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침에도 수수료 인상 통보를 받은 개원가. 수수료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비법이 있다.
진료비를 카드로 계산하려는 환자에게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체크카드 결제를 권하는 것.
26일 개원 컨설팅 업체 골든와이즈닥터스에 따르면 자체 분석 결과 의원급 카드 결제 중 체크카드 결제 비율은 2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면 전체 매출의 1%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분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A의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7%, 체크카드 수수료는 1.7%다. 소액도 카드결제가 이뤄지는 현실에서 진료비 4000원을 카드 결제 했을 때 신용카드 수수료는 108원, 체크카드 수수료는 68원이 나간다.
하루 카드 결제 건수를 100건으로 봤을 때 80건은 신용카드, 20건은 체크카드 결제다. 진료비 4000원으로 놓고 단순 계산해보면 신용카드 수수료는 8640원, 체크카드는 1360원이 나간다. 총 1만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것.
하지만 체크카드 비율은 40%로 끌어 올리면 신용카드 수수료는 6480원, 체크카드는 2720원으로 총 9200원이 수수료다. 체크카드 결제율을 높이면 800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당정협의를 통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을 공개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수수료율 인하를 기대했던 일선 개원가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0.1%p 오른 수수료율 통보를 카드사로부터 받아든 것이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결제 시 최대 2.7%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왔다.
하지만 같은 카드라도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7% 수준이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에 비하면 1%p나 낮다.
체크카드보다 더 낮은 카드수수료율도 있다.
현금IC카드다. 현금입출금 또는 계좌이체 용도로 사용하는 현금카드를 현금IC카드 결제 가능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에서 직불 결제카드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카드다.
환자가 현금IC카드로 결제했을 때, 수수료는 평균 0.8~1% 수준이다. 체크카드보다도 수수료가 약 1%p 더 낮아지는 것이다.
일례로 한 안과의원의 지난해 12월 체크카드 매출은 2억4165만원.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8%다. 이를 적용하면 수수료로만 652만원이 나갔다. 이를 현금IC카드 매출(수수료 0.5%)로 바꾸면 수수료가 120만원으로 눈에 띄게 줄어든다. 한 달 수수료 차액만 531만원에 달했다.
골든와이즈닥터스 김강현 팀장은 "신용카드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절약하려면 접수데스크에서 카드를 내미는 환자에게 체크카드 결제를 한 번이라도 권하면 매출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카드 결제 환자가 신용카드를 내밀면 "신용카드 보다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이 2배 이상 높은데 체크카드가 있나"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15%인데 체크카드는 30%라서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보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8개 카드사와 11개 은행이 발급한 체크카드가 지난해 1억527만장으로 소득공제율이 대폭 확대된 2013년 9752만장 보다 증가했다. 체크카드 이용 비중도 2013년 17.2%에서 지난해 20.6%로 늘었다.
김 팀장은 "소액 결제에도 카드를 내미는 시대다.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 등으로 체크카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카드수수료 절감은 팍팍한 개원가 경영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