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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리베이트 전문변호사 승소 가능성 100%?

박양명
발행날짜: 2016-06-08 05:00:58

법조계 "어불성설, 승소율 장담 어렵다…의사들 현혹 우려"

'의사 리베이트 전문 변호사, 승소 가능성 100%'

서울의 L법률사무소가 지하철에 내건 광고다.

이에 대해 의료소송 담당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승률 100%라는 표현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리베이트 소송은 특히나 더 이기기를 장담하기 힘들다"라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L법률사무소는 광고에 의사 리베이트 전문 변호사라는 말과 함께 승소 가능성 100%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 밑에 '예측, 검증 책임제 시행'이라는 말을 작게 덧붙여놨다.

L법률사무소 관계자는 "예측, 검증 책임제라는 말이 작게 인쇄돼 있는데 이 말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상담 과정에서 기록 사항을 보면 승소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광고에 '100%'라는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리베이트로 고통받고 있는 의사들을 현혹하기에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의료소송 전문 로펌 관계자는 "제약사에게 리베이트를 받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지만 억울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의사들이 분명 있다"며 "이들은 100% 이길 수 있다는 말만 기대하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는데 사정을 들어봐야 알 수 있다고 하면 섭섭한 마음이 먼저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N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도 "해당 법률사무소도 승소율 100%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담 유치를 통해 수임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지 않을까"라고 분석했다.

리베이트 소송 승소율을 수치화하기는 힘들고, 법원이 일반 형사 재판보다도 가혹한 판결을 내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사 리베이트 사건 수십 건을 담당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최근 리베이트 의사 관련 판결을 보면 의사들이 원하는 결과가 대부분 안 나오고 있다"며 "의사들한테 많이 불리하게 나오고 있다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법원이 형사법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판결을 내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의사들 주위에도 현직 검사, 경찰, 판사 등 지인이 많을 것"이라며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을 접해보지 않은 법조인이라면 무죄 추정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조언을 하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다뤄지는 증거를 보면 제약사 영업사원이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줬다는 범죄일람표밖에 없다"며 "이는 뇌물죄 비슷한 성격을 가지는데 줬다는 사람 증언만 갖고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고, 결과는 당연히 무죄가 나온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리베이트를 바라보는 법원의 입장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의사들에게 가혹한 판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 변호사는 "소송을 하다 보면 10명 중 정말 억울한 사람은 2~3명 정도"라며 "형사법의 일반 원칙을 적용하면 어떤 리베이트도 잡지 못하게 되니 법원이 의사에게 가혹한 판결을 내리는 경향이 짙다"고 토로했다.

이어 "리베이트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법원의 정책적 입장 변화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변호사의 변론 능력, 피고인들의 억울함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