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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대신 기술수출 이유? 정부 임상 지원 부족 때문"

손의식
발행날짜: 2015-10-15 15:19:46

신약개발조합 여재천 전무 "예산·자원 합리적 배분 위한 프로그램 필요"

국내 제약기업들이 임상시험을 거쳐서 글로벌 마케팅에 성공하는 신약개발에 나서기보다 기술수출이라는 전략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정부의 임상지원 절대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환경포럼(대표의원 안홍준, 연구책임의원 유재중)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국회 세미나 '2020 제약강국 도약의 성장엔진 점검 - 제약산업 육성정책, 미래를 향한 대화'가 1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 2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차세대 국가 경제 성장 동력인 제약산업의 육성 정책 및 현황을 점검하고, 제약산업 성장의 핵심인 신약 개발의 토대가 되는 R&D 투자 환경의 개선과 이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신약개발연구조합 여재천 전무.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여재천 전무는 국내 제약시장 성장의 한계를 지목하고 글로벌 진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여재천 전무는 "한국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약가규제 등 건강보험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을 통해서 다국적 제약기업이 탄생함으로써 국부가 창출될 수 있다"며 "신약개발은 전주기에 걸쳐서 다학제적인 연구개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외부 기술과 기술 보유기관들과의 시공을 초월한 실시간 상생협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신약개발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 범부처·다부처 사업만으로는 제약기업 및 바이오기업 등 민간 투자의 유인요소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 전무는 "정부의 임상지원 절대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 재투자 여력이 부족한 국내 기업들은 임상시험을 거쳐서 글로벌 마케팅에 성공하는 신약개발보다는 기술수출이라는 전략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며 "국내 기업이 자체 연구개발비를 직접 투자하고 지원받은 신약개발에 대해 인센티브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다국적 제약기업이 되고자 하는 국내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들은 지속경영의 약가 보장 환경이 절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약 초기물질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여 전무는 "향후 지속적인 우리나라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당면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의 지속적인 발굴을 향한 최적화된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며 "글로벌 혁신신약개발의 과반수 이상은 바이오테크 기업이나 대학교의 연구로부터 도출되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가 보유한 초기 물질에 대한 최적화 지원을 통해서 신약 파이프라인의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R&D 지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 전무는 "한국의 보건·바이오 R&D는 세계 10위 경제국이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게 후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 분야 R&D 예산이 2조원도 안 된다. 형평상 많은 돈을 쓸 수 없다면 투자 대비 생산성이라도 높여야 하는데 지금 구조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보건·바이오 R&D 주관 부처가 어디인지 모호해 통합적 관리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보건·바이오 분야 R&D에 국가 차원의 청사진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했다.

여 전무는 "보건·바이오 분야는 건강을 다룬다는 특수성 때문에 복지부가 주무부처일 것 같지만 예산 구조로 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훨씬 더 크다"며 "복지부는 2015년 연구개발 예산이 5117억원으로, 이는 국가 R&D 예산 19조원의 2.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신약개발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설립과 함께 단순한 예산 지원 프로젝트보다 예산과 자원을 합리적 배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세계 시장에서 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BT분야 신약개발 종합 컨트롤타워 설립이 필요하다. 민간 기업의 역량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RPV이론(Christensen & Overdorf)에 근거해 부처 간 역량을 평가해 컨트롤하는 다방면의 접근이 가능하다"며 "역할을 하는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종합 컨트롤타워 설립은 향후 도래할 바이오 경제시대를 대비하는 필연적 업무 효율화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정부가 바뀌면서 흔들리는 신약개발 예산지원 프로젝트 인큐베이션보다 신약개발 프로젝트들이 탑재돼 국가예산과 자원을 우선순위로 합리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신약개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개발에 따른 미국, 일본, 중국, EU 등 선진국과 동반자로서 생존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약산업의 육성은 보건의료헬스 시장 확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글로벌 시장 변화에 따른 필수 여정"이라며 "국내 제약산업은 우물 안 개구리다. 왜 제약산업은 '경제'자만 들어가면 주눅이 드는가. 정책과 제도를 더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조만간 국내에서도 다국적제약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