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디스크는 수술이 능사가 아닙니다. 환자에게 수술비를 바가지 씌우는 것보다 수술하는 게 더 나쁩니다."
대한통증학회 신근만 회장(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학과)의 평소 소신이다.
디스크는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신경학적 이상만 없으면 시간이 약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수술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디스크로 인한 통증 치료에 대해 의사들도 잘 모르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심하게 튀어나온 디스크일수록 더 잘 제거된다. 마비가 발생할 정도의 큰 신경학적 이상만 없으면 수술이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수술이 최고라는 맹신을 가진 의사가 있다. 또는 통증이 워낙 심한 질환이다보니 환자들이 쏟아내는 비난이 걱정돼 수술을 하는 의사도 있다"며 "하지만 디스크는 통증관리만 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신경학적 이상 여부는 환자의 엄지발가락 움직임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
그는 조직의 파괴를 동반하는 수술은 처음에는 좋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또다른 변성을 초래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척추 디스크 수술을 하면 그 인접부위의 퇴행성 변화가 더 빨리 진행돼 또다른 디스크 질환이나 척추관협착증을 유발하기 쉽다는 것이다.
"마약성진통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통증관리에 효과적"
신 회장은 의사들이 통증 관리를 위해서 마약성 진통제 등의 약을 과감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은 마약을 너무 남용해서 문제지만 우리나라는 마약이라고 하면 난리난다. 하지만 극심한 통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마약성 진통제를 과감하게 단기간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마약성진통제 외에도 항우울제, 항경련제도 통증 관리에 효과적이다.
신 회장은 "항우울제에 들어있는 세로토닌 등이 통증방어기전에 도움을 준다. 통증관리에 약물도 역할을 한다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90년대 초만해도 통증환자에게 항우울제를 쓰면 환자가 정신병 약을 왜 먹어야 하냐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회상하며 "약을 쓴다면 너무 과하게 써서도 안 되고 너무 안 써서도 안 되며 적정하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