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3년차를 맞은 원용순흉부외과의 타깃은 명확하다. 만성 및 급성 신장질환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를 위한 '투석 혈관 수술'이다.
투석 혈관을 만드는 동정맥루조성술부터 혈전제거술, 인조혈관을 덧댄 혈관 고정술, 노후 혈관을 좋은 혈관으로 연결하는 혈관성형술 등을 하고 있다.
의대생 10명 중 9명이 기피하는 흉부외과 전문의인 원용순 원장은 2013년 4월 경기도 부천시에 흉부외과 간판을 내걸었다.
고객층이 명확하기 때문에 원용순 원장은 홍보 방향도 확실하게 정할 수 있었다.
"보통 처음 개원하면 인터넷 홍보, 바이럴 마케팅을 많이 합니다. 고객층이 투석 환자이기 때문에 투석의원을 중심으로 우리 의원의 존재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로슈어를 만들어서 투석실이 있는 의료기관을 상대로 직접 홍보를 했습니다."
일반적인 홍보가 아니라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진료를 하는 '특별한 의원'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인천, 부천지역 투석 의원에 원용순흉부외과를 알리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투석 혈관, 독특하고 특수한 분야…진입장벽 높다"
원용순 원장이 개원을 결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감의 근원은 10여 년 동안 순천향대 부천병원 흉부외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쌓아온 경험이다.
"환자마다 투석 혈관 수술을 정형화할 수 없는 데다가 경험과 노하우가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입니다. 임상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섣불리 했다가는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독특하고 특수한 분야인 만큼 진입장벽이 높아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없습니다."
대학병원의 복잡한 시스템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도 개원을 선택한 이유다.
"대학병원은 경제적 어려움과 시간의 시급함을 해소해 주지 않는 상당히 불리한 시스템입니다. 외래 예약, 검사, 수술 날짜 모두 따로따로 잡아야 합니다. 과정도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죠. 투석 환자들은 사정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대학병원은 진료비까지 비쌉니다."
원용순 원장은 검사부터 수술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진비도 없는데다 검사비도 최소한으로 받고 있다.
'교수'직을 버리고 과감하게 개원을 선택했던 그에게도 두려움은 있었다.
그가 전문화하기로 결심한 투석 혈관 수술이 경영에 도움이 될까 하는 자신감은 없었던 것.
"투석 혈관 수술, 정맥류 환자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흉부외과가 다룰 수 있는 넓은 분야 중 개원을 하면 아주 작은 분야만 갖고 나와서 하는 상황에서 병원 경영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한 달 수술 건수 100건…내부 직원 만족에 집중"
그는 현재 원용순흉부외과는 도입기를 넘어 발전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자신감에 집중 홍보가 더해지자 의원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5월 현재 한 달에 100건 정도의 수술을 하고 있다. 하루 최대 7건까지 해봤다.
원 원장은 수술을 하려면 '팀'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직원 관리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투석 혈관 수술에는 간호사 5명, 간호조무사 1명이 참여하고 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아침에 나와서 밤 10시에 퇴근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개원 초기 3명의 직원과 함께 일을 시작했는데 2명이 모두 그만뒀습니다. 환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 만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원 원장은 올해부터 수술 건수에 따라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고 오버타임 수당도 지급하기로 했다.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해외여행도 보내주기로 했다.
그는 바쁘게 수술에 집중하는 현재가 너무 좋다며 '대만족'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개원가지만 전문적인 수술을 선도하는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대신 서두르지는 않을 겁니다. 양적인 팽창에만 의존하면 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