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이달말 전격 시행돼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는 16일 "의원급 6곳 등 11개 의료기관 및 특수지 시설 2개소가 참여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9월말부터 6개월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 3월 의사협회와 원격의료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해 의정 공동 시범사업을 6개월 실시하고 그 결과를 입법에 반영한다는 합의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이다.
현재 의협은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시범사업 강행에 따른 의료계의 엇갈린 반응이 예상된다.
시범사업은 서울 송파와 강원, 충남, 경북, 전남 등 9개 시군군에서 참여를 희망한 의원급 6곳과 지역 보건소 5곳, 교정시설 등 특수지 2곳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원격모니터링(관찰+상담)을 우선 실시하고, 원격진료(진단+처방)는 준비기간을 거쳐 도서벽지(보건소), 특수지 대상으로 10월부터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시범사업 규모와 모형
대상 환자 규모는 약 1200명(실험군, 대조군 각 600명)으로 참여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온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 중 본인 동의를 거쳐 실시된다.
참여 의료기관은 원격모니터링시스템 및 화상 상담 등 통신 기능을 탑재한 노트북과 현장 원격의료 수행인력 등이 지원되고, 일정액의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환자의 경우, 혈압계와 혈당계, 활동량측정계 및 게이트웨어(전송장치) 등 필요장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환자는 스마트폰용 어플을 개발, 지원한다.
시범사업은 고혈압과 당뇨 임상 전문가와 방법론 전문가, IT 전문가 등 10인 내외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할 예정이다.
평가지표는 기기적 안전성, 임상적 안전성, 임상적 유효성 등으로 구체적 사항은 평가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기간은 9월말부터 2015년 3월까지 6개월로 세부과제별 진행상황에 따라 착수와 종료시점이 조정될 수 있다.
◆원격 모니터링 세부 절차
고혈압과 당뇨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최초 대면진료를 통해 환자 상태에 따른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환자가 혈압과 혈당 등을 자가 측정해 주기적(주 2~3회) 의료기관에 전송(인터넷 포털, 스마트폰 앱 등)하는 방식이다.
의사는 원격모니터링과 주 1회 정기적 원격 상담(PC나 스마트폰 통한 화상상담)을 실시한다.
원격모니터링 중 처방변경이 필요하거나 환자 상태에 이상 징후가 의심되는 경우 의료기관 방문을 요청하도록 했다.
평가방안은 진료기록 등 결과자료 분석과 대조군 비교 등을 통해 평가지표를 확인하고 원격모니터링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증한다.
◆원격진료 세부 절차
경증질환자 중 의사의 판단에 의해 원격진료가 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환자 요청이 있을 경우, 의사가 원격진료 여부를 판단해 실시하고 필요시 전자처방전을 발행한다. 다만, 약국의 택배배송은 불허이다.
원격모니터링과 동일한 방식으로 결과지표를 활용해 분석하고 원격진료 안전성을 검증한다.
◆건강보험 수가 개발
원격모니터링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개발도 동시 진행된다.
수가 적용 대상행위는 원격모니터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원격상담이며 상대가치점수와 급여기준 등 건강보험 적용 세부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개발된 건강보험 적용 모형은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손호준 팀장(원격의료기획제도팀)은 "원격의료 도입 취지를 감안할 때 시범사업을 더 이상 지연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참여 가능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우선 시작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손 팀장은 이어 "정부는 의정 합의 취지를 존중해 지난 3월 의정 협의에서 도출된 38개 과제에 대한 이행 논의를 개발할 방침"이라면서 "의협과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를 위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며 의료계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