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의 GLP-1 당뇨병약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가 결국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했다.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된 LEADER 최종 결과에 따르면, 주요 평가지표였던 '심혈관 사망위험'을 위약 대비 22% 줄였다.
특히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은 위약에 비해 13% 낮았고, 연구기간 동안 어떠한 심부전 이상신호도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주요 심혈관계 이상사건(MACE)에 포함됐던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도 각각 12%, 11% 감소했다.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Steven P Marso 박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학회 발표와 동시에, 국제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매디슨(NEJM)'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
학회 전문가들은 "작년말, 동일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인 릭수미아(릭시세나티이드)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인 ELIXA 연구가 공개됐지만, MACE의 발생률을 줄이는데 중립적인 결과를 내놨다"며 "이번 LEADER 결과는 앞선 EMPA-REG 연구결과와 함께 향후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평했다.
메트포르민에 이은 2차 당뇨병약 선택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 것.
이와 관련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의 SGLT-2 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은 당뇨병약으로는 유일하게 작년 EMPA-REG 임상결과를 통해 심혈관계 안전성과 사망률 감소를 임증한 바 있다.
GLP-1 계열 당뇨병약, 심혈관 안전성 '첫 결과물'
GLP-1 유사체 작용제로 첫 결실을 맺은 LEADER 연구는, 지난 2010년 9340명의 제2형 당뇨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첫삽을 떴다.
실제 연구에 등록된 환자의 평균 연령은 64세, 당뇨병 이환기간은 13년, 당화혈색소(HbA1c)는 8.7%였다.
이들은 리라글루타이드1.8mg을 하루 한 번 피하주사하거나 위약을 투약케 했다.
결과에 따르면, HbA1c 조절 및 체중감소 효과, 저혈당 위험 등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앞선 연구와 다르지 않았다.
치료 36개월차, 리라글루타이드 투약군에서 HbA1c은 0.40%가 감소했고, 체중은 2.3kg이 줄었다.
여기에 심혈관 혜택이 추가됐다. CV 아웃콤으로 관상동맥재관류술이나 불안정성 협십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포함된 가운데,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은 15%가 줄었다.
이외 당뇨병성 신장병증(nephropathy)과 망막병증(retinopathy) 등이 포함된 미세혈관지표에서도 긍정적인 데이터를 내놨다.
리라글루타이드 투약군에선 신장병증이 처음으로 발생하기까지 걸린시간이 22%가 길어진 것. 다만 망막병증의 경우 위약군과 유의한 효과 차이가 없었다.
이상반응과 관련해선 췌장염이나 저혈당증의 발생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위장관 이상반응과 심박수의 증가도 선행 연구결과 같았다.
하지만 급성 담석증의 발생은 리라글루타이드 투약군이 3.1%로 위약군(1.9%)보다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스타틴처럼 여러 임상연구로 혜택 찾아야"
한편 EMPA-REG를 비롯한 LEADER 결과에서 심혈관 혜택이 확인되면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새 전기를 맞게됐다는 게 중론이다.
LEADER 연구의 선임연구원인 노스캐롤라이나 John Buse 박사는 "이제는 해당 환자에 약물을 처방할 때, 혈당강하 효과에 더해 심혈관질환이나 사망 위험에 대한 혜택을 논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했다.
이제는 치료에 따른 저혈당을 걱정하는 게 아닌, 심혈관 혜택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주장이다.
학회에선 이번 LEADER 결과를 두고 스타틴의 혜택과도 견주었다.
스타틴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확인하기 위해 25~30여개에 이르는 임상연구가 시행됐듯, 리라글루타이드와 엠파글리플로진에서도 후속 임상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검증을 해나가야 한다는 게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