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 진단법이 한의학의 한 분야라는 목소리가 한의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지만, 정작 한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는 손금 진단 치료는 비과학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손금 진단법에 대한 움직임과 연구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한의학과 수진의 관련성을 부정만하는 한의협의 선긋기 모습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손금으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광고를 한 부산의 한 한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손금 진단 진료가 한의학의 한 분야라는 근거로 손금 진단 진료가 한의학의 한 분야라는 근거로 그림으로 보는 수진(趙理明 저), 수진-진단학 아틀라스 5(임양근 저), 동의보감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두 책은 아예 손금 진단을 주제로 한 책으로 손금과 관련한 질병을 그림으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그림으로 보는 수진'은 손금 진단 치료 광고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한의원의 원장이 엮은 책이었다.
이 책의 역자는 지난해 대한한의사협회 1층 강의실에서 한의사들의 모임인 수진단의학연구회까지 발족했다. 이밖에도 대한한방성장학회 등도 만들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방성장학회에는 전국적으로 131개의 한의원이 회원이다.
'그림으로 보는 수진' 저자는 "의학은 사람을 탐구하는 학문이라 한다면, 손을 살펴 병을 진단하는 일에는 인문과 과학기술이 스며들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수진-진단학 아틀라스 5' 저자는 머리말에서 "과학이 발전한 현대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진 연구를 활발하게 전개해 20세기에는 한의진단학에 속해 질병을 진단하고, 건강과 미래를 예측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 "구체적으로 "20세기에 수상술은 인체의 생명과학이 부단이 연구되고 발전함에 따라 피부학으로 성립됐다"며 "피부학은 법의학, 구미의학, 심리학 등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과학이 됐다"고도 했다.
손금 관련 논문도 발견되고 있다. 한의학을 연구하는 한국한의학연구원 논문집에는 '사상체질 유형에 따른 손바닥문, 손금의 특징'이 실린 바 있다. 우리나라 사람 760명을 대상으로 사상체질을 분류하고 이들의 손금을 분석한 결과를 연구한 논문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한의협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스스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전국의사총연합도 "수진단연구회 소속 회원, 책을 광고한 회원, 손금 관련 논문을 발표한 회원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며 한의협에 공식 질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는 손금 진단은 비과학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손금 진단과 치료 한의사가 발견되면 즉시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강경한 태도까지 취하고 있다.
한의협 관계자는 "한의사들이 비과학적이라고 하는 데 왜 다른 직역이 문제를 삼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동의보감에서 손금진단에대한 내용을 배운적도 없다. 손금 진단 및 진료는 수진연구회 등의 모임은 개별적인 모임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한의협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징계는 윤리위에 회부하는 것"이라며 "손금 진단 및 치료를 하는 한의사가 있으면 윤리위에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