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은폐를 위해 수백만장에 달하는 진료기록부를 대형문서세단기 10여대로 지난해 5월부터 파쇄했다. 5년간 1000억원 이상의 탈세가 예상된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22일 서울 달개비에서 유령수술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G성형외과에 대한 자체 진상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대국민 피해주의보를 내렸다.
유령수술은 내부자 고발이 없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대국민 홍보를 통해 호소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
김선웅 법제이사는 "G성형외과는 한 명의 유인책이 수술을 해준다며 환자가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게 하고 하루에 90명까지 유령수술을 실시했다"며 "안면윤곽술은 100% 유령수술로 진행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양심선언한 성형외과 의사들이 두명 분량의 수술기록 2년치를 확보했는데 G성형외과에는 25명의 의사가 근무했고 5년치를 감안하면 1000억원대의 탈세범죄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진상 조사결과 발표 자리에는 G성형외과 내부고발자까지 등장해 성형외과의사회 조사 결과에 신빙성을 더해줬다.
G성형외과에서 경영지원 일을 했던 A과장은 2013년 초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약 2년간 근무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신사역 쪽에 15층 규모의 신사옥으로 이사갔는데, 이사 첫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여고생 환자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입사한 후 한달도 안돼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실적 압박이 컸다"며 "환자의 컴플레인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숨기는 부분들이 많아 양심적인 부분이 걸렸다"고 양심고백을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그는 또 "유명한 원장이 하루종일 진료를 보고 있기 때문에 수술실에 들어갈 수가 없다"며 "윤곽수술은 한번 들어가면 5시간 들어가는데 두명만 해도 10시간이다. 그런데 이 원장은 하루종일 진료실에서 환자만 상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술 과정 동영상 촬영을 요청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말로 환자를 안심시킨 후 수술은 다른 사람에 의해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도 "A씨가 말하는 이 원장은 2013년 여름 진료실 앞에서 미끄러져 경추와 요추쪽에 상해를 입어 도저히 수술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거들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며 유령수술에 대한 내부 고발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차상면 회장은 "유령수술은 말 그대로 유령이다. 환자는 잠들어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수술하는지 모른다"며 "내부 고발이 있지 않고는 안된다. 내부 고발을 양성화 해서 법제화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선웅 법제이사도 "의사들은 자기가 수술했던 내역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내부 고발한 사람의 용기에 보답하기 위한 포상금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령수술 범죄는 암수범죄라서 피해자들이 모른다. 전국민한테 알려서 피해자를 모집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의사회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