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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흠 후보 "부산 의사들 쓴소리, 얼굴 뜨겁지만 현실"

이창진
발행날짜: 2015-03-09 05:58:10

[동행취재]진료환경 개선 공통 목소리…"가장 큰 지원군은 가족"

|기획-동행취재| 제39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표밭을 향해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발로 뛰는 선거를 표방하는 후보자들(기호 순)의 하루 일과 스케치를 통해 누구를 만나, 어떤 전략으로 표심을 공략하는지 들춰봤다. -편집자 주
임수흠 후보는 지난 6일 부산 지역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부산 조창범 원장(중구의사회 전 회장)을 만나 개원가의 솔직한 민심을 경청하는 모습.
의사협회 회장 임수흠 후보(기호 1번·59세·서울의대)는 지난 6일 부산 지역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오전 동아대병원에서 만난 임 후보는 메디칼타임즈 취재진을 악수로 반갑게 맞이했다.

임 후보는 "어제 제주도의사회 토론회로 1박 후 부산 지역 선거운동을 위해 아침 일찍 기상했다"면서 "고신대의료원에 이어 동아대병원 전공의와 교수 등 의협 회장 선거 참여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수흠 후보의 선거공약은 선택분업 지속 추진과 한방 현대의료기기 사용 기도 분쇄, 상시 투쟁체 신설, 청년위원회 신설, 대의원회 상임위원회 신설, 수가계약 위원회 신설, 원격의료 저지, 65세 이상 노인정액제 개선, 차등수가제 폐지, 전공의와 전임의 수련과정 개선, 전공의 노조 지원 등이다.

동아대병원 김상범 원장은 임수흠 후보와 안양수 사무총장에게 의협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올바른 역할을 위한 쓴소리를 했다.
주수호 집행부 상근부회장과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서울시의사회장 등 여느 후보에 비해 경험과 경륜을 자신하는 임 후보도 민초 의사들의 쓴 소리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동아대병원 김상범 원장은 "국회를 설득하고 복지부와 심평원에 쓴 소리를 하며, 지방 목소리를 반영하는 의협 회장이 필요하다"면서 "누가 되더라도 11만 의사의 대표라는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 적은 득표라도 의협 회장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성신항문외과 조창범 원장(부산 중구의사회 전 회장)은 "솔직히 회원들은 의협 회장 선거에 관심 없다"며 "다만, 반모임에서 개혁적인 후보로 바꿔보자는 식의 의견은 개진되고 있다"며 의협을 바라보는 차가운 민심을 전달했다.

이에 임수흠 후보는 "회원들의 따가운 충고와 조언을 듣고 있으면 얼굴이 뜨거워지나 의협의 현실"이라고 전하고 "과격한 변화 보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협 회장을 원하고 있음을 몸과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임 후보는 부산 내 다음 선거운동을 위해 이동하는 차에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임 후보는 동아대병원(왼쪽)과 부산백병원(오른쪽) 전공의들을 만나 열악한 수련제도와 불안한 미래 등 젊은 의사들의 바람을 경청했다.
그는 "선거 초반 '의협 회장 후보입니다'라고 명함을 돌리는 것이 낯설었지만 지금은 명함 10만장 중 상당부분 전달했다"면서 "병원장과 교수, 봉직의, 개원의, 전임의, 전공의, 공보의 모두 동일한 한 표로 이들이 건네 준 명함과 의견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이어 "호남과 영남 대학병원 식당과 카페, 의국 등 전공의들이 앉아 있는 곳은 무조건 찾아가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면서 "이들의 바람은 수련환경 개선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젊은 의사들을 위해 할일이 많다는 것을 재차 실감했다"고 답했다.

부산백병원과 부산 서면 등 임수흠 후보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부산백병원 오상훈 원장은 "국민에게 자살과 폭행당하는 의사는 안보이고 돈 많은 집단으로 비춰지고 있다. 올바른 문제의식을 전달하지 못하면 백전백패"라면서 "무엇보다 환자 진료라는 의사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올바른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제언했다.

부산백병원 오상훈 원장은 임수흠 후보에게 의사의 본분인 올바른 진료환경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오 원장은 이어 "며칠 전 의협 회장 선거 우편투표 용지가 도착했다. 의협 회장이 낮은 투표율로 대표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어 교수와 전공의 모두에게 투표를 당부했다"고 전하고 "의사들이 소극적이고 이기적이라고만 보지 말고 의협이 그동안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부산 지역 원로들도 보건의료단체 맏형인 의협 회장 의미와 중요성을 전달했다.

부산시의사회 이채현 전 의장(한국정형외과의원)과 소동진 전 회장(소동진소청과의원)은 "신구세대와 선호단체 등 파벌이 나뉘면서 뜻을 한데 모으는 것이 힘들어졌다"면서 "차기 의협 회장은 민의를 살피고 의견을 반영해 흔들리지 않는 수장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약분업 투쟁을 이끌며 부산의 대부로 불리는 김홍식 원장(김홍식내과의원)은 비유법을 사용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홍식 원장은 "직선제 선거운동은 바다에 돌 던지기와 비슷하다"면서 "민심을 섣불리 예단해서도, 방관해서도 안 된다. 문제는 당선 이후이다. 이번에 시도의사회 회장이 젊어지면서 의협 회무 방향을 존중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임 후보의 선전을 당부했다.

임수흠 후보는 의원급 진료 마감시간인 오후 6시가 넘어서야 한숨을 돌렸다.

임수흠 후보는 부산 의사회 김홍식 원장 등 원로의사들을 만나 의협에 대한 고견을 경청했다, 사진은 부산시의사회 이채현 전 의장과 만나 대화하는 모습.
그는 "수가 얘기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 병원협회와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면서 "국민을 배제한 의사들 주장만으로 얻을 수 없다는 것과 민초들의 마음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임수흠 후보는 이어 "무조건 반대한다는 식으로 정부와 각을 세우는 방식과 타협으로 실리를 얻은 방식 중 후자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이 많다"며 "지난해 논의된 의-정 협상 안건만 이뤄지면 개원가와 전공의, 봉직의 모두에게 좀 더 개선된 진료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일 지역별 선거운동과 선관위 주최 토론회 준비 등 강행군으로 침이 마르고 발이 붇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잊지 않은 임수흠 후보.

부산 지역 선거운동을 위해 이동 중인 차안에서 임수흠 후보 손에는 스마트 폰이 떠나지 않았다. 캠프의 보고와 지지자들의 격려전화를 받고 있는 임 후보 모습.
임 후보는 "스마트 폰을 통해 캠프의 움직임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사무총장을 비롯한 모든 조직원이 헌신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지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임수흠 후보는 끝으로 "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면서 가장 큰 지원군은 가족"이라면서 "아내는 건강을 걱정하면서 응원하고, 의전원에 재학 중인 딸이 아빠가 자랑스럽다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이번 주 종반으로 치닫는 의협 회장 선거에서 좋은 결실을 얻기 위해 한국여자의사회 합동토론회에 이어 수도권 지역 선거운동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