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진료비 보장성 강화에 따른 의료기관 현장 점검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진엽 장관이 오는 7일 서울아산병원(원장 박성욱)을 방문해 4대 중증질환 및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등 보장성 강화 정책과 관련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일정을 확정했다.
앞서 정진엽 장관은 취임 이후 메르스 사태 점검에서 국립중앙의료원 방문을 시작으로 단국대병원, 제일병원 그리고 해양원격의료를 실시 중인 부산대병원을 방문했다.
국내 최대 규모(2800병상)인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복지부는 중증 및 난치성 환자가 집중된 소위 '빅 5'에서 선택했으며 국민 입장에서 4대 중증질환 의료비 경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일상적인 현장방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장관의 서울아산병원 방문은 통상적인 현장점검이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후 국민들의 의료비 경감 효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했다"면서 "병원의 고충도 경청할 예정으로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문제를 건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 입장은 다르다.
암 등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로 인해 국민 부담은 낮아졌으나, 산정특례 확대와 초음파 급여화, 일반병실 확대 등으로 환자 쏠림 현상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선택진료 의사 축소와 다인실 확대에 따른 경영적 손실과 선택진료 의사와 비선택진료 의사 간 괴리감도 보장성 확대의 부작용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사립대병원협의회 소속 64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3대 비급여 개선방안이 시행된 후 경영지표를 분석한 결과, 해당병원 대다수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진료 의사 감축으로 전년 대비 한 달 기준 약 3억 9000여 만원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00병상 당 4억 8000만원 규모이며, 의사 1인당 400만원 손해 보는 셈이다.
상급병실료 축소의 경우도, 병원들 월 평균 89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상급종합병원은 전년 대비 22%, 종합병원은 3% 수익이 감소했다.
문제는 의료기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 장관이 현장 방문으로 요식행위로 끝낼지, 현장 고충을 정책에 반영하느냐는 점이다.
서울아산병원은 말을 아끼고 있으나 별도의 건의사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복지부 요청에 따라, 4대 중증질환 진료비 경감 분석 자료를 준비 중인 상태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정 장관이 누구보다 병원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에서 의견을 나눌 것"이라면서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개선에 따른 병원계 고충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현장방문에는 복지부 강도태 건강보험정책국장 등이 동행하며, 서울아산병원 측은 박성욱 원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