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뇌졸중학회가 적정성평가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예정대로
'건당입원일수지표(LI)'를 평가지표로 추가해서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신, 입원기간기준을
'전체 입원일수'로 적용 하기로 했다. 내년에 진행하는 7차 평가는 전반적인 평가방향을 전면 재검토 할 예정이다.
심평원은 12일 6차 급성기뇌졸중 적정성평가 설명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뇌졸중 평가 지표에 '건당입원일수지표(LI)' 유지 여부 결정 과정 등을 공개했다.
급성기뇌졸중 적정성 평가에는
뇌혈관외과학회, 뇌신경재활학회, 대한뇌졸중학회 등 3개 학회가 의견을 내고 있다.
적정성 평가지표 의견 수렴은 관련 의학회 추천 임상전문가, 평가위원으로 구성된 전문가자문회의를 거쳐 중앙평가위원회 심의, 보건복지부 보고 과정을 거친다.
심평원은 이 과정을 거쳐 지난 3월 6차 평가 지표를 확정하고 공개했다.
그러나 뇌졸중학회는 LI지표를 모니터링지표가 아닌 평가지표로 추가하는 것은 시기 상조며 환자의 진료왜곡을 초래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강행 시에는 적정성 평가를 거부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였다.
심평원은 뇌혈관외과학회와 뇌신경재활학회, 뇌졸중학회와 각각 간담회를 갖고 다시 3개 학회와 함께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여기서 LI지표를 모니터링 지표로 전환하자는 의견과 평가지표로 유지하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심평원은 전문가 회의에서 나온 결과 모두를 중평위에 올렸고, 입원일수기준을 바꿔서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현재는 뇌졸중환자가 입원해서 재활의학과로 전과되는 시점까지를 입원일수로 계산했다면, 입원부터 퇴원까지 전체 입원일수를 평가하기로 한 것.
이규덕 평가기획위원은 "급성기뇌졸중은 재활치료까지 하는 것 자체가 일반적인 치료과정이다. 재활의학과로 전과되는 시점까지로 제한한 것은 가능하면 빨리 재활치료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LI지표 자체가 전체 입원기간을 줄이기 위해 보려는 것이기 때문에 입원 전체를 보는 게 성격에 맞다"며 "재활치료를 빨리 의뢰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도 평가 지표에 있다"고 덧붙였다.
강정숙 급여평가실장은 "11일 열린 중평위에서 이 문제만으로 1시간 반이 넘는 집중토론을 했다. 회의 후에는 이례적으로 3개 학회에 유선으로 신속하게 회의 결과를 알렸다"고 말했다.
"7차 평가는 대상기간 설정부터 지표까지 원점에서 재검토"
심평원은 내년에 진행할 7차 적정성평가에서는 평가방향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양기화 상근평가위원은 "치료 결과 지표 없이 구조와 과정 지표로만 뇌졸중 적정성평가를 운영해 왔다. 5차까지 평가를 하면서 과정지표에서 기관간의 변별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평가 자체도 3개월 자료만으로 하다보니까 평가 대상기간에만 적용하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들도 있다. 평가대상 기간 설정, 자료추출 방법, 지표 등 평가에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원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은 적정성 평가에 참여하는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공감하기 때문에 다각도의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강정숙 실장은 "자료 자동수집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곧 연구를 발주할 예정이다. 가능하면 지표수도 많은 항목보다는 적게 하면서 질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무 과중에 대한 행정비용 보상책도 복지부와 밀도있게 의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실장은 "검토 당시에는 합리적이라고 판단해서 결론을 내리지만 절차를 밟았다고 해서 불변의 법칙이 아니다. 언제든지 의견을 주면 함께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