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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입견 깬 ‘자궁근종 하이푸’ 대학병원 ‘눈독’

정희석
발행날짜: 2015-05-06 01:21:24

충칭 하이푸 유일한 ‘렌즈 타입’ HIFU…국내시술 5000건 치료효과 입증

충칭 하이푸 장비는 2004년 가톨릭여의도성모병원이 간암용 '하이푸 나이프 JC'를 도입하면서 국내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자궁근종 환자가 증가하면서 ‘무절개·무통·무혈’로 자궁근종·자궁선근증을 비침습적으로 치료하는 ‘하이푸’(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HIFU) 시술이 점차 늘고 있다.

하이푸 시술은 돋보기로 태양열을 모아 종이를 태우듯이 인체에 무해한 고강도 초음파를 체외에서 인체 깊숙한 곳에 위치한 종양에 집속시켜 괴사시키는 비수술적 치료법.

주로 중소병원과 산부인과전문병원에서 시술이 이뤄지다 최근 대학병원까지 도입을 검토할 정도로 자궁근종 하이푸 장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궁근종 하이푸 장비는 영상유도방식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산부인과 또는 영상의학과 의사는 고강도집속초음파를 환자 몸속 종양조직에 노출하기 전 종양조직 영상을 먼저 확인·관찰한다.

이때 영상관찰 수단이 초음파진단기(Ultrasound)인 경우 ‘초음파영상유도방식’(USgHIFU)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이면 ‘자기공명영상유도방식’(MRgHIFU)이라 부른다.

정리하면 초음파 유도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와 자기공명 유도 하이푸 치료기로 구분된다.

국내 자궁근종 하이푸 장비시장은 중국과 한국, 다국적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국 업체가 독주하고 있다.

중국 의료기기가 다국적기업을 제치고 병원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

‘중국산’ 선입견을 깨고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기시장을 장악한 충칭 하이푸 메디칼 테크놀로지(CHONGQING HAIFU MEDICAL TECHNOLOGY·이하 충칭 하이푸) ‘하이푸 나이프 JC’ 시리즈를 소개한다.

국내 7개 병원·총 9대 도입…대학병원도 도입 검토

충칭 하이푸 장비는 2004년 가톨릭여의도성모병원이 간암용 ‘하이푸 나이프 JC’를 도입하면서 국내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어 2012년 선보인 고강도초음파종양치료기 ‘New JC’는 간암·췌장암·자궁근종 등 여러 종양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초음파 유도 하이푸 치료기로 입지를 굳혔다.

최근에는 자궁근종·자궁선근증에 특화된 콤팩트한 크기의 ‘JC200D’를 선보이며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기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칭 하이푸 장비 국내 수입법인 ‘피터스헬스케어’에 따르면 충칭 하이푸 장비는 ▲성베드로병원 ▲포미즈여성병원 ▲창원제일종합병원 ▲강남베드로병원 ▲인천기독병원 ▲청담산부인과 ▲현대유비스병원 등 7개 병원에서 총 9대를 운용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피터스헬스케어 관계자는 “대학병원들도 충칭 하이푸 장비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5~6곳 정도가 도입을 검토 중이고, 이중 1~2곳은 거의 계약 단계에 있다”고 귀띔했다.

출산율 저하로 떨어진 산과 매출을 부인과에서 벌충하는데 자궁근종 하이푸 장비가 일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하이푸 시술을 받은 자궁근종 환자들의 치료효과가 입증된 것은 물론 하이푸 시술을 원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 또한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기시장은 충칭 하이푸를 포함한 중국 업체 3곳, 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 GE헬스케어·필립스 등 6개 업체가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충칭 하이푸 장비는 이중 가장 많은 7개 병원이 도입했다.

반면 지난해 말 국내 의료기기업체 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이 출시한 초음파 유도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 ‘알피우스 900’(ALPLUS 900)은 아직 도입병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GE헬스케어가 2011년 국내에 선보인 자기공명영상(MRI) 유도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 ‘엑사블레이트 2000’(ExAblate 2000)은 4년이 지난 현재 연세세브란스병원·분당차병원·차움 단 3곳만이 도입한 상태.

이밖에 필립스 역시 2011년 4월 MR-HIFU ‘소날리브’(Sonalleve)를 출시했지만 도입병원은 초창기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해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한 ‘렌즈 타입’ HIFU…뛰어난 치료효과

충칭 하이푸 장비가 ‘중국산’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병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피터스헬스케어에 따르면 충칭 하이푸 장비는 ‘렌즈 타입’ 방식을 채용하기 있기 때문에 여타 하이푸 장비보다 치료효과가 뛰어나다.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는 제조사의 고강도초음파발생기 및 HIFU 집속방식 채용에 따라 ‘렌즈 타입’(Lens Type)과 ‘어레이 타입’(Array Type) HIFU로 나뉜다.

렌즈 타입은 돋보기를 이용해 태양열을 초점에 모아 종이를 태우는 것과 같은 원리.

음향(acoustic) 발생과 집속을 돋보기 렌즈 원리로 초점구역에 순간적으로 56~100°C의 열을 발생시켜 종양조직을 응고·괴사시키는 방식이다.

어레이 타입은 마치 여러 개 평면거울을 이용해 목표한 초점구역에 거울의 빛을 한 곳으로 반사시켜 열이 발생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평면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소자배열(element array)이 많을수록 유효성이 좋다.

주로 온열기기에 채용되는 이 방식을 소자배열 200elements 이상 채용한 HIFU 장비는 장시간 시술 또는 3~10회 중복시술로 자궁근종 등에 일부 적용되고 있다.

충칭 하이푸 장비는 렌즈 타입을 채용한 유일한 초음파 유도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로 국제특허를 가지고 있다.

반면 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 여타 중국 업체, GE헬스케어·필립스는 모두 어레이 타입 렌즈를 적용하고 있다는 게 피터스헬스케어 측 설명.

충칭의대 Wenzhi Chen 교수가 2011년 ISTU(국제초음파치료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 출처: http://www.istu.org/events/ann2011/finalProgram.pdf
회사 관계자는 “유일한 렌즈 타입 충칭 하이푸 장비는 어레이 타입 HIFU 보다 종양조직에 더 높은 온도를 전달해 한 번의 시술만으로도 종양세포를 완전히 괴사시켜 치료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1년 열린 ISTU(International Society for Therapeutic Ultrasound·국제초음파치료학회)에서는 충칭 하이푸 초음파 유도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 ‘JC’의 뛰어난 치료효과를 발표한 논문이 발표됐다.

충칭 하이푸 장비를 이용해 자궁근종 환자를 시술한 후 36개월 뒤 종양 축소율은 89.7%에 달했다.
충칭의대 Wenzhi Chen 교수가 발표한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시술 후 36개월 뒤 남아 있는 근종크기는 10.3%·종양 축소율은 89.7%에 달했다.

풍부한 시술건수·신의료기술로 “안전성·유효성 입증”

독일 TUV에서 CE 인증을 받은 충칭 하이푸 장비는 풍부한 시술건수와 임상데이터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았다.

중국에서는 자궁근종·자궁선근증을 비롯해 간암·유방암·췌장암·골육종 등 약 3만 건의 시술이, 한국의 경우도 이미 5000건 이상 자궁근종 시술이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간암·자궁근종·자궁선근증에 대한 복지부 고시에 이어 2013년 2월 21일 ‘초음파 유도 하 고강도초음파집속술(자궁근종·자궁선근증)’로 신의료기술 인정도 받았다.

피터스헬스케어 관계자는 “충칭 하이푸 장비는 풍부한 시술건수와 임상데이터를 통해 자궁근종·자궁선근증에 대한 의료기기 안전성과 시술 유효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시술방법과 환자관리 등 프로토콜을 정립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특히 “충칭 하이푸 장비보다 뒤늦게 허가 받은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가 제대로 된 치료효과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반문했다.

하이푸(HIFU·고강도집속초음파) 기술은 일반적으로 음파를 이용해 열량을 발생시키는 것을 통칭해 말하는데, 과연 충분한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하이푸 장비로 허가 받은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것.

다시 말해 자궁근종 치료효과와 안전성 및 부작용 여부는 검증도 안 하고 단순히 동일성 검토만 거쳐 하이푸 장비로 허가를 내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는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로 시술을 3~4번 한다는 것은 그만큼 출력이 안 나온다는 것을 의미 한다”며 “이는 하이푸 장비라기보다는 온열치료기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궁근종 환자가 물에 잠긴 상태에서 음파를 쏘는 충칭 하이푸 장비와 위에서 아래로 쏘는 음파가 공기층을 투과하는 방식의 여타 장비는 치료효과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구조적인 차이점을 설명했다.

음파는 물속에서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최대한 열에너지 손실 없이 통과하지만 공기층과는 닿는 순간부터 약해지기 시작한다.

피터스헬스케어 관계자는 “충칭 하이푸 장비는 물속에 잠긴 자궁근종 환자의 종양조직에 도달하는 열에너지가 높아 짧은 시간 한 번의 시술만으로도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며 “반면 여타 하이푸 장비는 공기층을 투과하면서 많은 열 손실이 발생한 만큼 환자 종양조직에 도달하는 열에너지가 작기 때문에 긴 시간에 걸쳐 여러 번 시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짧은 치료시간·1회 시술…병원 수익에도 유리

자궁근종 하이푸 시술시간과 치료횟수는 병원 수익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시술시간이 짧고 횟수가 적을수록 병원에는 이익이다.

충칭 하이푸 장비 'JC200D'는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에 특화된 초음파 유도 하이푸 치료기.
피터스헬스케어 관계자는 “충칭 하이푸 장비를 이용한 자궁근종 환자 시술시간은 대략 양성종양 1~1.5시간·악성종양이 1~2.5시간 소요되고, 시술횟수는 1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여타 초음파 유도 및 자기공명 유도 자궁근종 하이푸는 최소 약 2~3시간이 걸리고 시술횟수 또한 3~4회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술시간이 오래 걸리면 의사 한 명이 환자 곁에 있어야하는 시간도 길어지는 만큼 병원 입장에서는 손해다.

시술횟수가 많은 것 또한 병원 수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자궁근종 하이푸 시술은 ‘복강경을 이용한 기타 자궁수술’(질병군 번호 N04500)로 DRG(포괄수가제)에 묶여 종합병원 기준 총 진료비가 203만8630원(환자본인부담 38만6270원)으로 책정돼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1회 시술이나 4회 시술이나 똑같은 DRG 적용 수가를 받기 때문에 채산성을 따졌을 때 한 번 시술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

‘중국산’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국내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기기시장을 장악한 충칭 하이푸 장비가 중소병원·산부인과전문병원을 넘어 대학병원까지 그 입지를 굳혀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