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가 향후 폐암 등 암 치료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를 쓴 폐암 환자(세브란스병원 케이스)는 종양이 90% 감소하기도 했다. 이 약은 '옵디보(니볼루맙)'와 최근 허가된 면역항암제 중 하나다.
하지만 '어떤 환자에 쓸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거리다. 효과는 분명하나 고가의 약값에 아직 바이오마커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의 견해는 중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를 만나 면역항암제 사용법을 들어봤다.
왜 면역항암제인가
세포독성 항암제는 암세포는 물론 정상 세포까지 모두 공격해 부작용이 심했다면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덜하다. Driver mutation을 가진 암세포를 공격해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보였다.
문제는 획득내성이다. 평균적으로 10~12개월 후면 획득 내성이 생겨 전이암 치료에 한계가 있다.
실 사례로 33세 여성 EGFR 돌연변이 양성 폐선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이레사(게피티닙)→세포독성항암제→지오트립(아파티닙)→타그리소(오시머티닙)을 썼지만 사망한 사례가 있다. 획득 내성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효과가 오래 지속되면서 부작용은 좋다. 면역항암제는 효과 발현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가 있는데 제대로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4주면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인다. 또 적용 대상이 넓다. 치료 표적이 없는 환자들도 치료 가능하다는 소리다.
면역항암제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완치(흑생종)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폐암에서도 드라마틱한 효과를 확인했는가.
인체 면역 체계는 적은 부작용이라는 특이성(Specificity), 기억 능력(Memory)와 적응력(Adaptive)라는 빠르고 지속적인 효과를 갖는다.
40갑년 흡연력을 가진 80세 남자 환자는 지난해 10월 폐선암 진단을 받았다. 그해 12월 두발루맙+트레메리무맙을 투여했고 1개월 후 종양이 36% 감소했다.
2013년 5월 편평상피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59세 남성은 폐렴으로 입원을 해 두달간 탁솔/카보플라틴 치료를 했다. 이후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월 카바지탁셀, 3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투여했다. 2016년 1월 현재 종양이 90% 줄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업계 최초로 동정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한달에 1000만원 이상의 치료 비용을 암병원에서 무료로 제고하는 것이다. 바로 어제(24일) '옵디보(니볼루맙)'를 환자에게 투여했다. 면역항암제의 드라마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면역항암제에 적합한 환자는 치료 후 어느 시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가. 또 치료 적합 환자라면 얼마나 치료를 유지해야하는가.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다. 평균적으로 8주나 9주에 CT를 찍어서 환자 반응을 보는 것이 프랙티스 패턴이다. 하지만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시점은 더 빨라질 수 있다.
얼마나 치료를 유지해야하는지도 논쟁거리다. 고가약제이기 때문이다. 6개월이냐 1년이냐를 여러 케이스를 통해 살펴봐야한다. 면역항암제는 기억능력과 적응력이 있어 투약 중단 후에도 치료 지속 효과를 보이는 환자가 있기 때문이다.
허가된 키트루다는 바이오마커로 PD-L1 반응률(TPS) 50%를 내세우고 있다. 개인적인 견해는 어떤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경우 PD-L1이 양성 환자에서 컷 오프가 높을수록 반응률이 좋다. 다만 PD-L1 음성 환자도 10~15% 반응을 보이고 큐어까지 가기도 한다. PD-L1 발혈율을 바이오마커로 단정지을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고가약이어서 PD-L1이 높은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보험을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후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바이오마커를 찾아서 순차적인 처방 적용이 이뤄져야한다.
(참고로 지난해 NEJM 발표된 데이터를 보면 PD-L1 TPS가 50% 이상인 경우 키트루다 ORR은 45.4%였다. PD-L1 TPS와 관계없이 투여한 전체군 ORR은 19.4%다.
반면 표적항암제 ORR은 최소 70%에서 최대 90%다. 때문에 키트루다 TPS 50%은 바이오마커로 쓰기에 너무 낮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