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을미년 정책 화두로 원격의료 법 강행을 예고하고 나서 의료계와 갈등이 예상된다.
문형표 장관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 폰 등 IT 기술 발달은 일상생활 뿐 아니라 보건의료 환경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국민의 상시건강관리체계를 강화하고 격오지나 취약지 등 의료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장관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문제라면,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문제도 있다"며 원격의료 도입의 시급성을 주장했다.
새해 보건의료 정책 화두로 국회에 계류 중인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법안(의료법) 통과를 우회적으로 전달한 셈이다.
그는 이어 "지난 한 해 보건복지 분야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면서 "기초연금 도입과 함께 암 등 4대 중증질환,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건강보험 지원 강화로 국민 의료비를 1조원 이상 줄였다"고 자평했다.
문 장관은 저출산과 고령화를 당면 문제로 정하고 만성질환 관리에 중점을 둔 정책을 표방했다.
문형표 장관은 "당뇨와 고혈압, 치매 등 만성질환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라고 전하고 "생애주기별 필수 의료서비스 지원 강화로 예방과 관리에 중점을 둔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지난해 말 전주 등 6개 지역 의원급에서 진행 중인 고혈압과 당뇨 환자 대상 '일차의료 시범사업'에 주목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장관은 "우리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할만한 건강보험 제도를 갖고 있다"며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제도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며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를 내비쳤다.
보건의료 글로벌 진출 의지도 강조했다.
문 장관은 "밖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의 우수한 보건의료 인력과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 "의료 세계화를 통해 인류사회 고통 해방에 기여하는 한편, 글로벌 의료시장 참여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형표 장관은 "우리가 변화를 외면한다면 시대적 흐름에 뒤처진 채 도태될 수밖에 없고, 반대로 새로운 보건의료 패러다임을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면 보건의료 선도국가로서 위상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의료제도 추진 과정의 갈등도 대범한 입장을 견지했다.
문 장관은 "보건복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사회 각 분야 이해가 서로 달라 갈등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전제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성공적 정책 시행을 위해 정책방향과 우선순위를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면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문형표 장관은 끝으로 "담뱃값 인상으로 올 한해는 많은 분들이 담배를 끊거나 줄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국민들의 세금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의 행복과 희망을 드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적정수가와 적정부담 등 의료인 전문성 언급 없는 경제논리와 선심성 의료정책에 치중한 복지부장관 신년사에 답답한 한 해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