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어렵다. 합성의약품을 찍어낸다고 표현한다면 바이오의약품은 길러낸다고 한다. 그만큼 동일한 제품 생산이 어렵다는 얘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분야 1위를 자신한다. 불과 5년 후인 2020년 CMO 챔피언을 꿈꾼다. 규모, 매출, 이익 면에도 모두 일류가 목표다.
제약산업 신생아 격인 삼성은 왜 바이오의약품 CMO에 자신감을 보이는 걸까.
될성부른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떡잎부터 안다
삼성은 3공장(21일 기공식, 2017년 완료, 2018년 4분기 상업 가동 목표) 완공시 가용 케파(Capa)는 36만 리터로 세계 CMO 업계 중 1위로 도약한다는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케파가 좋아도 대규모 수주 등 수요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 의미없는 1등을 위한 1등일 수 있다.
다행히도 바이오의약품 CMO 시장 전망을 밝다. 오리지널 제약사들의 아웃소싱 트렌드에 따라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은 바이오신약이 수요 예측 어려움에도 출시 5년전부터 플랜트 건설에 들어가야하는 리스크를 주목했다. CMO 업체로서 이를 해결해주고 오리지널사에게는 연구개발 및 마케팅에 주력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전략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가 고성장하면서 설비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봤다.
제약사가 보유중인 설비 중 보안 등의 이유로 CMO에 활용 가능성이 없는 Capa를 제외하면 2014년 59%이던 설비 가동률도 2020년에는 100%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에서 2000년 이후 매년 10개 이상의 바이오신약이 출시된다는 점도 호재로 판단했다.
신시장 창출형 신약은 CMO 신약 수요를 크게 증대시키며 여기에 오리지널 제약사들의 적응증 확대 흐름은 CMO 생산물량을 연쇄적으로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리툭산(리툭시맙)', '허셉틴(트라스투주맙)', '아바스틴(베바시주맙)', '얼비툭스(세툭시맙)' 등 항암제들은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새 적응증을 발굴하고 추가하고 있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삼성의 이유있는 자신감
수요가 많다면 경쟁자 중에 차별성을 가져야한다.
삼성은 크게 세가지를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가격이 핵심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생산능력 18만 리터에 투자비 8500억원 정도인 삼성은 생산능력 9만 리터, 투자비 1조원 규모인 대부분 해외 경쟁사 대비 리터당 투자비가 43% 정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설기간도 35개월로 경쟁사 40개월 이상보다 빠르다. 종합하면 누구보다 빨리, 높은 품질의 공장을, 저렴한 공사비로 건설할 수 있는 역량으로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에서 갈고 닦은 제조 노하우도 재산이다.
삼성에 따르면, 반도체와 바이오제약은 비지니스 모델, 플랜트 설계 및 건설 측면에서 유사점이 많다. 반도체 산업을 통해 삼성이 배운 주요 교훈은 스피드 경쟁력, 실행력, 퀀텀 점프를 통한 마켓 리더십 확보 등이다.
실제 삼성은 바이오제약 CMO 사업 회사를 설립하고 1개월 뒤인 2011년 5월 1공장,, 2013년 9월 2공장, 2015년 11월 3공장 착공을 통해 반도체 성공 경험을 접목했다. 또 플랜트 설계 및 건설 단계에서 '3D 설계(Hygienic piping 시공, 초순수물, 클린룸)'를 핵심 경쟁력으로 판단했다.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로직스 히든 카드?
현재 삼성 바이오의약품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타사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구조다. 아직 에피스 제품을 로직스가 생산하지 않지만 가능성은 크게 열려 있는 상태다.
현재 에피스는 '브랜시스(에타너셉트, 오리지널 엔브렐)', '렌플렉시스(인플릭시맙, 레미케이드)' 국내 허가를 받았다.
또 '휴미라(아달리무맙)', '허셉틴', '아바스틴', '란투스(인슐린글라진)' 등도 개발 중이다.
같은 식구 에피스 바이오의약품 허가 수가 많아질수록 로직스는 손해볼 것이 없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 기회도 크게 늘 수 있어서다.
흔히 반도체와 제약산업은 다르다고 평가하지만 삼성이 CMO 사업 세계 1위를 자신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