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회용 주사기 재사용 근절을 천명한 가운데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유리주사기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리 주사기는 철저한 소독을 전제한 재사용이라는 점에서 보건당국의 향후 조치에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 건강보험공단이 현재 진행 중인 1회용 주사기 의심기관 현장조사 과정에서 유리주사기를 사용하는 기관이 복수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주사기는 20~30년 전 사용된 의료용품으로 고압증기멸균법 등 철저한 소독에 의해 재사용됐으나 1회용 주사기 출시로 현재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사태를 계기로 1회용 주사기 재사용 근절을 위한 복지부 현장조사가 진행되면서 유리주사기를 사용하는 기관이 있다는 풍문이 회자됐다.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복지부가 1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 현장조사 과정에서 지역소재 일부 기관에서 유리주사기 사용을 포착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1회용 주사기 신고접수 후 현장조사에서 예상치 못한 유리주사기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해당 의료기관 원장들은 철저한 소독에 의해 사용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답했다.
그는 "유리주사기 사용이 불법은 아니고 처벌규정도 없으나 주사기 사용 후 매번 철저한 소독이 이뤄졌을지 의문"이라면서 "조사과정에서 유리주사기 사용 기관이 늘어나면 역학조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중소병원 한 원장은 "유리주사기 제품 자체가 오랜 전에 단종된 것으로 안다. 아직도 유리주사기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이 있다는 게 놀랍다"고 전했다.
의사협회 김주현 대변인은 "20여 년 전 전공의 시절 척추마취 등 특수한 경우에 한해 사용한 유리주사기를 아직도 사용하는 의료기관이 있다는 것은 이외이다. 추후 복지부 조사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건강증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윤리연구회 이명진 전 회장도 "유리주사기를 사용한다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어떤 용도와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유리주사기는 소독 어려움 등 감염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1회용 주사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