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적폐로 지적된 차등수가제가 우여곡절 끝에 15년 만에 전격 폐지됐다. 전문병원 의료 질 지원금과 관리료 등 인센티브 신설 방안도 의결됐다.
보건복지부는 2일 건강보험공단에서 제1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차등수가제 폐지안과 전문병원 건강보험 지원방안 등을 심의 의결했다.
건정심은 이날 의원급 의료기관 진찰료 차등수가제 폐지 방안을 재상정 의결했다.
차등수가제는 2001년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특별법에 따른 한시적 조치로 의사 1인당 1일 진찰건수 75건(약국 조제건수 동일적용) 초과 시 진찰료를 차감(삭감)해 이비인후과 등 보험 중심 진료과의 반발을 불러왔다.
그동안 적정 진료시간 확보 효과가 미흡한 점과 일부 과목에만 차감이 집중된 점, 의원급에만 적용된 점 등으로 국회 국정감사마다 제도 폐지 주장이 반복됐다.
건정심은 표결 끝에 11대 5로 의원급만 적용되는 차등수가제 폐지를 의결했다.
병원급 적정 진료시간 확보 유도를 위해 의사 당 진찰횟수 등을 의료기관 질 평가 지표(의료질평가지원금 중 지표 포함 방안, 내년 적용 예정) 등에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치과의원과 한의원 및 약국은 현행 차등수가제를 유지하되, 공휴일도 야간과 동일하게 차등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복지부는 고시 개정을 통해 오는 12월부터 차등수가제 폐지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적용하면, 차등수가제로 매년 600억원(의과 의원급 기준)에 달하는 진찰료를 차감당한 의원급 손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병원계가 주목한 전문병원 인센티브는 격론 끝에 의결됐다.
복지부는 전문병원 의료 질 지원금(입원일당 1820원, 29억원 규모)과 전문병원 관리료(3개 분야 차등지원, 70억원 규모) 신설을 상정했다.
이는 대형병원 환자쏠림 완화와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전문병원 도입 취지와 선택진료 개편에 따른 전문병원 손실액 등을 감안한 개선방안이다.
가입자단체는 건정심에서 전문병원 관리료 신설은 명분이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나 표결(참석위원 21명) 끝에 12대 7로 가결됐다.
전문병원 관리료의 경우, ▲척추(한방 포함)와 관절, 대장항문은 790원(입원 1일당) ▲화상과 수지접합, 심장, 알코올, 유방, 주산기, 뇌혈관, 산부인과, 신경과, 안과, 외과, 이비인후과,재활의학과, 한방 중풍은 1980원 등이다.
수지접합과 알코올, 화상, 재활의학, 뇌혈관, 주산기, 유방, 심장 전문병원은 390원 가산(20%)이 추가됐다.
건강보험 지원에 따른 전문병원 비급여 진료비 모니터링 강화 및 비급여 수준 관리료 감산 등 보완방안을 병행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관련 법령 개정 후 2016년부터 전문병원 건강보험 지원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건정심은 이밖에 암환자 교육상담료 신설과 위험분담제 '피레스파정'(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급여 적용, 당뇨병 환자 소모품 확대(인슐린 투여 환자, 채혈침, 인슐린 주사기, 펜인슐린바늘) 등도 의결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가입자단체는 차등수가제 폐지안 의결을 복지부 행정독재로 규정하고 건정심 회의장을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