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하지 않고 끝. 최근 인기있는 유행어다.
이를 대웅제약에 적용하면 '1등 영업사원도 내부규정 어기면 당황하지 않고 해고 끝'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결코 쇼맨십이 아니다. 실제 이 회사는 작년 내규 위반자 6명을 자리에서 뺐다. 전보를 내렸는데 '당신은 이 부서에 적합하지 않으니 다른 곳으로 가라'는 강한 경고였다.
지난 4월 전담 조직을 갖춘 대웅제약 컴플라이언스(CP) 책임자 이세찬 이사. 그는 '유턴은 없다'고 외친다.
설령 1등 직원이 엄격한 내규로 '못 해먹겠다'하고 회사를 나간다해도 전혀 말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리베이트 적발시 급여 퇴출)가 임박한 시점에서 정도 영업은 '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부적응자는 과감히 떠나라고 했다.
최근 대웅제약 본사에서 그를 만나봤다.
제약업계 CP팀 운영은 대부분 TF 형태다. 대웅제약처럼 전담 조직을 갖춘 CP팀은 드물다.
그렇다. 대웅제약은 2007년 9월 CP를 도입했다. 당시 리베이트를 하다 적발되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특히 CP에 대한 CEO의 강력한 의지는 임직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것이 지난 4월 CP 전담팀까지 만들어진 계가가 됐다.
오는 7월 시행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환경 변화도 전담 조직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전담 조직이 갖춰지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가.
CP 운영은 임직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때문에 엄청난 교육 홍보 과정을 거쳤다. 직원들이 CP를 생활화할 수 있게 노력했다. 정기 교육은 물론 변화된 환경에 맞춘 수시 교육이 빈번히 이뤄졌다. 시험을 봐 탈락자는 징계를 내렸다.
영업 및 마케팅에 관한 내외부 법률 자문 등 사전 모니터링(작년 254개 안건 심의)은 물론 잘 지켜졌는지 사후 관리도 철저히 했다. 익명의 신문고 제도 등을 통해 자발적인 감시 활동이 펼쳐졌다.
내부 규정을 어긴 직원에게는 경고에서 해고까지 다양한 처벌이 내려졌다. 만약 영업부에서 잘못을 저지르면 너는 영업에 자격이 없다며 전보 조치를 취했다. 그 정도로 쎄게하고 있다. 결코 보여주기 식이 아니다. 작년에서 6명에게 인사 불이익 조치를 내렸다.
공정경쟁규약 편람도 최근 3판까지 출시됐다.
CP 전담 조직의 구성은.
컴플라이언스 팀은 대표이사 직속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조직으로 자율준수관리자 저를 포함해 사내 변호사, 법부, 회계, 감사 등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 5명으로 구성됐다.
전담 조직을 갖췄다. 앞으로 어떻게 달라지는가.
무엇보다 의사 소통이 빨라진다. 이전에는 어떤 주제에 대한 소위원회가 2주에 한 번 열렸다면 이제는 1주다. 그만큼 영업 및 마케팅에 있어 궁금증을 빨리 해결할 수 있다.
영업사원만 800명이 넘는다. 궁금증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전담 조직이 생긴 만큼 법에 저촉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회사와 직원 간의 의사 소통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또한 CP 교육 활동도 대폭 증가할 것이다. 컴플라이언스 데이 등 직원들이 쉽게 이해하고 몸에 익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컴플라이언스는 대웅제약의 문화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 전담 조직의 사명이다.
CP 운영에 CEO 의지가 중요한 이유는 뭔가
사실 2007년 대웅제약을 포함해 37곳의 제약사가 CP를 도입했다. 하지만 잘 운영되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위에서 CP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진행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내규를 어기면 1등 영업사원이라도 큰 처벌을 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인가.
그렇다. 영업직원이 아무리 실적이 뛰어나더라도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인사위원회를 통해 불법행위로 취득한 이득금의 3배까지 변상토록 하고 과감히 그 자리에서 빼고 있다. 강력한 조치다.
제품설명회 진행시 CP관련 내부기준(사진증빙 등)을 준수하지 않으면 비용 처리를 해주지 않는다. 해당 사유서를 청구하고 반복될 경우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조치하고 있다.
어차피 영업사원은 실적을 내야한다. 총알이 없이 전쟁터에 나가라고 하면 불만을 가진 직원이 나오기 마련이다.
아쉬운 부분이다. 정도 영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급여 삭제라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인식이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실제 직원 가운데 어항에 플랭크톤 하나 없어 나 죽는다는 하소연이 많다. CP 없는 다른 환경으로 옮기는 직원도 더러 발생한다. 하지만 이것은 훨훨 타는 불인지 모르고 달려드는 불나방과 다름없다. 정도 영업은 이제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