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의 숭고한 업적을 이용하여 이권 챙기기에 열을 올리는 한의사들의 행위는 갈수록 도가 지나쳐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8일 대한한의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의학연구원의 인력과 예산 지원이 중국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벨상을 수상한 투유유 교수가 소속된 중국 중의과학원에는 지원이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중의사들이 X-ray나 초음파 등의 현대의료기기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의학이 발전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의사총연합은 12일 "투유유 교수가 항말라리아제의 주성분인 아르테미시닌에 대해 발표한 것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빈약했던 1972년이었다"며 "과연 투유유 교수는 한의협의 주장대로 천문학적인 경제적 지원을 받아 이러한 업적을 달성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반대로 한의사들은 천문학적인 지원이 없기 때문에 아직도 비과학적인 상태로 남아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전의총은 한의사협회가 한의학연구원에 지원된 재정만을 단순 비교해 마치 한의학이 국가정책적으로 소외된 것처럼 고의적으로 사실은 은폐,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한의사협회는 숨기고 싶을지 모르겠으나,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에 걸쳐 제1차 한의약 육성발전계획으로 총 3968억 원이 투자됐으며 이 중 한의약 R&D 사업에만 2507억이 투자됐다"고 설명했다.
전의총은 "이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비슷한 시기인 2011년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내의 박사과정 학생 300명을 노벨상 후보자로 선발해 집중 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불과 180억 원이었다"며 "교육과학기술부는 이와 별도로 기초과학분야 우수 대학원생 20명을 선정해서 매년 4000만~6000만 원씩 3~5년간 지원하는 미래 기초과학 핵심리더 양성사업을 지난해 시작했는데, 첫해 예산은 겨우 10억 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제2차 한의약 육성발전계획의 지원 규모는 더 어마어마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제2차 사업 기간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5년인데, 총 1조원이 넘는 예산이 책정됐으며 이 중 한의약 R&D사업에만 무려 3412억원, 한의약 산업화에 3414억원이 책정됐다.
전의총은 "지금 한의사협회는 지원이 적다고 투정 부릴 입장이 아니라,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허공에 무의미하게 날려버린 데에 대해 전국민적인 질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연구 목적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현재 한의사들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업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쓰지 못해 한의학이 과학화 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 사실을 극도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한의학 지원사업 중단도 요구했다.
전의총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무의미한 한의학 지원사업을 중단하고 한의사들에게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지원 재정을 이공계 인력들에게 투입하기를 강력하게 주장한다"며 "또한 한의사협회는 사실을 왜곡, 축소, 은폐해가며 노벨상 수상자의 숭고한 업적을 본인들의 이권 챙기기에 악용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