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K성형외과 K원장은 H화재보험으로부터 의사 및 배상 공제보험료가 25%나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원장은 "한번도 보험 혜택을 받아본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올라 황당하다"며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으로 갈아타기로 했다.
14일 개원가에 따르면 H보험사가 최근 성형외과 등 미용성형을 중심으로 하는 의원들의 의사 및 배상 공제보험료를 대폭 인상하자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가입을 고려하는 개원의가 늘고 있다.
K성형외과 뿐만 아니라 경기도 R병원도 의사 및 병원 배상책임보험료가 지난해보다 39%나 올라 450여만원을 내게 됐다.
보험료 인상 움직임에 대해 H보험사 관계자는 "진료과별로 인상률은 다르지만 평균 10%대로 올랐다. 그중에서도 성형외과는 인상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며 "인상률이 특히 높게 나온 의원은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 및 병원 배상책임보험은 일반보험이라서 재보험을 같이 들어야 하는데 적자가 너무 심해 재보험 가입이 힘들어 보험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적자가 감당을 할 수 없는 수준이 되다 보니 손해율이 높은 진료과는 보험료율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 움직임에 성형외과 의사들은 사보험 대신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 가입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K성형외과 원장은 "대형 성형외과 중심으로 의료사고 자주 발생하니 보험료도 왕창 올라가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하며 "보험료도 너무 할증되니 보험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결국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으로 옮기더라"고 말했다.
실제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공제조합에 가입한 성형외과 의사는 전년대비 25%나 증가했다.
의료배상공제조합 관계자는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성형외과 의사들의 가입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라며 "전체 의원에 근무하고 있사 중 약 10%가 가입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증가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배상공제조합 입장에서 성형외과 의사의 가입 증가가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의료사고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진료과다 보니 의료배상공제조합 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
의료배상공제조합 관계자는 "1년 반 전 성형외과가 단체로 가입하려고 했었는데 조건 등이 맞지 않아 개별 가입을 권했다"며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가입을 받다가는 공제조합 재정이 파탄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보험료를 일괄적으로 올릴 수는 없고 등급을 세분화해 보험료에 차등을 둘 수밖에 없다"며 "사고율이 높은 진료과는 보험료 인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