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디칼타임즈 독자들과 약속한 새해 다짐 프로젝트를 지키지 못했으니, 아내를 대신해 주말 설거지를 해야죠."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정제혁 사무관(동아의대. 내과 전문의)은 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1년 전 약속 이행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정제혁 사무관은 지난해 1월 메디칼타임즈 새해 다짐 프로젝트에 참여해 "e-북으로 구입한 장편소설 '토지'(저자 박경리)를 완독해 보건의료 정책 수립과 추진과정에서 인간적 감성을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정 사무관은 다짐 프로젝트를 이행하지 못하면, 주말마다 의사인 아내를 대신해 집안 설거지를 도맡아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과 세종청사 출퇴근 1년, 독서열이 넘치는 그에게도 변화된 근무환경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정제혁 사무관은 "세종시에 방 임대를 하고 있으나, 잦은 출장으로 사용하는 횟수는 일주일에 1~2번에 불과하다"면서 "밤늦은 귀가와 새벽 기상으로 집사람의 잔소리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다"고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정 사무관은 전공의 수련지원과 수련제도 개편 그리고 전문의 인력 양성 및 활용 등 의료시스템의 토대가 되는 의료인력 양성 업무를 2년 넘게 도맡아 하고 있다.
그는 "토지 20전집 중 절반 정도 읽었다. 올해는 완독 약속을 이행하겠다"면서 "의료정책에 감성을 겸비하겠다는 생각은 욕심이었던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정 사무관은 "지난해 가족여행 약속도 지키지 못해 집사람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하고 "올해 여행이 안 되더라도 가급적 시간을 내서 가족과 함께 하는 남편과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입사 7년차인 정제혁 사무관은 대인관계와 진정성을 겸비한 보건직 공무원으로 복지부 내부에서 일반 공무원들과 견줘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무관은 "의료정책에 미약하나마 일조하고 있다며 격려해주는 선배와 동료의사들이 고맙다"면서 "후배 의사들에게 진료 외에도 의사들이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꼭 당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제혁 사무관은 끝으로 "수련제도 관련 협의체를 재가동해 의료계와 몇 차례 만났지만 방향성 잡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일부 수련병원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수련제도에 어떤 방식으로 접목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