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인력과 시설에 대한 질적 차이가 병원에 따라 크다는 사실을 수치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중환자실 사망률도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상급종합병원 4곳, 종합병원 6곳 등 총 10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6월 중환자실 입원 진료분 자료를 바탕으로 예비평가를 진행했다.
이는 올해 10~12월 진료분으로 본격 시행할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를 앞두고 지표개발 및 현황 파악을 위해 실시한 것이다.
예비평가 결과, 상급종병과 종병의 질적 편차가 컸다.
종합병원은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유무율이 25%에 불과했지만 상급종병은 75%였다. 평가 대상 4곳 중 3곳은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가 있다는 이야기다.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보면 종병은 간호사 한명당 환자가 1.2명인데 반해, 상급종병은 0.58명이었다.
중환자실 내 전문 진단 및 치료 장비 구비 유무도 상급종병은 100%를 기록했지만 종병은 50%에 불과했다.
중환자실 사망률은 종병이 22.9%로 상급종병 18.9% 보다 더 높았다.
지난 2010년 서울의대 김윤 교수가 '안정적인 중환자 보호와 중환자실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한 것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환자실 입원환자 사망률은 11.9%로 선진국 중환자실 입원환자 사망률 9.8%보다 더 높았다.
예비평가 결과 평균인 21.3%와 비교하면 사망률을 크게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심평원은 대한중환자의학회에 '중환자실 평가지표 및 평가기준 개발'에 연구용역 등을 통해 개발한 지표로 예비평가를 시행했다.
그 결과를 반영해 평가지표 9개, 모니터링지표 4개 등 총 13개 지표를 확정한 후, 최종 검토 중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병원과 중환자실에 따라 처한 황경이 다르고 조건 및 상황이 다르다. 전문가 사이 의견을 교환한 뒤 75% 이상 공감하는 지표를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현재 의료계는 평가지표 중 중환자실 사망률과 중환자 전담 전문의 유무 지표에 대해 특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단순 사망률을 비교하면 중증도가 높은 환자는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사망률은 중증도 보정 등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를 해서 짚고 넘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담 전문의 문제는 수가와 연결된 우려다. 전담 전문의를 두는 것 자체가 병원 경영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학회 등과 정부가 꾸준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