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회는 대의원 직선제 정관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고, 집행부는 인정한다고 하니 난감합니다. 전북의사회는 대의원들의 의견을 물어 직선제와 간선제를 접목한 방식을 하겠습니다."
전북의사회 백진현 신임 의장은 28일 열린 제42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한의사협회 파견 대의원 선출 방식 논란에 대한 묘안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총회 시간이 지날수록 결론 없는 의견만 난무하는 등 4월말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축소판을 방불케 했다.
문제의 발단은 대의원에게 부여하는 투표 횟수이다.
전북에 할애된 의협 파견 대의원 8명을 선정하기 위해 후보자 14명이 추천됐다.
처음 제기된 선출 방식은 대의원 1명이 후보자 8명을 선택할 수 있는 8표 행사였다.
투표를 앞두고 방인석 전 의장이 이의를 제기했다.
방 전 의장은 "대의원 1명이 8표를 행사하는 것은 의사회 선거회칙에 나와 있는 선거방식(보통, 비밀, 평등, 직접선거)을 어기는 것"이라면서 "회원들의 뜻은 이해하나 회칙에 위배된 선거방식은 문제가 있다. 대의원 1명이 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모 대의원은 "보통선거는 표 수와 관계없이 유권자에게 똑같은 표를 준다는 의미로, 선거방식에 부합한다"면서 "대의원 1명이 1표를 행사하면 특정후보에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8표를 주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1시간 30분 넘게 대의원 투표수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회의 시간이 지체되자 백진현 의장은 대의원 1명 당 투표 수 행사 8표 이내(1안)와 8표(2안), 3표(3안) 등 중재안을 제안해 표결에 부쳤다.
대의원들은 3안(대의원 1명당 3표 행사)을 다수 채택하고 곧바로 투표에 들어갔다.
결국 전북의사회는 방인석, 양기창, 김종구, 이성규, 박문희, 송병주, 은상용, 박웅규 등 8명을 의협 파견 대의원으로 선출하고 장시간 논란을 일단락했다.
재임된 김주형 회장은 대의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의협 파견 대의원직을 고사해 명단에서 제외됐다.
단합에 기반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전북의사회조차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홍역을 치뤘다는 점에서 다음달 의협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선출 방식 정관 개정 해석을 놓고 대의원회와 대의원, 집행부간 치열한 격론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한편, 전북의사회는 제37대 김주형 회장을 비롯한 총무 김종구, 재무 김부철, 학술 김원, 기획 최철, 정책 김유창·최완영, 의무 정경호·김영진, 보험 유광재, 법제 박용현, 섭외 안진섭, 홍보 김재연, 정보통신 은상용, 사회봉사 송정선·문정범, 교육 서일영, 중앙파견 이문환, 편집 정헌구 등 상임 이사안을 인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