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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규제 타깃 '도수치료'…학회 존재 이유는

박양명
발행날짜: 2016-06-20 05:00:45

"전문성과 자정 초점…가이드라인·과학적 근거 확보할 것"

'전문성과 자정'

대한도수의학회가 내세우고 있는 학회 존재의 이유다.

도수의학회는 19일 서울 SC컨벤션에서 지난 3월 창립 이후 첫 번째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4개월 사이 '도수치료 실손 보험 제외'라는 악재가 터졌고 도수의학회는 존재의 이유를 다시 한번 내세우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에 이어 실손의료보험 제외 타깃이 된 '도수치료'는 부당하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350~400명을 대상으로 서명운동도 진행했다.

도수의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도수의학에 대한 분쟁 조정에는 고도의 의학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분쟁조정위원회에는 도수치료 전문가로 구성된 학회의 참여가 필수"라며 "도수치료 뿐만 아니라 실손의료보험 관련 모든 문제에는 전문가가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수의학회는 실손보험 제외라는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 소비자단체와 공조할 계획이다.

이상운 수석부회장(일산중심병원)은 "금융감독원과 만나면 무슨 일이든 의료계와 상의하겠다고 했었는데, 아무 상의도 없이 분쟁조정 결과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단체연합회에 관련 자료를 제공했고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며 "의료 소비자와 보험사, 의료계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수의 도수공장 솎아내야…가이드라인 만들어 자정할 것"

실손보험 제외라는 문제가 터져 나온 데는 일부 의원의 무분별한 도수치료도 기여한 바 있다며 자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좌훈정 전 대한의사협회 감사(원주성모의원)와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조창식 학술부이사장(닥터조제통외과의원)은 "비의사의 비의학적 도수치료는 국민 건강을 위태롭게 한다"며 도수의학회와는 별도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서명운동에는 100여명이 참여했다.

좌 전 감사는 "도수치료는 의사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위 도수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소수가 문제다. 의료계가 스스로 물을 흐리는 의사들을 솎아 내야 한다"며 "서명지는 의협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수의학회 역시 도수치료 시장에 '과잉'인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었다.

김용훈 회장(서울수정형외과)은 "학회가 나서서 가이드라인 제작에 나서는 이유가 바로 자정을 위한 것"이라며 "가격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도수치료의 질환별 적정 횟수, 간격, 치료 전후 검사 항목, 치료전후 의사진단점검과 교정 부위 지정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수의학이 학문으로 정립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학회의 방향이고, 언젠가는 교과서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원 학술이사(AK정형외과)도 "미국이나 유럽 학회 등에서는 이미 도수의학 효과에 대한 논문이 많이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비한 실정"이라며 "도수치료의 치료 효과에 대한 논문도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