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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는 왜 한미약품에 5조원을 쏟아부었을까?

이석준
발행날짜: 2015-11-06 05:15:43

장기형 GLP-1 유사체, 인슐린 등 갈증 해소…기존 라인업과 시너지

제약업계에 대형사고가 터졌다. 사노피가 한미약품 당뇨병약 신약 3종을 무려 5조원 규모에 사갔기 때문이다. 당연히 역대 최고다.

사노피는 왜 한미약품에 거금 5조원을 쏟아부었을까.

사노피 GLP-1 유사체 릭수미아(좌), 기저인슐린 란투스(우). 두 약 모두 1일 1회 제형이다. 두 제품을 섞을 릭실란도 1일 1회다. 때문에 사노피는 주 1회 등 장기형 GLP-1 유사체, 인슐린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
사노피는 이번 제휴로 ▲지속형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로 구성된 퀀텀 프로젝트의 전세계 시장 독점적 권리를 획득했다.

계약 내용을 뜯어보면 한미표 3종 당뇨병 신약 후보 물질은 사노피 파이프라인과 상당히 닮아있다.

사노피는 GLP-1 유사체 '릭수미아(릭시세나티드)', 기저인슐린 '란투스·투제오(인슐린글라진)', 그리고 두 약을 합친 콤보 제형 '릭실란'을 보유 중이다. 라인업 자체는 같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사노피의 GLP-1 유사체와 기저인슐린 모두 1일 1회다. 지속형 제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었던 셈이다.

한미약품의 퀀텀 프로젝트는 이를 만족시킨다.

이 기술은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지속 시간을 연장해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 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를 적용한 지속형 당뇨신약 파이프라인이다.

투약 횟수와 투여량을 최소화해 부작용 발생은 낮추고 약효는 최적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노피는 이번 제휴로 기존 당뇨병 파이프라인에 깊이를 더하고 숙업 사업도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한미약품 권텀프로젝트 어디까지 왔나

한미약품 퀀텀프로젝트에서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제제는 GLP-1 유사체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후기 임상 2상까지 진행됐다.

결과는 긍정적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 209명을 대상으로 16주 동안 에페글레나타이드 8mg, 12mg, 16mg를 각각 투여한 환자군 모두 위약군 대비 우수한 혈당조절 능력(HbA1c가 7% 이하로 감소) 및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월 1회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여서 업계의 관심이 크다. 현재 주1회 제형 GLP-1 계열 당뇨치료제는 개발됐지만 한달간 약효가 지속되는 동일 계열 약물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 제제는 주 1회 용법 및 당뇨없는 비만환자에서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한 후기 임상 2상 결과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또 다른 퀀텀프로젝트인 LAPSInsulin115(주1회 투여 인슐린)과 LAPSInsulin combo(지속형 복합 인슐린)은 전임상을 마쳤다.

여기서 LAPSInsulin115은 기존 인슐린제제 대비 인슐린수용체 결합력을 조절해 투여량을 낮춘 지속형 인슐린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LAPSInsulin combo는 에페글레나타이드와 LAPSInsulin를 각각 투여했을 때보다 혈당강하 및 체중증가 억제,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베타세포 보존 효과까지 개선됐다.

특히 LAPSInsulin combo는 에페글레나타이드와 LAPSInsulin을 결합한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복합제로 현재 First-in-class로 개발 중이다.

물론 과제는 분명하다. 퀀텀 프로젝트는 임상 3상 등 가장 중요한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상품화시 가치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높은 편. 사노피가 한미약품에 거금 5조원을 쏟아부은 이유다.

한편 한미약품은 앞서 릴리와 BTK 저해제, 베링거인겔하임과 내성표적 폐암신약 후보물질에 대해서도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두 제휴 모두 7억불(8500억원 가량)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