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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비 안 낸 회원 차별 근거 만들고, 윤리위원회 꾸리고

박양명
발행날짜: 2016-03-28 05:05:42

경북의사회, 의료계 주요 키워드 '윤리·회비' 어김없이 등장

지난해부터 의료계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윤리'와 '회비 납부' 문제가 경상북도의사회 정기총회에서도 등장했다.

경북의사회는 의사회비 미납자 차별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를 만들고 윤리위원회를 꾸렸다.

경북의사회는 26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제65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의사회비 납부에 따른 회원 등급 규정을 만들고 윤리위원회 규정을 개정했다.

경북의사회는 윤리위원회 구성을 위원장 포함 기존 9인에서 11인으로 바꾸고 이 중 4명은 의사가 아닌 외부인사로 채웠다.

윤리위원회 심의 대상은 ▲대한의사협회 정관 위배 및 경북의사회 질서 문란 행위 ▲의사윤리 위배행위 ▲경북의사회 명예를 훼손한 행위 ▲회원 친목을 저해한 행위 등이다.

비윤리적인 상황이 적발되면 윤리위원회는 ▲3년 이하의 회원권리 정지 ▲고발 및 행정처분 의뢰 ▲5000만원 이하 위반금 부과 ▲경고 및 시정지시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이날 대의원회 인준을 받은 윤리 위원은 정능수 대한의사협회 감사(동산연합의원), 권오일 원장(중앙산부인과), 동국의대 정필현 교수, 조충래 원장(한일산부인과), 한형원 원장(한형원 내과), 황병욱 원장(황내과), 박일영 원장(경산산부인과), 이수환 변호사(법무법인 청우), 권오홍 원장(권치과), 송형근 매일신문 경북본사 부사장, 권태환 안동대 총장 등 총 11명이다.

정능수 윤리위원장
위원장을 맡게 된 정능수 감사는 "과거에는 중앙 윤리위에서 징계를 결정하면 보건복지부가 처분하는 2심제였지만 지역의사회가 1차로 심의해 3심제가 된 셈"이라며 "윤리위가 회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원이 억울한 부분을 어디든지 하소연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면 극단적인 선택도 막을 수 있다"며 "윤리위에 회부된 회원이 있다면 제일 처음으로 회원의 억울한 점이 없도록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의사회 김광만 의장도 윤리위원회 구성이 자율징계권과도 연계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윤리적인 집단이 의사사회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며 "세상을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는 인간인지라 이런저런 의사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의사 한두명의 잘못을 의사 전체가 그런 양 몰아가는 태도를 정부가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면허제도 개정안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시민 중 도둑이 한 명 있다고 시민 전체가 도둑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전체를 대상으로 미리 또 다른 규제를 만들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앙 윤리위 규정이 지난해 4월 바뀌면서 이에 맞춰 의사회 윤리위규정도 바꿨다"며 "자율징계권과도 연계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의사회는 지난해부터 '메디칼 프로페셔널리즘'이라는 강의를 시작한 바 있다.

김재왕 회장은 "시대적 환경이 점점 더 높은 윤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윤리 강의가 전국 시도의사회 학술대회 의무로 된것을 생각하면 경북은 일찌감치 시작했다. 중앙 의협을 도와 선도적으로 국민건강과 좋은 의료환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비 미납자, 등록비 올려 받고 온라인 면허신고 막고

경북의사회는 윤리위 규정 개정과 함께 회비 미납 회원 제제를 위해 회원 등급 규정을 만들었다.

경북의사회는 회원 등급을 회비 완납 회원, 3년 사이 1~2년만 회비를 낸 미완납 회원, 회비를 3년 이상 내지 않은 미납 회원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회비를 완납한 회원에게 의사회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납 회원에게는 모든 서비스를 제한한다. 미완납 회원은 일부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의사회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홈페이지 이용, 문자메시지 발송, 고충민원 처리, 의사회보 발송, 우편물 발송, 경조사, 연수 교육 등록비 차별, 각종 포상 등 총 8가지.

회비 미납 회원은 연수교육 등록비를 더 내야 한다. 또 의사면허 신고도 온라인에서 할 수 없게 된다. 중앙의협에 개인적으로 연락해 서면으로 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장유석 부회장은 "국가 경영에서 세수 확보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의사회를 경영할 때 회비를 얼마나 충실하게 걷느냐가 큰 일"이라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80% 정도 회비가 걷혔는데 2010년 들어서면서 60% 내외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도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지난해 기준 회비납부율은 45%에 불과하다"며 "절반 이상이 회비를 안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비를 내지 않으면 의사회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참여도 하지 않게 되며 자기 자신 합리화를 위해 부정적인 비판만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회비 납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독려책을 썼었는데 회비를 내지 않는 회원에 대해 불이익을 주자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는 분위기"라며 "회비를 잘 내는 회원이 가지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회비를 1년치라도 더 받기 위한 최소한의 유인책도 있다.

장 부회장은 "3년 사이 회비를 한 번이라도 낸 사람은 연수교육 등록비 차별이 없다"며 "이들마저 불이익을 주면 회비를 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유인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