후 지금까지 심경은.

탄핵 당한 4월 27일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탄핵을 감수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저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면 대의원들이 회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해 부채의식을 가질 줄 알았다. 그래서 집행부가 낸 정관개정안(대의원 직선제, 겸직금지, 사원총회)을 알아서 통과시킬 줄 알았다. 그 정도의 양심이 있기를 기도했다. 그게 탄핵을 감수한 큰 원인이었다. 그런데 예상이 틀렸던 것이다. 기대를 크게 하진 않았는만 이 정도는 하지 않을까 믿고 싶었다. 그때부터 대의원에 대한 존경을 거두고 역사 앞에 죄인으로 단정한 것이다.

다시 회장으로 복귀해도 탄핵하겠다는 이야기도 있다.

절차상 문제 뿐 아니라 실체적 하자도 있다. 지금 보다 중요한 것은 실체적 하자다. 정관상에 불신임할 수 있는 요건이 명기돼 있다. 대의원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불심임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조항이다. 그것을 어떻게 갑자기 만들 것인가. 예를 들어 3월 30일 임총 결의 사항을 지키지 않은 것이 정관 위반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불법 결의라고 나와 있다. 두 번째 이것을 따르지 않는다고 회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다. 이 실체적 하자를 하루아침에 보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개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협회를 우롱하는 것이다. 오히려 사원총회 개최는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