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0주년을 맞은 한국여자의사회가 과거를 현재로 소환해 보존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역사를 통해 미래를 위한 발판을 다지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여의사회 김화숙 회장은 29일 "역대 회장들이 갖고 있는 훈장, 기념패, 행적 등 유실될 수 있는 자료를 모아 타임캡슐을 만들어 의사회에서 영원히 보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가 100주년 기념식을 기획할 때 나왔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
여의사회는 다음 달 9일 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리는 창립 60주년 학술심포지엄 및 기념식에서 타임캡슐을 공개하고 60년의 역사를 담을 예정이다.
김 회장은 "타임 캡슐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없어지기 일보 직전 위기에 있는 여의사의 자료를 수집하려고 한다"며 "역사가 미래에 훌륭한 인적자원을 배출할 수 있는 근간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여의사회는 현재 생존하고 있는 역대 회장과 고문에게 일일이 부탁해 자료 수집을 하고 있다.
수집한 자료 중 일부는 타임캡슐에 담고, 일부는 여의사회관에 보관할 예정이다. 또 국가에서 보관해야 할 자료는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립여성사박물관'에 기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여의사회관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주양자 14대 회장(1984~87년)의 자료도 소개했다. 14~15대 국회의원 전원의 사인과 주 회장이 직접 그린 난 그림이었다.
그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부모의 업적을 보관하는 자식은 드물다"며 "후배들이 직접 역대 회장과 고문 등의 집을 찾아 소중한 자료를 모으고 있다. 소중하게 보관하면 그게 또 역사가 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협에서 정책이사, 부회장을 지내면서도 역사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의협에 있으면서 꾸게 된 꿈은 의료박물관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의협의 모든 회장단부터 각 시도의사회 회장단을 기억할 수 있는 자료들을 모은다면 훌륭한 의사 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자의사회에서 작게나마 꿈을 시작했다.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최근 10년간의 역사를 모아 영상을 만들고 역대 자료를 모으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