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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율 깨고 주 5일 근무하니 원장·직원 모두 윈윈"

박양명
발행날짜: 2015-09-01 05:39:17

연세자세굿재활의학과 장재훈 원장 "과감한 결정 이후 삶의 질 높아져"

주 6일 근무가 개원가의 불문율로 자리 잡고 있다. 나아가 365일 근무를 표방하는 의원들도 속속 생기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런 가운데 서울 종로구 연세자세굿재활의학과의원은 주 6일 공식을 과감히 포기했다. 장재훈 원장은 2년 전 개원을 준비할 때부터 주 5일 근무를 염두에 뒀다.

주 5일 근무를 감안하고 개원한 곳이 직장인이 많은 서울 종로.

"평소 교정치료에 관심이 많아 공부를 했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을 물색했습니다.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가 따로 없고, 근골격계 질환자가 많은 직장인 밀집 지역인 종로를 개원 자리로 선택했습니다. 종로 일대에 의원이 없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주변 사람들은 말렸죠."

주택가가 따로 형성돼 있지 않고 유흥업소들이 많다 보니 금요일 저녁까지는 불야성이던 곳이 토요일 오전에는 썰렁하기까지 하다. 주 5일 근무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직장인들에게는 휴일인 근로자의 날 문을 열어봤는데 환자가 50% 줄더라고요. 직원 급여는 평소보다 1.5배 더 줘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쉬는 게 낫죠."

대신 평일에는 야근하는 직장인을 위해 저녁 8시까지 야간진료를 한다.

"평일 9시간씩 일을 하다 보니 지치더라고요. 집도 분당이라서 종로까지 출퇴근 시간이 약 2시간이나 걸려 평일은 온전히 병원 일에만 투자하고 있습니다. 과감하게 토요 진료를 포기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주말을 온전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삶의 질도 좋아졌어요."

주 5일 근무를 하면서도 자세굿재활의학과를 찾는 환자는 하루 평균 100여명. 처음에 종로 개원 자체를 말렸던 선후배들도 주 5일 근무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굳이 토요일에 휴진해서 주 5일 근무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주일 중 하루를 휴진하고 주 5일 근무를 실행하면 됩니다. 오랫동안 환자를 보려면 건강이 중요한데, 주 5일 근무를 통해 건강도 챙길 수 있습니다. 약간의 수익을 포기하면 직원도 의사도 이익입니다."

자세굿재활의학과 대기실 전경
장 원장은 병원 운영 중 '노무'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개원 초기 멤버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직원 교체가 잦다 보니 복지혜택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주 5일도 직원들에게는 매력적인 근무 환경이죠. 여기에다 팀장, 실장급은 평일 반오프를 쓸 수 있고 급여도 다른 곳보다 10% 더 주고 있습니다. 치료사에게는 교육비도 지원하고 있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로 2년 전 개원한 장재훈 원장은 진료실 및 대기실도 환자 중심으로 꾸몄다.

두개의 진료실에는 각각 이름이 있다.
삶의 전쟁터인 회사에서 벗어난 병원에서만큼이라도 휴식을 취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도시 속 휴식 공간 콘셉트로 의원을 꾸미는 색을 라임색으로 정하고 2개 진료실도 소망, 정성이라고 따로 이름을 붙였다.

"집 앞에 있는 내과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단순히 제1, 제2 진료실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제2 진료실에 들어가는 환자는 손해를 본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똑같은 진료실인데 말이죠."

장 원장은 "의원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의사이면서도 CEO 역할을 무시할 수가 없다"며 "직원과 원장이 모두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 만들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