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야간진찰료 당근책에 기반한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정책에 강력 반발 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1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종료 후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소아청소년과의사회와 공조해 달빛어린이병원 활성화 정책을 강력히 반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건정심은 '소아 야간 및 휴일 진료기관 수가체계 개선안'을 상정, 의결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평일 18시부터 24시(휴일 09~21시) 소아환자 진료기관(의료기관 및 약국)에 적정 야간진료수가를 보상하기로 했다.
야간가산과 별도 추가된 수가로 산정금액은 주당 야간 및 휴일 진료시간(50~60시간)에 따라 8540원~1만 680원이다.
복지부는 인구 40만명 당 1개소로 전국 100~120개 기관 배치를 목표로 삼았다.
지역의사회 위탁을 전제로 고정된 진료장소에서 다수 전문의 당직참여를 기반해 운영되는 경우 최우선 지원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운영모델은 ▲의사협회에 위탁해 응급의료기관 야간 및 휴일 외래 운영 ▲단일 병의원 야간 및 휴일 진료기관으로 운영(현행 모델, 달빛어린이병원 방식) ▲인근 위치한 복수 병의원을 요일별로 분담 운영 ▲진료전문의를 가정의학과와 내과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 검토 등 4개이다.
현 달빛어린이병원 환자 수를 고려할 때 기관 당 평균 6억 8000만원(야간진료관리료 4.2억원+야간가산 2.6억원) 추가 진료수입을 예상했다.
다만, 야간진료를 위해 총 5억 3000만원(야간수당 간호사 인건비와 의사 인센티브 등 제외)의 추가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인석 보험이사는 의협 반대를 건정심 속기록에 남긴 채 결정된 야간진료 수가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서 이사는 "야간진료 활성화를 의사별 선택에 맡기지 않고, 공공의료기관도 아닌 민간의료기관에 강제할 수 없다"면서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일부 건정심 위원들이 단순 소아과 질환으로 야간진료 소아환자 30% 이상이 응급실을 간다며 개선안을 강력히 요구했다"며 건정심 의결과정을 설명했다.
서인석 이사는 "복지부가 제시한 4개 모델 모두 의료계와 협의한다고 되어 있으나, 의사협회와 아무런 상의없이 개선안을 냈다"면서 "의원급 당번제 모델도 지역의사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탑-다운' 방식으로 골라보라는 식은 문제가 있다"며 일방적인 정책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가정의학과와 내과 확대 검토 모형과 관련, "부모들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진료 받으려 가는 것인데, 가정의학과 가정의학과로 확대할 수 있다는 모형은 문제가 있다"고 전하고 "야간진료를 이용하는 부모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서인석 이사는 "소아 야간진료 활성화 정책은 2012년부터 시작된 오래된 현안이다. 그동안 실패한 원인은 개원의사들의 참여가 절실한데 소아청소년과와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라면서 "실제 참여하는 의료 공급자 의견을 수렴해 급하게 가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 이사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참여 안하는데 누가 하겠느냐"고 반문하고 "민간의료기관은 사적 자본으로 운영되므로 정책에 성공하려면 현장 의견을 토대로 한 '버텀-업'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