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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컬업체는 왜 젬스메디컬에 110억을 투자했나?

정희석
발행날짜: 2016-04-25 00:59:20

Comermy社 위링쯔 대표이사 “제품 기술력·글로벌 유통망 활용 전략적 협력”

중국 로컬업체 'Comermy'社 위링쯔(Lingzhi Yu) 대표이사
“젬스메디컬은 20년간 쌓아온 의료기기 개발 노하우와 도시바에 OEM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글로벌 수준의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경영 방침과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경영진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중국 의료기기업체 ‘Comermy’社 위링쯔(Lingzhi Yu) 대표이사가 한국 의료기기업체 ‘젬스메디컬’에 11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이유다.

Comermy는 최근 폐막한 ‘제75회 중국국제의료기기전시회’(CMEF 2016)에서 자사 제품과 함께 젬스메디컬 DR·C-arm·체외충격파쇄석기를 출품했다.

특히 부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의 젬스메디컬 홍보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위링쯔 대표는 1시간 넘게 진행된 메디칼타임즈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젬스메디컬 투자 배경을 설명하고 양사 협력관계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Comermy는 지난 20일 폐막한 CMEF 2016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그는 Comermy의 젬스메디컬 투자 소식이 중국 언론에서도 화제가 됐다고 운을 뗐다.

위링쯔 대표는 “한국에서 메디칼타임즈가 첫 보도(본지 3월 31일자, 젬스메디컬, 중국 업체와 빅딜…110억원 자금조달)를 하기 전 이미 중국에서는 많은 기사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는 자국 로컬업체의 한국 투자 소식이 이슈가 된 것은 물론 Comermy가 중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09년 상해에서 설립된 Comermy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주식시장 신삼반(新三板) 상장사로 직원 수만 약 400명에 달하고 풍부한 자금력과 탄탄한 유통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Comermy가 제품 포트폴리오까지 겹치는 젬스메디컬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 이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CMEF 2016 전시장 북쪽 게이트에 설치된 Comermy 깃발들.
중국 의료기기산업이 양적·질적으로 한국을 뛰어넘었지만 여전히 한국 의료기기업체로부터 배울게 있다는 위링쯔 대표의 경영철학이 첫 번째 이유다.

그는 “난 중국인이지만 다른 나라의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며 “특히 한국기업과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좋아하고 전문성을 신뢰하기 때문에 중국 의료기기업체도 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젬스메디컬은 훌륭한 회사이고 경영진 역시 충분히 훌륭한 사람들이다. 나 역시 그들의 업계 후배인 만큼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 큰 이유는 Comermy와 젬스메디컬의 공고한 협력관계가 양사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된다는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에서다.

위링쯔 대표는 “Comermy는 중국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의료기기시장 수요를 잘 알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제일 필요한 것은 기술력이 높은 제품들인데 그 점을 젬스메디컬이 충족시켜준다”고 말했다.

Comermy 부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젬스메디컬 홍보 동영상.
젬스메디컬 입장에서도 전 세계 2위 의료기기시장 중국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의료기기시장은 GPS(GE·PHILIPS·SIEMENS)뿐만 아니라 중국 로컬업체들의 기술수준이 높아지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며 “솔직히 말하면 한국 의료기기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젬스메디컬은 Comermy의 탄탄한 유통망을 활용해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내수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의 가교역할 또한 젬스메디컬에 큰 기대를 갖는 대목.

위링쯔 대표는 “Comermy는 회사 역사가 짧은 만큼 내수시장을 먼저 공략한 후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시장에서 충분한 인지도와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던 시점에서 젬스메디컬을 만나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안에 CE·FDA 인증을 마치겠다고 밝힌 그는 젬스메디컬의 해외지사 및 대리점·딜러십 등 글로벌 유통망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해외시장 진출 토대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인터뷰 말미 그에게 조금은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젬스메디컬은 DR·C-arm·체외충격파쇄석기 분야에서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때문에 까다로운 품질관리를 요구하는 도시바에 OEM 제품 공급도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운영자금 압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투자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한 치의 주저함 없이 명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위링쯔 대표이사는 “현재 젬스메디컬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결코 회사가 잘못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한국 의료기기시장 현실에서 더 발전하기 위한 선택에서 비롯된 결과일 뿐 젬스메디컬 자체에 문제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젬스메디컬은 자국시장 규모가 작고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 또한 오르는 현실에서 더 멀리 내다보고 남들보다 앞서 해외진출을 추진했다”며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도시바와 협력과정에서 일부 자금적인 어려움을 겪게 됐을 뿐”이라는 설명.

그러면서 “이런 시도와 노력들이 있었기에 Comermy가 젬스메디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고 양사가 협력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양사가 상호 신뢰와 존중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만큼 이번 투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어려움이 생기면 적극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