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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쪼개진 산부인과, 한 날 한 시 학술대회 '혼란'

박양명
발행날짜: 2016-03-08 05:05:34

회원 "상위 단체, 적극 중재 나서야"…제약사 "양쪽 눈치 보기 힘들다"

두 개로 나눠져 활동하고 있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한 날 한 시 서로 다른 장소에서 '학술대회' 개최를 예고하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회원뿐만 아니라 학술대회에 부스를 설치하는 제약사들도 곤란함을 호소하고 있다.

7일 산부인과 개원가에 따르면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다음달 10일 각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연수교육 평점은 양측 모두 6점을 신청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사전등록비 1만원, 현장등록비 3만원을 받는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학회 참가비를 1만원으로 통일했다.

산부인과의사회 학술대회
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해마다 600여명의 산부인과 의사가 학술대회에 참석해왔다"며 "같은 날 학술대회가 열린다는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서로 손해 보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직선제 선거 전에 이미 예정된 날짜였다"며 "산부인과의사회는 매년 4월과 10월에 학술대회를 개최해왔고 그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제약사도, 회원도 정당성 있는 단체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라며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가 출범하기 전 서울과 경기, 강원 지회가 따로 개최했던 학술대회는 일주일 텀을 두고 열려 혼란이 야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단체가 두 개로 나눠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 닥치자 산부인과 의사들도 혼란스러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한 산부인과 개원의는 "사실 어디를 가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며 "행사 장소가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린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나 하는 회의가 든다"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나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상급 단체가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개원의는 "산부인과의사회는 임의단체가 아니라 정관상 대개협 산하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위단체가 전체 산부인과의사회 회원들의 뜻을 묻는다든지, 의협 대의원 총회 때 의견을 묻는다든지 중재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대개협은 6개월 안으로 갈등을 해결하라며 중재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두 단체의 내분으로 인한 혼란을 느끼는 쪽은 회원뿐만 아니다. 부스를 설치해야 하는 제약사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학술대회뿐만 아니라 연초부터 작은 행사들을 진행할 때 양쪽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한 쪽만 예산을 짰다가 양쪽 모두 신경 써야 하니 혼란스럽고 번거롭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